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자 크기 설정

    • 보통

    • 크게

    • 아주 크게

세제 개편 통해 지역 경제 살려야

윤재호 경북상공회의소협의회 회장

수정 2026-04-22 05:00

입력 2026-04-22 05:00

지면 31면

대한민국의 교육열은 전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빠지지 않고 우리 국민의 내면에는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는 강한 의지가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무엇 때문에 수도권에 머물기를 원할까? 단연코 모든 것이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명문 대학과 종합병원, 교통망 등 교육·의료·문화·교통 등 모든 인프라가 최고 수준으로 갖춰져 있다. 반면 지방은 인프라 격차와 인구 감소의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수도권으로 자원 쏠림이 가속화하면서 지역 경쟁력은 저하됐고 이는 청년 인구 유출과 구인난으로 이어지며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소멸위험지역의 대부분이 비수도권이며 지역 간 불균형은 이제 단순한 격차를 넘어 국가 존립을 위협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현재 대한민국은 모든 영양분이 머리(수도권)에만 쏠려 있고 정작 몸을 지탱해야 할 팔다리(지방)는 영양실조로 쓰러질 지경이다. 머리는 머리대로 과밀로 인한 고혈압(저출산·주거비)을 앓고 있고 손발(지역 대학·산업)은 손발대로 혈액순환이 되지 않아 저림 증상이 생겨난 지 오래됐다. 대한민국이라는 몸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혈액순환이 원활해야 정상적으로 유지될 수 있다. 한때 삼성전자 애니콜 신화의 고장인 경북 구미의 상황은 더 적나라하다. 대한민국 수출 비중의 두 자릿수를 차지했던 내륙 최대의 수출 기지 구미는 대기업의 해외 양산과 수도권 집중으로 이제는 옛 명성을 잃어가고 있지만 다시 한번 도약을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수도권 집중을 완화하고 지방에 영양분을 공급할 정책적·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 즉, 상대적으로 정주 여건과 인프라가 열악한 지방에 기업과 근로자들이 유입될 수 있는 유인책이 강구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경북·경남·전북·전남상공회의소협의회는 비수도권상공회의소협의회를 출범해 ‘비수도권 차등 적용 세제 개편안’에 대한 연구용역을 추진했으며 지난해 11월 국회도서관에서 ‘국가 균형 발전을 위한 세제 개편 토론회’를 열고 입법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이끌어 냈다. 이를 바탕으로 올해 2월 구자근 국민의힘 의원과 허성무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법인세법·지방세법·조세특례제한법 일부 개정 법률안’을 공동 발의했다. 이 법안의 핵심 내용은 비수도권 소재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법인세율과 지방법인세율을 각각 3%포인트 낮추고 2030년 말까지 비수도권 기업에 취업하는 근로자에 대한 근로소득세의 50%(연간 500만 원 한도)를 감면하는 것이다. 이는 지방으로의 유입을 위한 실질적인 세제 혜택을 요구하는 것으로, 지역 경제의 어려움은 개별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적 위기다. 수도권 규제를 강화하는 방식이 아니라 비수도권을 선택하는 기업과 근로자에게 제도적으로 유리한 환경을 하루라도 빨리 만들어 주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절박함을 담아 비수도권상공회의소협의회와 정태호·박수영·구자근·허성무 국회의원실에서는 이달 29일 국회에서 ‘국가 균형 성장으로 실현하는 세제 전환의 당위성’을 주제로 ‘국가 균형 발전을 위한 비수도권 세제 개편 포럼’을 공동 개최할 예정이다. 비수도권상공회의소에서 전하는 지역의 간절한 목소리가 입법이라는 결실로 이어지기를 기대하며 이제는 수도권 공화국에서 벗어나 대한민국 어디를 가도 머무르기 좋고 기업을 운영하기 좋은 대한민국이 되기를 간절히 염원한다.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 서울경제신문,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광고삭제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