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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안정, 규제·공급 두 날개가 필요하다

■성행경 건설부동산부장

양도세 중과 시행…시장 영향에 촉각

매물 잠김·거래절벽 현상 우려 커져

규제만으로는 ‘집값 안정’ 한계 뚜렷

그린벨트 해제 등 공급 의지 보여야

입력 2026-05-05 17:22

지면 30면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시행이 임박했다. 9일 이후로는 조정대상지역에서 2주택자는 20%포인트, 3주택자는 30%포인트가 가산된다. 시세 차익을 크게 누렸더라도 세금을 내고 나면 남는 게 거의 없다. 이재명 대통령이 1월 23일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를 언급한 후 다주택자들이 절세 매물을 쏟아낸 이유다. 무주택자들이 급매물을 받으면서 거래가 늘자 다락같이 오르던 강남3구의 집값이 2월 말부터 하락 전환했다.

다주택자 규제 약발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하락 전환했던 강남 집값은 두어 달 만에 다시 오르기 시작하고 있고 서울 전체적으로도 상승 폭이 커지는 흐름이다. ‘노도강’과 ‘금관구’로 불리는 서울 중하위 지역에서 거래가 늘면서 임대 매물이 줄자 전세 가격은 앙등하고 있다. 강남 집값을 잡으려다 전세난이 커질 조짐이다. 이대로라면 게도 구럭도 다 잃을 수 있다.

시장에서는 9일 이후 매물이 잠기고 거래 절벽과 맞닥뜨릴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앞서 2021년 6월 문재인 정부의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시행 당시에도 매물이 잠기면서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상반기 월 3000~5000건에서 하반기에는 1000~2000건으로 급감한 바 있다.

이를 우려해서인지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4일 브리핑을 통해 시장 상황에 대한 진단과 전망을 내놓았다. 결론은 “올해는 2021년과 다를 것”이라는 거다. 일시적으로 매물이 잠기고 집값도 완만하게 오를 수 있지만 대출 규제가 강력하게 작동하고 있고 주택뿐 아니라 농지와 비업무용 토지 등에 대한 조사를 통해 전방위적인 투기 근절에 나서고 있기에 크게 걱정할 정도는 아니라는 논지다. 여기에 다주택자와 임대사업자는 물론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해서도 금융 분야에서 투기적 요소를 끊어내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는 점도 강조했다.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 축소 등과 같은 세제 개편과 공정시장가액비율 상향 조정 등도 믿는 구석이다.

김 실장의 진단 중에 눈길이 가는 대목은 주택 공급이다. 그는 2022~2023년에 줄어든 주택 착공 여파가 올해와 내년까지 미치면서 수요와 공급 측면에서 어려운 시기임을 인정했다. 역대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냉온탕을 오갔지만 일관된 기조는 주택 공급 확대였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부동산 경기가 침체됐던 이명박 정부 시절에도 보금자리주택을 위시해 주택 공급이 확대됐고 결국 박근혜 정부 때 미분양 증가로 이어졌다. 박근혜 정부도 건설 경기 부양을 위해 규제를 완화하고 주택 공급을 늘렸다. 집값 상승 초입에서 출발한 문재인 정부는 저금리로 인한 유동성 증가라는 환경 속에서 수요 억제를 위해 각종 규제를 쏟아내다 부동산 정책 실패라는 멍에를 썼다. 문재인 정부 역시 주택 공급을 확대하고 싶었으나 집값 앙등과 코로나19 팬데믹에 대응하느라 실기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임기 말에 “주택 공급의 대규모 확대를 일찍 서둘렀어야 했다는 아쉬움이 크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주택 보급률이 100%를 넘어선 나라에서 무조건 공급을 늘리는 것은 능사가 아니지만 집값이 오른다고 규제를 통한 수요 억제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은 한계가 분명하다. 특히 서울처럼 공간적 제약 등으로 주택 공급이 비탄력적인 지역에서는 버블이 반복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수요가 있는 곳에 적절한 규모의 주택을 적시에 공급하는 유연성과 지속성이 필요하다.

김 실장은 주택 공급과 수요의 미스매치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9·7 대책과 올 1·29 대책에서 발표한 대로 공급을 계획대로, 빨리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3기 신도시와 도심 내 유휴 부지를 활용한 공공주택 공급이 차질 없이 이뤄지고 용산국제업무지구와 과천경마장·태릉골프장 등 수도권 핵심 입지에서도 사업 실행력을 좀 더 높여야 한다. 여기에 도심 고밀 개발이 가능하도록 도시계획 규제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효용·보존 가치가 떨어진 그린벨트를 풀어서라도 충분한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강력한 시그널을 시장과 실수요자들에게 제시할 필요가 있다. 주택 시장 안정은 규제와 공급의 두 날개로 날아야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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