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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터뷰+] 주형환 “K저출산대책도 흥행...덴마크 기자가 비결 뭔지 묻더라”

■ 前 저출산고령화사회위원회 부위원장

기재부 1차관, 산자부 장관 등 역임한 정통 경제 관료 출신

저고위 경험 담은 저서 ‘인구정책 대전환 700일의 기록’ 펴내

일·가정 양립 위한 육아휴직 급여 인상, 출산 휴가 확대 등 주도

“저출산 뿐만 아니라 고령화도 심각... 이민 정책 전향적 검토해야”

인구 구조 변화, AI 발전에 대응한 성장 모델 전면 개편 필요성 제시

“국제 통상 환경 급변... FTA 체결 통한 경제 협력 확대해야” 당부

입력 2026-05-03 07:30

주형환 전(前) 저출산고령화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 최근 서울경제신문 인터뷰에서 저출산 해법을 설명하고 있다. 권욱 기자
주형환 전(前) 저출산고령화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 최근 서울경제신문 인터뷰에서 저출산 해법을 설명하고 있다. 권욱 기자

“작년에 유럽 출장을 가서 덴마크 장관을 만났습니다. 덴마크도 최근 출산율이 떨어져서 고민이라고 하더라고요. 장관과 회담이 끝나고 바로 옆방에 현지 언론이 저를 인터뷰하려고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덴마크 기자의 첫 질문이 ‘한국의 출산율이 전 세계에서 최하위권이었는데 어떤 정책을 써서 반등하게 됐냐’였습니다.”

주형환 전(前) 저출산고령화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은 최근 진행한 서울경제신문 인터뷰에서 “저출산 문제를 겪고 있는 세계의 여러 나라가 우리나라의 해법에 관심을 갖고 공감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주 전 부위원장은 행정고시 26회 출신으로 박근혜 정부 임기인 2013년 대통령비서실 경제금융비서관을 거쳐 기획재정부 제1차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 정통 경제 관료의 길을 거쳤다. 윤석열 정부 당시인 2024년 부총리급 상근직으로 격상된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저고위) 부위원장으로 7년 만에 공직에 복귀해 정책 수립의 핵심 역할을 담당했다.

지난해 말 저고위 부위원장직에서 물러난 그는 임기 동안 저출산 대책 추진 과정, 성과와 함께 우리 사회에 대한 제언 등을 담은 저서 ‘인구정책 대전환 700일의 기록’을 집필해 올해 3월 출간했다. 주 전 부위원장은 “최근 출산율이 반등세를 보이면서 저출산·고령화 등 인구 문제의 심각성, 절박성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약해진 것 같다”면서 “우리 사회의 인구 문제는 여전히 진행 중이기 때문에 지금보다 훨씬 더 강한 정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지 않으면 출산율 반등의 동력이 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알리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의 합계 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은 2023년 세계 최저 수준인 0.72명까지 하락했다 2024년 0.75명, 2025년 0.8명으로 반등했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올해 2월 합계 출산율은 1월(0.99명)과 비슷한 수준인 0.93명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지면 올해는 0.9명대로 반등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주 전 부위원장은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지면 2030년 합계 출산율은 1.1명까지 올라갈 것”이라며 “출산율 반등의 동력을 만든 계기는 정책적 노력”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저고위를 맡고 나서 청년들이 아이를 낳지 않는 이유를 조사했다. 그 결과 일·가정의 양립이 주요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개선에 나섰다. 저고위 재직 중 육아휴직 급여 인상(최대 110만 원 →250만 원), 배우자 출산 휴가 확대(최대 10일→30일), 단기 육아 휴직 제도 도입, 육아 휴직자를 위한 대체 인력 지원금 제도 도입 등 다양한 일·가정 양립 지원 정책을 관철했다.

주 전 부위원장은 당시 경험에서 얻은 교훈을 해외에 알리고 있다. 그는 “어느 나라나 정책 추진을 위한 예산이 한정돼 있고 제도 변경은 쉽지 않다”며 “소득·연령 등의 측면에서 정책의 주요 대상을 선택하고 예산 같은 가용 자원을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와 함께 사회의 인식, 문화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의 병행 필요성도 강조한다.

주 전 부위원장은 우리나라 특유의 저출산 원인으로 수도권 집중 현상, 사교육비 문제를 꼽았다. 그는 “많은 사람이 선호하는 학교, 직장이 다 수도권에 몰려 있다”며 “수도권에 인구가 집중되면서 집값이 올라 청년층의 주거비 부담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 정부에서 수도권 집중 완화를 위한 대책을 과감하게 추진하고 있는데 좀 더 강력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사교육비 역시 양육 비용의 증가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공교육 정상화를 통해 줄여나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주 전 부위원장은 고령화의 심각성도 강조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한국전쟁 종전 후 약 20 간 출산율이 이전보다 급증하는 ‘베이비붐’ 기간이 이어졌다”며 “이때 태어난 베이비부머 세대의 만 65세 이상 고령 인구로 편입이 이어지면서 현재 고령화 속도가 세계에서 가장 빠르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대로는 2037년경 우리나라는 고령 인구 비중이 37%에 달해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국가가 될 것”이라며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저출산과 고령화로 인해 경제 활동을 할 수 있는 생산 가능 인구(15~64세) 감소가 불가피하기 때문에 노동력 확보를 위한 전향적인 이민 정책도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주 전 부위원장은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인구 구조의 변화와 인공지능(AI)의 발전에 대응하기 위해 우리 경제의 혁신을 촉진하고 생산성을 높일 수 있도록 성장 모델을 전면 개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늘어나는 고령자들이 자신의 역량에 맞는 일자리를 가질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면서 “재원이 부족해지면서 지속 가능성이 우려되는 국민연금, 건강보험 등을 어떻게 개편할지 해법이 마련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I 발전에 따라 늘어날 수 있는 실업에 대비할 수 있는 실업보험, 이직을 뒷받침할 임금보험이 필요할 것”이라며 “평생 교육과 창업 지원 등 사회안전망 강화 노력도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주 전 부위원장은 정통 경제 관료 출신으로서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미국·이란 전쟁 등으로 급변하는 국제 통상 환경에도 주목하고 있다. 그는 “최근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원유, 천연가스뿐 아니라, 나프타, 암모니아, 황 등 산업 원자재 수급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며 “가장 중요한 국가인 미국, 중국과 안정적 관계를 유지하면서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중남미 등 더 많은 국가와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통해 경제 협력 관계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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