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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달째 발묶인 韓선박에 …이란 “사전협의 후 지정항로 이용”

항로 안내·안전 등 대가 요구

일부 선사들은 美제재 가능성 우려

외교부는 “통항, 결국 선사 판단에 달려있어”

입력 2026-04-30 18:14

지면 6면
지난달 17일(현지 시간)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호르무즈해협에서 훈련을 하는 가운데 한 유조선이 여러 선박의 호위를 받으며 이동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지난달 17일(현지 시간)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호르무즈해협에서 훈련을 하는 가운데 한 유조선이 여러 선박의 호위를 받으며 이동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미국과 이란 간 전쟁으로 호르무즈해협에 우리 선박 26척이 두 달째 갇힌 가운데 이란이 선박 탈출과 관련해 우리 측에 “사전 협의 후 지정된 항로를 통해 이동해야 한다”고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선사들은 안전 확보와 미국의 제재 가능성을 우려하며 뚜렷한 해법을 찾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30일 외교부에 따르면 이란에 파견됐던 정병하 외교장관 특사는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교부 장관 등과 만나 한국 선박의 신속하고 안전한 통과를 위한 협조를 요청했다. 정 특사는 이번은 물론 1980년대 이란·이라크 전쟁 당시에도 한국 공관이 끝까지 잔류했던 전례와 향후 양국 관계의 발전 가능성을 강조했다. 이란 측도 정 특사가 이번 전쟁 이후 이란을 방문한 첫 고위급 외국 인사라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우리 측은 이란에 “한국 선박을 포함한 모든 선박의 자유로운 항행과 안전 보장이 이뤄져야 한다”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이란 측은 정 특사에게 선박 탈출 문제와 관련해 “이란과 사전 협의한 후 지정된 항로를 통해 빠져나가야 한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우리 정부는 호르무즈해협 통과에 통행료는 지급할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이란은 기뢰로부터 안전한 항로를 안내하는 데 비용이 드는 만큼 관련 비용을 지불하라고 요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 결렬 후 미국이 역봉쇄에 나서며 상황은 더욱 복잡해진 상태다. 이란이 언급한 지정 항로는 이란 본토와 이란령 라라크섬 사이의 이란 영해를 일컫는데 우리 선사들은 이곳을 통과할 경우 안전 문제와 미국의 제재를 받을 가능성 등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일부 선사들은 무리한 통항을 추진하기보다 미국과 이란의 사태를 관망하며 최대한 리스크를 낮추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일 외교부 대변인은 최근 일본 유조선이 이란 당국의 허가를 받고 해협을 통과한 것과 관련해 “선박 통항과 관련해서는 해협의 안전 상황 등 여러 가지 고려해야 될 사항이 있고 통항 관련된 판단과 결정은 결국 선사에 달려 있다는 점도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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