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선거후 권력 분점…‘미국 우선주의’는 안 변해”
■송원석 미주한인유권자연대 사무총장 인터뷰
트럼프 2기 후반부는 ‘의회의 시간’
하원은 민주, 백악관·상원은 공화당
권력 나뉘어도 ‘아메리카 퍼스트’ 지속
韓, ‘안보·가치’보단 ‘실용’ 앞세우고
행정부·민주당 장악 하원 동시 상대를
수정 2026-04-22 23:36
입력 2026-04-22 18:22
“미국의 11월 중간선거 이후 트럼프 2기 후반부의 무게추는 백악관이 아니라 의회로 옮겨갈 겁니다. 그렇다고 해서 ‘미국 우선주의’라는 큰 방향은 바뀌지 않을 겁니다.”
송원석 미주한인유권자연대(KAGC) 사무총장은 22일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11월 미국 중간선거에서 하원은 민주당 우세, 상원은 공화당 우세로 분점 정부가 탄생할 것”이라며 “중간선거를 기점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권한이 약해지며 의회가 돌아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송 사무총장은 워싱턴DC 정가에서 한인 유권자들의 권익 강화를 위해 활동하는 시민정치 운동가이다. 그가 몸담은 미주한인유권자연대는 미 연방 의회의 입법 과정에 관여해 가시적 성과를 내는 유일한 한인 단체다.
송 총장은 중동 전쟁이 미국 시민의 표심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트럼프 2기 행정부 1년 차까지만 해도 공화당 상·하원이 마치 대통령의 거수기처럼 움직였다”며 “그러나 오바마케어 보조금 연장 문제와 상호관세 위헌 판결 등을 거치며 ‘무조건 동조하면 재선이 어렵다’고 판단한 공화당 의원들이 하나둘씩 다른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할 가능성이 높은 중간선거 이후에는 이러한 흐름이 고착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지금 구도를 보면 상원은 공화당이 지키고, 하원은 민주당이 가져갈 가능성이 크다”며 “상원은 경합 의석이 3석 안팎에 불과해 민주당이 뒤집기 힘든 반면, 하원은 20여 개 경합 지역구 중 6석 정도만 민주당이 가져와도 다수당이 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결국 백악관과 상원은 공화당, 하원은 민주당이 차지하는 분점 정부가 될 공산이 크다”고 전망했다.
중동 전쟁이 트럼프의 권력 약화 흐름을 앞당기고 있다는 것이 그의 판단이다. 송 사무총장은 “트럼프 머릿속에는 오래전부터 ‘전쟁=지지층 결집’이라는 공식이 자리 잡고 있다”며 “베네수엘라 마두로 체포 작전의 성공 경험도 있어 이란전 역시 마가(MAGA) 진영을 단단히 묶어 둘 카드라고 계산했을 것”이라고 했다. 실제 이란전 초반 1~2주 동안에는 전쟁 지지 여론이 우호적이었다. 그러나 전쟁이 길어지면서 유가 급등과 물가 상승이 겹치자 지지층에서조차 “우리가 얻는 게 뭐냐”는 불만이 커지며 역풍을 맞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란전과 겹친 기름값·물가 부담이 결국 ‘노 킹스(No Kings)’로 불리는 대규모 반트럼프 시위로 터져 나온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송 사무총장은 중간선거에서 누가 이기든 ‘미국 우선주의’의 정책 방향성은 흔들리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민주당이 승리하면 한국에 유리하다’는 식의 장밋빛 전망을 경계한 것이다. 그는 “실제 트럼프 1기에 등장한 ‘아메리카 퍼스트’ 구호가 바이든 정부에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반도체법(CHIPS) 등으로 제도화했고, 트럼프 2기에서도 방향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송 사무총장은 “지금의 미국을 이해하려면 내가 평범한 미국 백인 남자라고 상상하면 된다”며 “베네수엘라 마두로 정권 축출 작전, 이란전, 동맹국을 상대로 한 관세 압박은 도덕·규범의 문제가 아니라 ‘내 조국에 이득이 되는지’를 기준으로 한 강대국 유권자의 합리적 선택”이라고 했다. 그는 또 “예전의 미국, 이른바 국제경찰 노릇을 하던 미국이 오히려 예외적인 시기”라며 “현재는 1등 국가가 자기 이익을 우선하는 보다 ‘정상적인’ 상태로 돌아가는 과정에 가깝다”고 덧붙였다.
송 사무총장은 미국을 대하는 한국의 인식도 ‘가치’에서 ‘실용’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제 미국을 ‘가치 동맹’이 아니라 ‘비즈니스 파트너’로 여기고, 행정부와 민주당이 장악한 하원을 동시에 상대할 준비를 해야 한다”며 “안보·가치를 앞세워 ‘우리는 동맹이니 어느 정도는 봐주겠지’하고 미국에 기대하는 시대는 지났고, 안보 이슈조차 경제·공급망·산업정책의 하위 항목으로 놓고 계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코로나19 이후 한국은 반도체·배터리·첨단 제조 등에서 미국이 쉽게 대체하기 어려운 파트너가 됐다”며 “한국이 이런 위상을 잘 활용하면 미국 우선주의 속에서도 ‘덜 맞으면서 더 얻어올’ 여지가 분명히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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