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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속도 높이고 알박기 막았지만…공사비 검증은 숙제

■ 지주택 피해 예방·사업 정상화 방안

토지 소유권 확보기준 95%→80%

증액기준 세워 사업비 분쟁 방지

수도권 300곳 10만가구 공급 기대

부실 사업은 정리…추가피해 차단

수정 2026-04-20 23:35

입력 2026-04-20 18:57

지면 22면

정부가 지역주택조합(지주택) 사업의 토지 소유권 확보 기준을 완화하고 조합 업무 대행업체에 대한 등록제를 도입한다. 잦은 사업 지연과 낮은 성공률로 인해 ‘지옥주택’이라는 오명을 뒤집어 쓴 지주택 사업에 따른 피해를 예방하고 주택 공급 속도를 높이기 위한 조치다. 정부는 제도 개선을 통해 지주택 사업을 재건축·재개발과 함께 주요 주택공급 수단으로 삼겠다는 계획이지만 공사비 증액을 둘러싼 검증 과정에서 실효성을 높이고, 사업 실행력을 높이기 위한 지방자치단체 등의 적극적인 관리·감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토교통부는 20일 토지 소유권 확보 기준 완화와 조합원 권익 보호를 골자로 한 ‘지역주택조합 피해 예방 및 사업 정상화 방안’을 발표했다. 지주택 사업은 주택건설사업자 등록없이 사업추진이 가능하지만 사업이 무산되거나 장기화하며 책임과 피해가 고스란히 조합원들에게 돌아오는 점이 고질적인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해 취임 후 첫 국무회의에서 “지주택 사고가 대형으로 발생했는데 문제가 심각하다고 알고 있다”며 현황 파악과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이에 국토부는 지난해 전국 618개 지주택 현장의 실태를 전수 점검하며 개선방안을 마련했다.

일반적인 주택건설사업은 토지 소유권의 80%만 확보하면 사업계획 승인을 받을 수 있지만 지주택 사업은 95%라는 높은 문턱때문에 전체 사업장의 절반 이상(51.2%)이 초기 단계인 ‘모집 신고’에 머물러 있었다. 이에 정부는 토지 소유권 확보기준을 기존 95%에서 일반 주택건설사업과 동일한 80%로 완화하기로 했다.

아울러 업무대행사 등이 소유한 토지는 보유기간(현 10년 내) 관계없이 매도청구권을 부여해 5%의 토지 소유권만으로 과도한 대가를 요구하며 매매를 거부하는 ‘알박기’를 차단할 방침이다. 국토부는 토지 미확보에 따른 사업 지연이 해소될 경우 지주택 사업의 추진 속도가 1년가량 앞당겨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업지 내에 2년 이상 주택 보유, 1년 이상 거주자에 한해 85㎡ 이하 1주택 요건을 적용하지 않도록 해 토지 소유자가 조합원이 될 수 있는 요건도 완화한다. 이를 통해 원주민의 재정착을 지원하되 투기나 지분 쪼개기 등을 방지하기 위해 모집신고 신청일 기준으로 주택 보유는 2년 이상, 거주는 1년 이상으로 요건을 부여할 방침이다.

또 상당수 지주택 조합에서 지적하는 공사비 증액에 따른 분담금 증가 문제도 시공사가 공사비 증액을 요구할 경우 최초 공사비 대비 5% 이상 증액 등 일정 요건에 해당하면 한국부동산원 등 전문기관 검증을 거치도록 의무화한다. 조합과 시공사가 공정한 계약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경쟁입찰을 의무화하고 시공사와 공동 시행 없이 조합 단독으로도 사업을 시행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하기로 했다. 정보공개 대상이 포괄적으로 명시돼 조합이 공개범위를 축소하거나 중요정보를 누락해 공개하는 것을 개선하기 위해 조합원이 정보 공개를 청부할 경우 공개되는 자료의 범위도 구체화하도록 했다.

자본금과 전문인력 등 엄격한 기준을 갖춘 업체만 조합업무를 대행할 수 있도록 ‘대행업 등록제’를 도입해 부실업체의 시장진입도 차단한다. 아울러 시공사와 공정한 계약관계가 이뤄지도록 경쟁입찰을 의무화하고, 시공사와 공동 시행 없이 조합 단독으로도 사업을 시행할 수 있게 제도를 정비해 사업 속도를 더하기로 했다.

제도 개선을 통해 지주택 사업 속도를 높일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현재 전국적으로 30만 가구 규모의 지주택 사업이 추진되고 있고, 이중 10만 가구가 수도권에 몰려 있다. 서울은 약 5만 가구가량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제도 개선 방안이 효과를 내려면 제도 안착이 선결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공사비 검증의 경우 절차가 장기화되면 사업 지연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부실 조합 정리 역시 현장에서 제대로 집행되려면 지자체가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과 유사한 수준에서 엄격하게 관리할 필요가 있다.

두성규 목민경제연구소 대표는 “선언적으로 규정만 바꾼다고해서 되는게 아니라 지주택이 틈새시장으로서 제 역할을 하려면 지방자치단체장이 책임있게 감독할 필요가 있다”면서 “중앙정부 차원에서도 지주택 사업이 속도를 낼 수 있도록 현장 관리를 꾸준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옥진 전국지역주택조합총연합회장은 “지주택 사업은 조합원들이 내는 돈만으로 이어가기 어렵다”며 “땅값은 계속 올라가면서 분담금 규모도 커질 수 밖에 없는 만큼 브릿지론이나 프로젝트파이낸싱(PF)이 되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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