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원유 수출 ‘0’…걸프전 때도 안 겪은 쿠웨이트의 악몽, 2위 수입국 한국도
탱크트래커스 “원유 일부 저장, 석유제품 가공”
걸프전 땐 생산 불가…이란전은 운송 불가
페르시아만 안쪽 위치, 전량 호르무즈에 의존 중
입력 2026-05-04 13:15
쿠웨이트가 1990년대 걸프전 이후 처음으로 한 달 간 원유를 수출하지 못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3일(한국 시간) 선박추적업체 탱크트래커스닷컴은 엑스(X)에서 “쿠웨이트는 올 4월 한 달 동안 걸프 1차전 종료 이후 처음으로 원유를 단 한 배럴도 수출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쿠웨이트는 원유를 생산하고 있으며 그 중 일부는 저장하고 일부는 정제제품으로 가공하고 있다. 석유 제품 중 일부는 이미 수출됐다”면서도 “원유의 경우에는 아직 출항한 물량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이란 전쟁으로 호르무즈해협 봉쇄가 장기화되면서 쿠웨이트의 수출이 아예 이뤄지지 않을 정도로 사태가 악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페르시아만 안쪽에 자리잡고 있는 쿠웨이트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와 달리 우회로가 없고 전량 호르무즈해협에 의존하는 구조다. 석유 제품의 경우 부피가 작지만 원유는 초대형 유조선(VLCC)을 통해 운송해야 하는 점도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보인다.
쿠웨이트는 1990~1991년 1차 걸프전 당시에도 원유를 수출하지 못했다. 걸프전 당시에는 이라크의 공격을 받아 유전과 정유시설이 파괴돼 생산이 불가했다면, 이번 사태에는 생산 능력은 유지되고 있으나 운송이 불가한 것이 결정적인 차이다.
탱크트래커스닷컴은 원유를 수출하지 못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지리학 때문”이라며 “국가와 유전을 옮기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고 답했다.
앞서 쿠웨이트석유공사(KPC)는 지난달 16일 호르무즈해협 봉쇄로 계약 물량 선적이 어려워지자 계약사들에 서신을 보내고 불가항력 조항을 발동한다고 통보했다.
쿠웨이트는 지난해 기준 일일 258만 배럴을 생산하는 세계 9~10권에 달하는 주요 산유국이다. 원유 매장량은 약 101조 배럴로 세계 원유 매장량의 약 6%를 보유하고 있다. 글로벌 무역 데이터 플랫폼 경제복잡성관측소(OEC)에 따르면 2024년 쿠웨이트는 288억 달러(약 42조 원) 상당의 원유를 수출했다.
한국은 쿠웨이트의 주요 수출 대상국 중 하나다. 96억 1000만 달러를 수출하는 중국에 이어 한국은 66억 4000만 달러를 수출해 2위를 기록했다. 이어 일본(48억 6000만 달러), 대만(31억 1000만 달러), 인도(30억 9000만 달러) 순으로, 아시아 국가 대상 수출 의존도가 높다. 한국 입장에서도 쿠웨이트는 지난해 기준 주요 원유 수입국 중 5위를 차지하는 국가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미 호르무즈해협이 폐쇄돼 중동 선적 이동이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쿠웨이트의 공급 여부는 국내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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