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버스 인건비 20년 새 두 배…준공영제 개선론 고개
버스 운전직 임금 20년간 연평균 5.1% 상승
전체 산업 근로자 평균 3.7% 웃돌아
재정 적자 보전에 비용 절감 유인 약화 지적
대법 통상임금 판결에 年 2000억 재정 추가 전망
수정 2026-05-05 19:37
입력 2026-05-05 18:41
최근 대법원이 시내버스 정기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해야 한다고 판단하면서 서울시의 버스 재정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 20년간 서울 시내버스 운전직 인건비 상승률은 전체 산업 근로자 평균을 크게 웃돌았고 준공영제 도입 이후 누적 재정 지원액은 이미 7조 원을 넘어섰다.
5일 서울경제신문이 입수한 서울특별시버스운송사업조합의 ‘통계로 보는 서울 버스 2026’에 따르면 2004년 준공영제 도입 당시 247만 8316원이던 서울 시내버스 운전직 월평균 인건비는 2024년 515만 1256원으로 107.9%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산업 근로자 평균 인건비는 225만 4889원에서 402만 7000원으로 78.6% 늘었다. 연평균 상승률로 보면 버스 운전직은 5.1%로 전체 산업 평균(3.7%)을 크게 웃돈다.
인건비 상승은 버스 1대를 하루 운행하는 데 드는 평균 비용인 표준운송원가를 끌어올렸다. 서울 시내버스 표준운송원가는 2004년 44만 1867원에서 2023년 86만 5353원으로 95.8% 증가했다. 이 가운데 인건비는 28만 1893원에서 63만 3495원으로 124% 급증했다. 표준운송원가에서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도 63%에서 75%로 확대됐다.
비용 증가는 서울시 재정 부담으로 이어졌다. 준공영제 구조에서는 버스 운송 수입이 운송 비용에 미치지 못하면 서울시가 차액을 보전한다. 2004년 하반기부터 지난해까지 서울시의 시내버스 누적 적자 지원액은 7조 1478억 원에 달했다. 연간 지원액도 2004년 1246억 원에서 2025년 5127억 원으로 늘었다. 비용이 늘어나도 재정으로 적자를 보전받는 구조 때문에 민간사업자의 비용 절감 유인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나온다.
대법원의 통상임금 판결은 이런 부담을 더 키울 가능성이 크다. 서울시는 정기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할 경우 버스 기사 임금이 최대 16.4% 오를 수 있다고 추산했다. 올해 초 타결된 기본 인상률 2.9%를 더하면 실질 임금 인상률은 19%를 웃돈다. 버스 기사 임금이 1% 오를 때마다 서울시 재정이 약 110억 원 추가 투입되는 점을 고려하면 임금이 19% 오를 경우 재정 부담은 약 2090억 원 늘어난다. 이 경우 서울시가 버스 준공영제 운영에 투입해야 하는 연간 재정은 7000억 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재정 압박은 시민 편의 저하로도 이어질 수 있다. 서울 시내버스 인가 대수는 2004년 8307대에서 2024년 7382대로 925대 줄었다. 운행 대수 감소는 배차 간격 확대와 이용 편의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일각에서는 버스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도 나오지만 시민 반발과 물가 자극 우려가 큰 만큼 준공영제 개선 요구가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방선거 이후 관련 논의가 본격화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임삼진 녹색도시연구원 원장은 “적정 재원 관리를 위해 버스 임금 사전확정제 전환을 검토해야 한다”며 “해외처럼 혼잡통행료를 도입하는 등 별도의 대중교통 재원을 마련하는 방안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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