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시선은 이미 중동 재건…“안보 인프라만 수조弗 시장 열려”
[밀컨 글로벌 콘퍼런스 2026]
현대戰 핵심 무기로 드론 떠올라
지하화·방어망 구축 등 수요 폭증
유가 올라 세계경제 부담 크지만
에너지효율 높이는 계기 될수도
중동 핵 위협 점차 감소 예상 속
협상 교착 장기화 땐 미국도 타격
수정 2026-05-06 23:40
입력 2026-05-06 17:37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으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는 상황에서도 월가의 주요 리더들이 이를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쟁은 진행 중이지만 양상은 완전히 달라졌음을 확인한 이상 중동과 전 세계에 드론 방어 시스템 구축을 위한 거대한 수요가 발생할 것이라는 기대에서다. 이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의 핵 위협을 크게 후퇴시켰기에 안심하고 투자 활동에 전념할 수 있게 됐다고 칭송하기도 했다.
5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베벌리힐스에서 열린 ‘밀컨 글로벌 콘퍼런스 2026’에서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래리 핑크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앞으로 10년 동안 이뤄질 인공지능(AI)에 대한 대규모 투자는 미국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라며 “중동에서도 엄청난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핑크 CEO는 특히 최근 이란 전쟁에서 핵심 무기로 활용되는 드론을 거론하면서 “걸프협력회의(GCC) 지역을 드론에 공격받지 않는 곳으로 재건해야 할 것”이라며 “미국보다 더 많은 시설이 지하로 들어가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핑크 CEO는 또 “3000달러짜리 드론으로 미국에서도 테러가 일어날 수 있어 모든 것을 재검토해야 한다”며 “수조 달러의 자본이 필요할 것이고 이들은 우리에게 기회”라고 덧붙였다.
핑크 CEO는 그러면서 미국 행정부 혼자는 중동이든 미국이든 드론 방어 시스템을 완전히 구축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블랙록 같은 월가의 거대 자본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주장이었다. 핑크 CEO는 “국가 부채가 큰 데다 재정 적자도 쌓이고 있어 정부는 혼자서 이에 대응할 여력이 없다”며 “우리는 1GW 규모의 데이터센터들을 건설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헤지펀드 시타델의 켄 그리핀 CEO는 트럼프 행정부의 전쟁 취지를 크게 호평했다. 반미 정권이 잇따라 축소되고 핵 위협이 줄어들면서 미국이 더 안전하게 성장할 수 있게 됐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그리핀 CEO는 중동에서 벌어진 전쟁으로 수천 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부분은 “인도주의적 위기”라고 평가하면서도 “‘핵 없는 중동’을 보장하기 위해 노력하는 대통령의 의지에는 박수를 보낸다”고 밝혔다. 이 말은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되고 유가가 올랐음에도 시장은 아직 낙관적인 듯한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그리핀 CEO는 “재임 기간 국민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는 이란의 핵 야욕을 몇 년에서 몇십 년 뒤로 늦췄다는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한다”며 “냉전 시절이었던 내가 어렸을 때는 핵 공격에 대비해 학교 책상 밑으로 들어가는 훈련도 했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업적을 대중에게 강력하게 알리지 않는 것 같다”고 언급했다.
그리핀 CEO는 최근 세계경제에 부담을 주는 유가 상승세에 대해서도 미국이 에너지효율을 창의적으로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낙관했다. 그리핀 CEO는 “이란군이 아직 패배하지는 않았어도 성공적으로 억제됐기에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했다는 인식이 주식시장에 있다”며 “협상 교착 상태에서 에너지 가격은 올랐으나 미국은 전반적으로 충격을 받지 않고 있다”고 짚었다. 그리핀 CEO는 이어 “자동차 연비는 과거보다 훨씬 좋아졌고 1인당 차량 의존도는 낮아졌기에 오일쇼크를 견딜 능력은 역사상 어느 때보다 좋다”며 “미국은 창의성 덕분에 서구 세계에서 에너지 자립을 이뤘다”고 자신했다.
다만 그리핀 CEO는 이란 전쟁이 올 1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생포 작전 때보다는 어려운 국면에 들어섰음은 인정했다. 그는 “하룻밤 사이에 미국 국익에 반하는 정권을 없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은 지난 10년간 가장 위대한 정치·외교적 성과 가운데 하나”라며 “세계 최대 산유국이 될 잠재력이 있는 베네수엘라는 이제 확고하게 우리 영향권 안에 들어왔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란의 군사적 역량과 체제 보존에 대한 의지가 베네수엘라보다 강하다는 점은 예상치 못한 상황”이라며 “베네수엘라에서의 놀라운 성공이 우리 모두 이란에서도 같은 결과를 거둘 수 있다고 믿게 만든 측면이 있다”고 아쉬워했다.
그리핀 CEO는 나아가 현 종전 협상 교착 상황이 6~12개월까지 지속될 경우 개발도상국들의 침체 여파로 미국 경제도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미국은 유가 상승을 견딜 수 있지만 파키스탄·방글라데시 등 세계의 많은 개도국은 그렇지 못하다”며 “이는 글로벌 국내총생산(GDP)을 실질적으로 감소시켜 미국도 고통을 느끼게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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