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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 4000억 유동성 확보…투자금 부족에 은행 차입

영업적자에 설비투자금 부담 커져

삼성디플 지분 매각 전 투자금 충당

수정 2026-04-21 21:32

입력 2026-04-21 14:19

지면 12면
삼성SDI 기흥사업장. 삼성SDI
삼성SDI 기흥사업장. 삼성SDI

삼성SDI(006400)가 대규모 투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4000억 원 규모의 마이너스 통장을 열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최근 수출입은행·KB국민은행과 각각 3000억 원, 1000억 원 규모의 포괄 한도 약정을 체결했다. 약정 한도 내에서 자유롭게 자금을 가져다 쓸 수 있는 일종의 마이너스 통장을 개설한 것이다. 대출 만기는 3개월이며 금리는 3% 안팎인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SDI는 또 시중은행을 통해 연초 3000억 원 규모의 운전자금도 빌렸다.

삼성SDI가 올 들어 은행 차입을 대거 늘리고 있는 것은 올 해 예정한 설비 투자가 2조 9000억 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투자 여력을 보여주는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지난해 말 기준 1조 8039억 원에 그쳤다.

시장에서는 삼성SDI가 올해 4000억 원에 달하는 영업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영업 활동을 통해 당장 필요한 투자금을 충당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삼성SDI가 20일 메르세데스-벤츠 등과 수조 원에 달하는 전기차 배터리 공급계약을 체결했지만 이는 다년 계약으로 일시에 자금이 들어오는 구조가 아니라 당장 현금을 손에 쥘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삼성SDI는 이에 삼성디스플레이 지분 매각을 통해 현금을 확보하기 전까지 은행 차입을 늘려 투자금을 충당하는 식의 자금 운용 계획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SDI는 삼성디스플레이 지분 15.2%를 보유 중인데 이를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시장에서는 삼성SDI가 보유한 지분가치를 10조 원 안팎으로 추정하고 있다.

배터리 시장 성장세가 둔화하면서 다른 배터리 제조업체들도 은행 차입을 늘리는 추세다. 실제로 LG에너지솔루션은 연초 정책자금인 공급망 안정화기금을 통해 3000억 원을 대출받아 운영 자금을 충당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배터리 업체가 수주 계약을 늘려가고 있지만 당장 현금 흐름을 개선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면서 “비용 부담에 투자를 늦추면 시장에서 도태될 수 있어 빚을 내서라도 투자를 이어가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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