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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상된 뼈 회복 촉진…미토콘드리아 활용 재생치료 길 열었다

[대한민국 과학기술인상]이윤실 서울대치의학대학원 교수

새 뼈 만드는 조골세포 활성화되면

도넛모양 미토콘드리아 분화 촉진

녹색 빛 내는 생쥐 세계 최초 개발

미토콘드리아의 변화 실시간 관찰

고령층 골질환 예방·회복속도 높여

입력 2026-05-06 17:42

지면 16면
이윤실 서울대 치의학대학원 교수가 6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 연구실에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이 교수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하고 한국연구재단과 서울경제신문이 공동 주관하는 ‘대한민국 과학기술인상’ 5월 수상자로 선정됐다. 사진제공=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이윤실 서울대 치의학대학원 교수가 6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 연구실에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이 교수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하고 한국연구재단과 서울경제신문이 공동 주관하는 ‘대한민국 과학기술인상’ 5월 수상자로 선정됐다. 사진제공=과학기술정보통신부

“뼈는 나이가 들수록 작은 충격에도 쉽게 골절되고 회복도 지연됩니다. 미토콘드리아를 활용해 약해진 뼈 재생이 가능해지면 골절 예방은 물론 회복 속도 향상에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하고 한국연구재단과 서울경제신문이 공동 주관하는 ‘대한민국 과학기술인상’ 5월 수상자로 선정된 이윤실 서울대 치의학대학원 교수는 미토콘드리아 골형성 촉진 연구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이 교수 연구팀은 ‘세포 속 발전소’로 불려온 미토콘드리아가 뼈를 만드는 과정에서 핵심 신호 물질로 작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기존 골다공증 치료가 뼈 손실을 늦추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앞으로는 손상된 뼈를 다시 만드는 ‘적극적 재생 치료’로 전환할 가능성이 열렸다는 평가다.

뼈는 단단히 고정된 구조물이 아니라 끊임없이 생성과 흡수를 반복하는 살아 있는 조직이다. 이 과정에서 새 뼈를 만드는 세포가 조골세포다. 미토콘드리아는 그동안 조골세포 안에서 에너지를 공급하는 기관으로만 여겨졌다. 하지만 이 교수 연구팀은 조골세포가 활성화될 때 미토콘드리아가 ‘도넛 모양’으로 변한 뒤 작은 미토콘드리아 조각 형태로 세포 밖으로 분비되고 주변 골전구세포가 조골세포로 분화하도록 돕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 교수 연구팀은 조골세포 미토콘드리아에서만 녹색 빛을 내는 생쥐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이를 통해 살아 있는 세포 안에서 미토콘드리아의 위치와 움직임, 형태 변화를 실시간으로 관찰할 수 있었다. 기존에는 뼈 조직에서 세포를 추출하면 여러 세포가 섞여 조골세포만 정밀하게 분석하기 어려웠지만 이 모델을 통해 연구의 정확성과 재현성을 높였다.

이 교수는 “처음에는 미토콘드리아가 세포 안에서만 작용한다고 생각했지만 골조직 분석 과정에서 미토콘드리아 성분이 예상보다 많이 검출되는 것을 보고 골형성 과정에서 세포 밖으로 분비될 수 있다는 가설을 세웠다”고 설명했다. 이어 “처음에는 실험 오류를 의심할 만큼 파격적인 결과였지만 여러 방법으로 반복 검증하며 미토콘드리아의 외부 분비와 골형성 촉진 기전을 확신하게 됐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조골세포에서 분비된 미토콘드리아를 손상된 뼈 부위에 이식했을 때 골전구세포의 분화가 촉진되고 뼈 재생 속도가 빨라진다는 점도 확인했다. 이는 미토콘드리아가 단순히 세포 안에서 에너지를 만드는 기관을 넘어 세포 간 신호 전달과 조직 재생을 유도하는 ‘핵심 촉진자’로 작용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번 성과는 고령화사회에서 의미가 크다. 골다공증과 골감소증·골절 등 골질환 환자가 늘고 있지만 현재 치료제 상당수는 뼈가 깎이는 속도를 늦추는 골흡수 억제 방식이다. 중요한 치료 전략이지만 이미 약해진 뼈를 다시 튼튼하게 만드는 데는 한계가 있고 장기 복용 시 드물게 부작용 우려가 있어 일정 기간 약물을 중단하는 ‘휴지기’가 필요할 수 있다.

반면 이 교수가 제안한 미토콘드리아 기반 치료는 뼈 형성을 직접 촉진하는 방식이다. 조골세포 유래 미토콘드리아를 활용해 손상된 부위에서 새로운 뼈가 재생되도록 유도하는 데 초점을 둔다. 이 교수는 “골다공증 치료의 방향이 뼈가 더 나빠지지 않도록 막는 ‘억제’에서 손상된 뼈를 회복시키는 ‘적극적 재생’으로 전환될 수 있다”며 “골절 후 회복이 늦거나 수술 후 뼈가 잘 붙지 않는 환자에게도 새로운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미토콘드리아 기반 치료제 기술과 관련해 국내외 특허도 확보했다. 한국과 미국에서 총 6건의 특허를 등록했고 11건을 출원했다. 또한 지난해에는 세계 미토콘드리아 연구자들이 참여한 국제 컨센서스 리포트 작성에도 국내 연구자로는 유일하게 워킹그룹에 참여했으며 그 결과가 ‘네이처 메타볼리즘’에 발표됐다.

사진 설명 추가 예정
사진 설명 추가 예정

치과의사 출신인 이 교수는 임상 현장에서 마주한 질문이 기초연구로 이어졌다고 말한다. 환자마다 치료 반응과 회복 속도가 다른 이유를 알고 싶다는 의문이 세포와 유전자 수준의 연구로 확장됐다는 것이다. 그는 “임상과 기초연구는 서로 다른 길이 아니라 하나로 연결된 과정”이라며 “현실적인 고민에서 출발한 연구가 다시 환자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돌아가는 선순환을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앞으로 뼈뿐 아니라 다양한 조직에서 미토콘드리아의 역할을 규명하고 미토콘드리아 기반 치료의 학문적 지평을 넓혀갈 계획이다. 그는 “궁극적으로는 근골격계 질환 치료 방식을 바꾸는 데 기여하고 싶다”며 “단순히 질환의 진행을 늦추는 것을 넘어 손상된 조직을 회복시키는 치료가 보편화되는 시대를 여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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