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사모대출 시장의 투자 해법
■리치 랜달 IFM인베스터스 대출투자부문 글로벌 헤드
입력 2026-04-28 17:51
현재 약 2조 200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한 사모대출 시장은 그간의 급성장을 뒷받침해온 환경이 근본적으로 변화하면서 압박을 받고 있다. 사모대출 펀드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규제 강화로 전통적인 은행 대출이 위축된 상황에서, 투자자들의 높은 수익률 추구 수요와 맞물리며 자금 공급의 공백을 메워왔다. 지난해에도 글로벌 시장에서 약 2240억 달러의 자금이 조달되며 견조한 흐름이 이어졌고, 이는 시장 규모가 상당한 수준에 도달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규모 확대로 자산군 구조가 변화되며 새로운 압력이 발생하고 있다. 대규모 자금 유입은 자본 과잉을 초래했고 경쟁 심화와 스프레드 축소로 이어졌다. 자금 집행 압력이 높아지면서 일부 영역에서는 대출 심사 기준이 약화되고 투자자 보호 장치도 훼손됐다. 올해 초에는 일부 대형 사모 대출 펀드에서 환매 요청이 분기 한도를 초과하는 사례가 발생했고, 일부 펀드는 환매를 제한하거나 한도를 확대하며 유동성 확보에 나서기도 했다.
이 같은 변화는 ‘PIK(Payment-in-Kind)’ 이자 활용 증가에서도 드러난다. PIK는 이자를 즉시 지급하지 않고 원금에 더해 유예하는 구조다. 단기 유동성 부담을 줄이는 효과는 있지만, 레버리지를 높이고 부실 인식을 지연시키며 수익을 현금흐름이 아닌 차환에 의존하게 만든다는 한계가 있다.
또 투자 포트폴리오가 기술·소프트웨어 기업에 집중된 점도 압박을 키우고 있다. 이들 기업은 실물 담보가 부족해 매출이 일정 수준 유지된다는 가정 아래 대출이 이뤄진다. 그러나 인공지능 발전에 따른 경쟁 심화는 매출 변동성을 확대시키고 있다. 시장 확대와 신용 사이클 전환이 맞물리며 구조적·경기적 압력이 동시에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환경에서 인프라 대출은 상대적으로 경쟁이 덜하고 차별화된 위험-수익 프로필을 제공한다. 인프라 프로젝트는 장기 계약과 필수 서비스 수요를 기반으로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창출하며, 강력한 보호 장치와 담보를 갖추고 있다. 역사적으로 70~85% 수준의 높은 회수율을 보여왔고, 실물 자산 기반이라는 점에서 경기·금리·기술 변화에 따른 리스크도 상대적으로 낮다.
지역별로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이 주목된다. 이 지역은 견조한 경제 펀더멘털을 바탕으로 미국·유럽 대비 분산 투자 대안을 제공한다. 미국 시장과 달리 보수적 레버리지, 강한 계약 조항과 담보 구조, 낮은 PIK 비중을 특징으로 하며, 크레딧 시장 간 상관관계도 낮아 리스크 분산 효과가 있다. 민간 자본 수요가 확대되는 ‘대출자 우위 시장’이라는 점에서도 매력적이다.
사모 대출 시장의 긴장이 높아지는 가운데 투자자들은 보다 방어적인 자산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 인프라 대출은 안정적인 현금흐름과 담보 구조를 기반으로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으며, 아시아태평양은 차별화된 투자 기회를 제공한다. 리스크가 확산되는 지금, 규율 있는 투자와 분산 효과를 추구하는 투자자에게 주목할 만한 선택지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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