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 본능 깨어난 오타니, 이번엔 사이영상 정조준
휴스턴전서 7이닝 2실점 호투
올 시즌 ERA 0.97로 MLB 1위
타율은 0.240…타자로선 주춤
“팔 스윙 완만하게 조정…효율 극대화”
수정 2026-05-06 17:59
입력 2026-05-06 17:24
투타 겸업 ‘이도류’ 오타니 쇼헤이(32·LA 다저스)가 올해는 타격 보다 투수로 더 주목 받고 있다. 올 시즌 0점대 방어율을 이어가며 투수 부문에서 더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것. 일각에서는 오타니가 투수 최고 영예인 사이영상을 수상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5일(현지 시간) 미국 텍사스주 다이킨 파크에서 열린 휴스턴 애스트로스전에 선발 등판한 오타니는 7이닝을 4피안타 8탈삼진 2실점으로 막았다. 팀의 1대2 패배로 시즌 2패(2승)째를 떠안았지만, 이번 시즌 첫 퀄리티스타트 플러스(7이닝 이상 투구 3자책점 이하)를 기록하며 안정적인 투구를 했다.
오타니는 올 시즌 들어 이날까지 6경기에서 37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0.97을 기록했다.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도 0.81로 1이 안 된다. MLB 전체 평균자책점 1위에 WHIP 1위, 피안타율 2위(0.160)다. 오타니는 2023년 9월 팔꿈치 수술을 받은 뒤 거의 3년 만인 올해 다시 풀타임 선발로 뛰고 있다. 최고 99마일(시속 159.3㎞)의 포심 패스트볼과 88마일(약 141㎞) 스플리터, 85마일(약 136㎞) 슬라이더가 주무기다.
사실 오타니는 MLB에서는 타자로서 더 뛰어난 성적을 거둬왔다. LA 에인절스 시절인 2021년 46홈런 100타점, 2023년 44홈런 95타점으로 아메리칸리그(AL) MVP에 올랐다. 다저스로 옮기고서는 2024년과 지난해 내셔널리그(NL) MVP를 수상했다. 타자로만 뛴 2024년에 54홈런 130타점에 59도루를 기록했고, 6월부터 투타 겸업을 재개한 지난해는 55홈런 102타점을 남겼다.
하지만 올해는 타자로서의 성적이 과거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 현재까지 타율 0.240, 장타율 0.432로 커리어에서 두 번째로 낮은 수준이다. 득점창출력(wRC+)도 125로 2020년 이후 가장 낮은 시즌이 될 위기다. 최근 17타수 무안타로 슬럼프 조짐마저 보인다.
오타니는 이날 경기 후 “타격 컨디션이 좋지 않은 것은 맞다”면서 “투구에 집중하고 타석에서 받는 스트레스는 최소화해야 하는 시기”라고 말했다.
다저스 구단도 선발 등판 날에 타순에서 제외하는 등 ‘투수 오타니’를 배려해주면서 생애 첫 사이영상 기대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오타니가 투수로 가장 빛났던 시즌은 2022년이다. 에인절스 소속으로 15승 9패, 평균자책점 2.33을 찍고 탈삼진 219개를 기록했다. 당시 사이영상 투표에서 AL 4위에 올랐다.
전문가들은 올 시즌 투수 오타니의 성공 요인을 효율성에 초점을 맞춘 투구폼 변화에서 찾는다. 유명 MLB 칼럼니스트인 톰 버두치는 “팔 스윙 각도를 완만하게 조정함으로써 부담이 적은 딜리버리 동작을 갖추게 됐다. 보다 낮은 안정적인 자세로 투구폼이 바뀌어 훨씬 편하게 던지는 느낌”이라고 분석한다.
김선우 야구 해설위원은 “투타에 차원이 다른 능력을 갖고 있는 선수라 투수에 집중하니 또 그만큼 퍼포먼스가 나오는 거라고 본다. 스프링캠프 때부터 올해는 투수 역할에 큰 의욕을 보이는 모습이기도 했다”며 “지금의 팔 스윙은 일본 시절과 완전히 다르다. 다양한 구종을 안정적으로 던지는 투구폼이 자리를 잡은 덕에 종적인 무브먼트에 더해 횡적인 무브먼트도 자유자재로 구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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