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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 급팽창 속 LP 평가는 뒷걸음…‘C등급’ 증권사 급증

C등급 2곳→7곳…2020년 이후 최대

테마·액티브 확대에 LP 헤지 부담 가중

괴리율 공시 88%↑…가격 형성 기능 흔들

입력 2026-05-06 17:46

지면 20면
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 뉴스1
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 뉴스1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450조 원에 육박하며 몸집을 빠르게 불리는 가운데 유동성공급자(LP) 역할을 수행하는 증권사들의 평가 등급은 오히려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거래 대금과 상품 수가 동시에 증가하는 구조 속에서 호가 관리 난도가 높아지며 가격 형성 기능에 균열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LP 평가를 받은 국내 26개 증권사 중 C등급을 받은 곳은 이전 분기(2곳) 대비 5곳 증가한 7곳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0년 2분기 이후 최대 수준으로 LS·DB·IBK·iM·대신·유안타·하나증권 등이 이름을 올렸다. 대부분(18개사)은 B등급을 받았으며 부국증권이 유일하게 3분기 연속 A등급에 이름을 올렸다.

LP는 ETF 거래에서 매수·매도 호가를 제시해 시장가격과 순자산가치(iNAV) 간 괴리를 줄이는 역할을 맡는다. 거래소는 의무 이행도(40%), 적극성(20%), 평균 스프레드(20%), 평균 호가 수량(20%) 등을 기준으로 매 분기 평가를 실시한다. 이를 종합해 증권사별 LP 성과를 A(매우 우수), B(우수), C(보통), F(미흡) 등 4단계 등급으로 구분한다.

ETF 시장이 급팽창하는 과정에서 LP의 부담이 빠르게 커진 점이 등급 하락의 배경으로 지목된다. 최근 테마형·액티브 ETF가 급증하면서 기초자산 가격 산출 구조가 복잡해졌고 이에 따른 헤지 비용 역시 상승했다. 거래량이 적은 상품까지 동시에 관리해야 하는 상황에서 증권사 입장에서는 리스크 대비 수익성이 떨어지며 호가 제시가 소극적으로 변했다는 평가다.

실제로 올해 1분기 ETF 괴리율 초과 공시는 총 1359건으로 전년 동기(723건) 대비 88% 증가했다. 거래 규모 확대와 더불어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해 원유 ETF 등에서 변동성 구간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가격 형성을 담당하는 LP의 대응 부담이 확대됐고 급격한 시세 변화 국면에서 조정 속도가 이를 따라가지 못한 셈이다.

이달 22일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까지 예고되면서 LP의 부담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개별 종목 변동성을 2배로 추종하는 구조 특성상 헤지 난도와 변동성 리스크가 동시에 높아진다는 점에서다. 업계에서는 증권사들이 모든 ETF에 균일하게 대응하기보다 수익성이 높은 상품을 중심으로 참여하는 ‘선별적 호가 제공’ 경향이 강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LP 기능 약화는 직접적인 투자자 피해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호가가 충분히 제시되지 않을 경우 ETF 시장가격과 순자산가치 간 괴리가 확대돼 투자자가 실제 가치보다 높은 가격에 매수하거나 낮은 가격에 매도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시장의 외형 성장과 유동성 공급 인프라 간 괴리가 확대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ETF 업계에서 증권사 LP 시장으로 이동하는 인력은 외려 늘고 있는 추세”라며 “그럼에도 증시 규모와 변동성이 커질 때마다 이를 떠받치는 유동성 공급 체계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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