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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빚내서라도 사야 해” 개미들 ‘빚투’ 34조 돌파…증권사, 신용융자 제한 조치

입력 2026-04-23 07:18

코스피와 코스닥이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 재개 기대감에 동반 상승했다. 15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직원이 거래를 마친 코스피·코스닥 지수와 삼성전자·하이닉스 등 주요종목 주가를 확인하고 있다. 오승현 기자
코스피와 코스닥이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 재개 기대감에 동반 상승했다. 15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직원이 거래를 마친 코스피·코스닥 지수와 삼성전자·하이닉스 등 주요종목 주가를 확인하고 있다. 오승현 기자

국내 증시가 중동발 긴장 완화에 힘입어 반등에 성공하자 개인 투자자들의 레버리지 투자가 다시 확대되고 있다.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사상 처음으로 34조원을 돌파하는 등 ‘빚투’(빚내서 투자) 규모가 급증하자 증권사들은 고위험 거래를 제한하며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에 나섰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합산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34조2592억원을 기록했다.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수치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투자자가 주식 매수를 위해 증권사로부터 빌린 뒤 아직 갚지 않은 금액을 뜻한다. 최근 코스피가 가파르게 상승하며 전쟁 이전 고점을 돌파하자 수익 극대화를 노린 개인 투자자들이 레버리지 규모를 본격적으로 키우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증가 속도도 가파르다. 불과 두 달 전인 2월 27일 32~33조원대에 머물던 잔고는 최근 상승장을 타고 단기간에 급증했다. 특히 지난 17일 34조279억원으로 34조원을 넘어선 이후 불과 3일 만에 2300억원이 추가로 늘어났다.

상황이 이렇자 주요 증권사들은 잇따라 대응에 나섰다. KB증권은 전날 오전 9시부터 SK하이닉스에 대한 차액결제거래(CFD) 신규 매수를 중단했다. CFD는 실제 자산을 보유하지 않고 가격 변동에 따른 차익만 정산하는 구조의 고위험 레버리지 장외파생상품이다.

미래에셋증권도 이날부터 일부 종목의 증거금률과 종목군을 조정했다. 알테오젠·하이브·카카오·LG에너지솔루션 등 20개 종목을 ‘E’군에서 ‘F’군으로 변경하고, 하나마이크론과 대덕전자 등 10개 종목의 증거금률을 기존 30~40%에서 100%로 상향했다. 위탁증거금 100% 종목이나 F군 종목은 신규 융자 및 만기 연장이 제한된다.

토스증권은 지난 21일 한국정보통신·주성엔지니어링 등 6개 종목의 증거금률을 100%로 상향한 데 이어 이날 한국공항·삼성전기 등으로 적용 범위를 확대했다. 카카오페이증권은 신용공여 한도가 소진됨에 따라 신규 신용융자 매수 주문을 중단했다. 회사 측은 “금융투자업 규정에 따른 한도 관리 차원”이라며 “시장 상황에 따라 증거금률 조정 등 리스크 관리 조치를 상시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증권업계에서는 현재의 과열 양상을 두고 경계의 목소리도 나온다. 레버리지 투자는 상승장에서는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지만, 변동성이 커지는 구간에서는 치명적인 약점이 되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신용거래융자를 활용하면 자기자본 대비 더 큰 규모의 투자가 가능해 수익을 확대할 수 있다”면서도 “반대로 주가가 하락할 경우 손실 폭도 함께 커지고,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면 반대매매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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