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충격 이달부터”…고물가 고삐부터 단단히 좨야
입력 2026-05-07 00:05
중동발(發) 고유가에 따른 경제 충격파가 본격화할 시점이 가까워졌다는 진단이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에 의해 제기됐다.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에 참석 중인 구 경제부총리는 5일 기자간담회에서 “중동 전쟁이 경제에 치명적인 정도로 장기화하는 기준 시점을 3개월 정도로 보고 있는데 거의 다 돼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란 전쟁의 장기화가 성장률과 물가·재정 등을 동시에 압박하며 경제 충격이 본격화하는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는 의미다.
중동발 고유가 후폭풍은 당장 소비자물가 급등으로 현실화하고 있다. 국가데이터처가 6일 발표한 4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19.37로 전년 동월 대비 2.6% 올랐다. 이는 2024년 7월의 2.6% 이후 21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 폭이다. 석유류 물가가 21.9% 뛰며 전체 물가를 0.84%포인트 끌어올렸고 공업 제품도 3.8% 오르며 3년 2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문제는 고물가가 일시적인 현상에 그치지 않고 구조적으로 고착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는 이날 물가상황점검회의에서 “석유류 가격이 높은 수준을 이어가는 가운데 농축수산물 가격의 기저 효과가 더해지면서 5월 물가는 4월보다 오름폭이 더 클 것”이라고 우려했다. 호르무즈해협의 긴장으로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선을 넘나드는 상황이 길어질 가능성이 짙다. 고유가 장기화는 기업의 생산 비용을 높여 수익성을 악화시키고 가계의 실질소득 감소와 내수 위축을 야기하는 등 경제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재정경제부는 이날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과 유류세 인하로 4월 물가 상승률을 1.2%포인트 낮췄다고 자평했다. 하지만 고유가와 같은 대외 변수로 인한 비용 상승을 이 같은 단기 대책만으로 해결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또 물가 안정 문제가 다급해진 한은이 금리 인상 시그널을 보내는 상황에서 정부 목표치인 2.0% 성장률에 집착하는 것은 시장에 혼선을 줄 우려가 크다. 정부는 물가 불안 문제에 보다 높은 경각심을 갖고 한은과 긴밀한 정책 공조에 나서야 한다. 고물가의 고삐를 단단히 조이지 않으면 경제도 민생도 크게 흔들릴 수 있다.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 서울경제신문,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많이 본 뉴스
오늘의 연재
더 많은 연재오늘의 이슈
더 많은 이슈-
237개
-
1,488개
-
340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