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천피’ K증시, 글로벌 핵심시장으로 도약하려면
입력 2026-05-07 00:05
코스피가 6일 6.4%나 폭등하며 ‘꿈의 7000선’을 단숨에 넘어섰다. 6000선을 돌파한 지 불과 47거래일 만에 7384.56포인트까지 파죽지세로 상승했다. 외국인의 강한 매수에 삼성전자가 14% 급등해 ‘시가총액 1조 달러’ 반열에 올랐고 SK하이닉스도 10% 치솟아 시장을 견인했다. 코스피는 지난해 75.5% 상승한 데 이어 올해도 벌써 75.3%에 달하는 수익률을 기록해 전인미답의 길에 들어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랠리를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따른 일시적 훈풍으로만 여기기에는 흐름이 예사롭지 않다. 특히 한국 자본시장의 고질적 걸림돌이었던 낡은 규제의 빗장이 풀리기 시작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대표적인 변화가 9년 만에 실질적 기능을 회복한 ‘외국인 통합 계좌’ 활성화다. 해외 투자자들이 국내 증권사에 일일이 계좌를 개설해야 했던 번거로움이 사라지고 암호화된 식별 번호를 통한 거래가 가능해지면서 진입 장벽이 낮아졌다. 서학개미들이 미국 주식을 쇼핑하듯 ‘미국 개미’들도 K주식을 손쉽게 살 수 있는 고속도로가 뚫린 셈이다.
시총(코스피·코스닥) 6730조 원으로 영국을 제치고 세계 8위권에 올라선 K증시는 투자 편의성이 글로벌 스탠더드에 한 발짝 더 가까워졌다. 하지만 치솟는 지수에 취해만 있을 때가 아니다. 커진 덩치만큼 관련 제도 역시 선진화해 글로벌 중심지로 도약해야 한다. 거래 규칙의 일관성, 세제의 예측 가능성, 그리고 기업 지배구조의 투명성이라는 삼박자가 갖춰질 때 비로소 장기 자금이 국내 증시로 유입된다.
냉정한 관점에서 K증시는 여전히 갈 길이 멀다. 허용과 금지를 반복하며 신뢰를 잃었던 공매도 정책, 선진국 대비 짧은 거래 시간 등 해결해야 할 숙제가 많다. 증권거래세 부담과 배당에 대한 이중 과세 논란 등 시장 활력을 저해하는 장애물도 하나둘이 아니다. 거래세의 단계적 폐지와 배당소득세 완화, 장기 보유 세제 혜택 강화 등 세제 개편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유동성은 언제든 빠져나갈 수 있다. 무엇보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영원할 수 없음을 직시해야 한다. 그래도 반도체 호황이 밀어올린 유동성을 발판 삼아 증시 제도를 선진화한다면 코스피 7000은 거품이 아닌 구조적 재평가의 시작점이 될 수 있다. 지금이야말로 한국 증시를 명실상부한 글로벌 핵심 시장으로 탈바꿈시킬 절호의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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