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자 크기 설정

    • 보통

    • 크게

    • 아주 크게

전기차 충전요금, 완속 내리고 급속 올린다…주유소 처럼 ‘안내판’ 표시

[정부, 2단계 요금 체계 5단계로 개편]

초급속 13% 인상·완속 최대 9% 인하

계절·시간별 차등 요금제 도입 검토도

입력 2026-04-30 05:30

29일서울 시내 전기자동차 충전소 모습. 연합뉴스
29일서울 시내 전기자동차 충전소 모습. 연합뉴스

2단계로 구분되던 전기차 충전요금이 5단계로 세분화되면서 완속 충전기 요금은 인하되고 급속·초급속 충전기 요금은 인상된다. 소비자들이 주로 사용하는 완속 충전 부담은 덜면서 새로 보급되는 급속 충전기 요금은 현실화해 사업자 영업 여건을 개선하려는 취지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29일 이같은 내용이 담긴 전기차 공공 충전 요금 조정안을 30일부터 다음 달 19일까지 행정예고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 4년간 출력 100㎾(킬로와트) 미만 공공 완속 충전기의 요금은 1㎾h(킬로와트시)당 324.4원, 100㎾ 이상인 급속충전 요금 단가는 347.2원으로 책정해 뒀다. 대부분의 충전기 출력이 20㎾ 미만이던 시절에 만든 가격 구조다.

문제는 배터리가 떨어졌을 때 빠른 충전을 원하는 소비자의 요구에 맞춰 급속 충전기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100㎾ 미만 충전기도 주차장에서 밤새 충전하는 30㎾ 미만 완속과 업무 시간대 몇 시간씩 꽂아두는 50㎾ 중속 충전기 등으로 시장이 나눠졌다.

여기에 더해 지난해 말부터 1㎾h당 200원 후반대를 유지하던 일부 공동주택 완속 충전기 요금이 300원 중후반대로 급격히 오르는 현상이 발생하면서 공공 전기차 충전요금이 개선돼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져왔다.

이에 기후부는 완속·중속·급속·초급속 등 충전기 상황에 맞춰 요금을 5단계로 개편했다. 단계별 요금은 △1단계 30㎾ 미만 294.3원 △2단계 30~50㎾ 306원 △3단계 50~100㎾ 324.4원 △4단계 100~200㎾ 347.2원 △5단계 200㎾ 이상 391.9원이다. 기존 요금과 비교해 보면 대부분의 소비자들이 활용하는 완속 충전기 요금은 기존보다 1㎾h당 18.4~30.1원 저렴해졌다. 반면 최신 기술이어서 설치 비용이 많이 들고 장비 단가가 비싼 200㎾ 이상 초급속충전요금은 현행 요금 체계보다 1 ㎾h당 44.7원이 올랐다.

정부는 이번 요금 개편으로 대부분의 소비자들의 충전 부담이 완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요금이 크게 오른 200㎾ 이상 초급속 충전기의 수는 1만 1654개로 전체 충전기(51만 6996개)의 2.3%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반면 요금이 떨어진 50㎾ 미만 충전기 수는 45만 1757개로 전체의 87.4%에 달한다. 기후부 관계자는 “대부분의 소비자들이 아파트에 설치된 완속충전기를 주로 사용하고 운행 중 필요하면 급속충전기에서 짧게 재충전을 하는 경우가 많다”며 “전체적으로 운전자의 충전 요금 부담이 증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제시한 5단계 요금은 기후부가 운영하는 공공 전기차 충전기와 기후부 이음카드 회원으로 등록된 민간 전기차 충전기에만 적용된다. 민간 사업자가 자체 충전 요금을 기후부 5단계 요금보다 높게 책정할 경우 소비자들이 기후부 요금을 선택할 수 있으므로 사실상 기후부 요금은 국내 전기차 충전 가격의 상한선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기후부에 따르면 기후부 5단계 요금이 적용되는 충전기 수는 총 27만 1941개로 전체 충전기의 52.6%다.

19일 서울 한 건물의 전기차 충전소. 연합뉴스
19일 서울 한 건물의 전기차 충전소. 연합뉴스

아울러 정부는 충전 사업자가 내는 전기요금이 계절과 시간대에 따라 달라지는 점을 반영해 운전자가 내는 충전 요금도 계절·시간별로 달리하는 제도를 검토하기로 했다.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많은 낮 시간대나 전력 수요가 적은 봄·가을철에는 충전 요금을 보다 싸게 책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친환경차 충전소 정보 공시도 강화한다. 먼저 정부는 고속도로 휴게소 전기·수소차 충전기의 경우 주유소처럼 외부에 충전 요금 표지판을 설치하도록 할 방침이다. 전기차를 충전할 때마다 정확히 요금이 어떻게 적용되는지 알지도 못한 채 충전기를 꼽는 현 상황을 개선하겠다는 이야기다.

충전 요금과 충전기 상세 위치, 현재 이용 가능 여부 등을 무공해차 통합 누리집에 공개하도록 규정한 대기환경보전법 하위 법령 개정안도 입법예고했다. 정부는 정보를 등록하지 않거나 제공하지 않은 업체에 최대 10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할 예정이다.

또 기후부는 내구연한 8년이 지나지 않은 충전기를 철거 후 새로 설치할 경우 정당한 사유가 있을 때만 보조금을 지원하도록 지침을 개정한다. 대신 아파트 등 공동주택 관리자가 충전 사업자에게 위탁하지 않고 충전기를 직접 설치해 운영할 때는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 서울경제신문,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광고삭제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