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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덕스러운 美, 분열된 이란…2차협상 끝내 불발

■ 트럼프 “협의 종결까지 휴전 연장”

IRGC 의회 장악…협상안 마련 실패

이란 “美 발표 인정 못해, 국익 대응”

트럼프, 유가 압박에 시간 벌기 택해

내부선 “예스맨들에 쌓여 즉흥 결정

SNS 몰두…모든 게 엉망진창” 불만

수정 2026-04-22 23:31

입력 2026-04-22 18:40

지면 10면
21일(현지 시간) 이란 테헤란에서 시민들이 고(故) 이슬람 혁명수비대(IRGC) 사령관 모하마드 파크푸르의 사진이 담긴 현수막 앞을 지나가고 있다. 로이터연합통신
21일(현지 시간) 이란 테헤란에서 시민들이 고(故) 이슬람 혁명수비대(IRGC) 사령관 모하마드 파크푸르의 사진이 담긴 현수막 앞을 지나가고 있다. 로이터연합통신

‘2주 휴전’이 만료되면 연장 없이 이란을 공격하겠다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휴전 만료 전날 휴전 연장을 전격 선언했다. 정면 충돌은 피했지만 이란과 협상 테이블에 앉지도 못한 채 위험이 커지도록 놔두면서 실질적인 후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런 가운데 이란에서는 협상에 반대하는 강경파가 협상파를 제압하며 전쟁 장기화의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미국 내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예스맨’들에게 둘러싸여 즉흥적으로 중대 사안을 결정하고 있다는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21일(현지 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을 통해 휴전 연장을 선언했다. 그는 “이란 정부가 예상대로 심각하게 분열돼 있다는 사실과 파키스탄의 아심 무니르 총사령관 및 셰바즈 샤리프 총리의 요청에 따라 이란 지도부와 협상단이 통일된 제안을 마련할 때까지 이란 공격을 중단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적었다. 대외적으로는 이란을 이유로 내세웠지만 이란 전쟁에 대한 미국 내 지지도가 낮고 유가 상승 압박도 커지는 상황에서 무력 충돌 대신 시간 벌기를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심지어 트럼프 대통령은 휴전 시한도 못 박지 않았다. 다만 미 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들은 대통령이 이란 내부 파벌들이 단일화된 협상안을 마련하도록 3일에서 5일 정도의 추가 시간만 허용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이란은 휴전 연장 자체를 부인했다. 이란 국영방송(IRIB)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 직후 휴전 연장을 인정하지 않으며 이란의 국익에 따라 행동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란이 정말로 미국에 휴전 연장을 요청했는지 여부는 확인할 수 없지만 이란 지도부의 분열은 상당히 심각한 상황으로 보인다. 협상 시한 직전까지도 서구권 외신들은 협상 관계자를 인용해 이란이 협상단을 파견하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으나 이란 매체들이 부인하며 상반된 메시지를 내놓은 것이 그 방증이다.

투자사업가 출신 트럼프 대통령의 ‘의도적 혼선 전략’은 이번 전쟁에서 통하지 않았다. 그는 2월 28일 개전 이후 지금까지 공격 유예나 휴전을 4차례나 발표했다. 이번 휴전 발표 직전에는 미국에 머물던 J D 밴스 미국 부통령이 협상을 위해 파키스탄으로 떠났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22일 뉴욕포스트에 이르면 오는 24일 ‘좋은 소식’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파키스탄의 긍정적인 중재 노력으로 향후 36~72시간 내 추가 회담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다른 소식통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예민해진 상태에서 수면 시간까지 줄었으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정제되지 않은 게시물을 잇달아 올리고 있다고 우려했다. 텔레그래프는 “트럼프 대통령의 변덕과 짧은 집중력에 휘둘리는 ‘예스맨’ 군단들이 이란과의 평화 협상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란 내 협상파와 강경파의 갈등도 혼란을 키웠다. 결론적으로 강경파가 협상파를 압도했지만 그 과정에서 미국에 엇갈린 메시지를 보냈다. 반정부 성향의 이란인터내셔널에 따르면 강경파인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와 협상파 및 중재국들의 접촉을 차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인터내셔널은 “IRGC가 하메네이 최고지도자 주변에 경호 차단막을 구축했다”며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이 수차례 긴급 면담을 요청했으나 연락 자체가 닿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IRGC는 신임 장관을 임명하려는 페제시키안 대통령의 시도에도 “전시 상황에서 핵심 지위는 혁명수비대가 직접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가로막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알자지라는 “이란 의회는 강경파가 사실상 장악했다”며 “여러 의원들은 전쟁에서 이란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믿고 있기 때문에 (1차) 회담이 성과 없이 끝난 것에 환호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한편 이란은 2차 종전 협상이 무산되고 트럼프 대통령이 휴전 시한을 협상 때까지 연장하자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무력 봉쇄 강화에 나섰다. AP통신은 IRGC가 호르무즈 해협을 빠져나가던 화물선 3척을 나포했다고 보도했다. IRGC는 이란군 허가 없이 호르무즈해협을 통항하려 했다며 MSC-프란세스카호와 데파미노다스호·유포리아호 등 컨테이너선 3척을 공격했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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