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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르자니안 보스턴미술관장 “세계 아우르는 韓 미술 전시 선보일 것”

■테르자니안 보스턴미술관장 단독 인터뷰

미국 내 톱5 관장 취임 후 첫 방한

한국실 별도 마련된 보스턴미술관

전문으로 다룰 큐레이터 확보 예정

박서보 등 한국 대표작가 연구중

수정 2026-04-21 23:40

입력 2026-04-21 18:13

지면 27면
피에르 테르자니안 미국 보스턴미술관(Museum of Fine Arts, Boston) 관장
피에르 테르자니안 미국 보스턴미술관(Museum of Fine Arts, Boston) 관장

“생생하게 살아있는 한국의 현대 미술을 전통 예술의 서사와 함께 펼쳐 보이겠습니다. K아트가 글로벌 무대로 뻗아갈 수 있도록 보스턴미술관이 의미 있는 역할을 하겠습니다.”

미국 5대 미술관 중 하나인 보스턴미술관(MFA·Museum of Fine Arts, Boston)을 이끌고 있는 피에르 테르자니안 관장이 한국을 찾아 K아트의 세계화에 대한 각별한 열의를 드러냈다. 지난해 7월 취임한 테르자니안 관장은 첫 해외 출장지로 서울을 택해 이달 13일부터 19일까지 국내 미술관 및 박물관 관계자들을 두루 만났다.

테르자니안 관장은 17일 서울경제신문과 단독 인터뷰를 갖고 “보스턴미술관은 1982년에 미국의 미술관들 중 거의 최초로 ‘한국실’을 별도로 마련했으며 한국 예술을 보여주는 것이 우리의 중요한 책무이자 DNA라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관과 한국미술을 전문적으로 다룰 인재를 KF(한국국제교류재단)기금 큐레이터로 확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1870년 개관한 보스턴미술관은 워싱턴포스트가 선정한 ‘미국 최고 미술관’에 메트로폴리탄박물관 등에 이어 5위로 이름을 올린 곳이다. 50만 여점 소장품 중 아시아 유물이 10만여 점에 달한다. 한국실은 한미수교 100주년을 기념하며 개관했고, 아시아미술 총괄큐레이터 크리스티나 유유가 이끌고 있다. 보스턴미술관은 고려청자와 불화, 불교조각과 현대미술 등 총 1000여 점의 한국미술을 소장하고 있다.

보스턴미술관은 이들 유물 중 일부인 ‘사리’를 지난 2024년 석가탄신일을 앞두고 대한불교조계종에 기증 방식으로 돌려주기도 했다. 미술관 측은 1939년 일본인 골동품상 야마나카 상회로부터 14세기 고려 후기의 사리구를 구입했는데, 사리는 그 안에 봉안돼 있었다. 사리함 명문에 따르면 고려시대 지공선사, 나옹선사와 관련된 사리지만 어떤 사찰에 있었던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강제 약탈이나 도난이 아닌, 정당하게 구입한 유물의 경우 소장처가 반환할 필요 없음에도 당시 보스턴미술관은 “종교적 중요성을 지닌 성물(聖物)을 종단에 기증하는 것은 매우 뜻깊은 일이고, 이를 계기로 한국 문화를 기념하는 공동의 사명을 다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테르자니안 관장이 기증 결정을 할 당시에는 없었지만 그 취지와 정신은 그대로 이어받았다. 그는 “보스턴미술관은 한국 불교계와 국민에게 이 사리가 갖는 숭고한 가치를 이해했기에 기증을 결정한 것”이라며, 고려시대 공예유물로 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사리함’에 대해 “예술품이 만들어진 고국에서 그 의미를 선보이는 것도 중요하기에 열린 태도를 갖고 있다”면서 대여 형식을 통한 전시 가능성을 시사했다.

테르자니안 관장은 파리2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하고, HEC파리에서 기업경영 석사를 마친 후 프랑스 메츠대에서 역사학을 박사예비과정으로 공부했다. 이후 필라델피아미술관, 메트로폴리탄박물관 등에서 큐레이터로 근무하며 시대를 관통하는 입체적 사고로 유물을 바라봤다. 테르자니안 관장은 “다도의 경험, 도자기의 매력, 최근 새롭게 알게된 자수 등 다양한 한국문화를 근간으로 동시대미술의 역동성을 더불어 보여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방한에 동행한 이안 알테비어 현대미술부장은 “우리는 뉴욕에 거주하는 한국인 젊은 작가와 새로운 커미션 프로젝트를 곧 발표할 예정”이라며 “한국실 뿐만 아니라 보스턴미술관 현대미술 부문을 강화하기 위한 한국미술 수집도 진행하기 위해 박서보 등 한국의 대표 작가를 리서치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번 방한에서 국립중앙박물관부터 서울공예박물관까지 두루 돌아본 테르자니안 관장은 ‘살아있는 한국미술’의 미래를 안고 간다고 했다. “우리는 ‘유니콘’ 같은 인재를 한국실 큐레이터로 확보해 시대를 잇고, 세계를 아우르는 한국 미술 전시를 보여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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