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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34년만에 中 가전 철수 공식화… “반도체·모바일로 선택과 집중”

현지 직원·거래처에 공지

TV·가전 판매 접고 조직 축소

한때 지펠·보르도 브랜드 인기

사드 갈등·애국 소비에 밀려

“심계천하 등 모바일 사업 지속”

수정 2026-05-06 20:51

입력 2026-05-06 19:19

지면 13면
2020년 가동 중단된 삼성전자의 중국 톈진 TV 공장. 연합뉴스
2020년 가동 중단된 삼성전자의 중국 톈진 TV 공장. 연합뉴스

삼성전자(005930)가 중국에서 34년 만의 TV·가전 사업 철수 계획을 공식화했다. 회사는 부진했던 해당 사업을 떨쳐내고 대신 반도체와 모바일 제품 판매의 확대를 꾀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추진할 방침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중국 법인 ‘삼성 차이나 인베스트먼트 코퍼레이션(SCIC)’은 이날 임직원 설명회를 갖고 TV·가전 사업을 철수한다고 공지했다. 이어 현지 거래처들에게도 이 같은 사실을 안내하기 시작했다. 최근 외신을 통해 제기된 중국 TV·가전 사업 철수설이 공식화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이를 통해 중국에서 TV·가전 판매를 중단한다. 남은 사업인 의료기기·모바일·반도체 판매는 유지한다. SCIC는 TV·가전·의료기기를 담당하는 소비자가전(CE)과 모바일 제품을 담당하는 모바일경험(MX) 사업부로 구성된다. 이 중 CE가 의료기기 관련 조직만 남긴 채 대폭 축소되는 것이다.

중국 내 생산거점인 쑤저우 공장 수출용으로 기존 TV·가전 생산을 계속할 방침이다. 반도체 공장 역시 차질없이 운영된다. 현지 연구개발(R&D) 조직 역시 지속 운영될 예정이라고 삼성전자는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조치가 중국 사업의 선택과 집중 전략의 일환이라고 강조했다. 회사는 “급변하는 대내외 경영환경을 고려해 중국 본토에서 사업을 재편하기로 했다”며 “특히 갤럭시 인공지능(AI)을 앞세워 중국 소비자들에게 최고의 모바일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할 예정이며 ‘심계천하’ 같은 특화 스마트폰과 서비스를 지속 선보이겠다”고 했다.

삼성전자의 중국 TV·가전 시장 철수는 1992년 한중 수교를 계기로 진출한 지 34년 만이다. 삼성전자는 1994년 톈진 TV공장 가동에 들어가 컬러TV를 양산했고 이듬해에는 쑤저우 생산 법인도 설립했다.

삼성전자는 2000년대 들어 2002년 당시 일반 냉장고의 10배 가격이었던 최초의 양문형 냉장고 ‘지펠’ 등을 통해 현지 프리미엄(고급형) 가전 시장을 적극 선점했다. 2006년에는 액정디스플레이(LCD) TV ‘보르도TV’를 연간 300만 대 판매하며 중국 TV 시장 1위에 등극했다. 2010년대 초에도 초고화질(UHD) TV 등으로 점유율 우위를 점했고 특히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등을 통한 한류 열풍에 힘입어 인기를 누렸다. 한류 배우 전지현을 광고모델을 쓰며 ‘전지현 냉장고’라는 별칭을 얻은 셰프컬렉션이 대표적이다.

다만 2014년 샤오미가 TV 시장에 진출했고 2017년에는 사드 갈등으로 중국 내 한국 제품 불매 운동이 거세지면서 삼성전자도 부진을 겪기 시작했다. 중국 소비자들이 자국산 제품을 애용하는 ‘애국 소비’ 열풍으로 이어지며 샤오미는 물론 TCL·하이센스 등 현지 강자들이 등장했다. 점유율을 뺏기기 시작한 삼성전자는 2020년 톈진 TV 공장의 문을 닫았고 이번에는 아예 판매 사업을 접는 결정까지 내리게 됐다.

중국 시장조사업체 런투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TV 시장에서 하이센스·TCL·샤오미 등 현지 업체들이 점유율 94.1%를 차지한 반면 삼성전자를 포함해 소니·필립스·샤프 등 외국 기업들은 합산 출하량 100만 대, 점유율로는 3%에 그쳤다. 또다른 시장조사업체 AVC 레보는 지난해 중국 생활가전 시장에서도 메이디·하이얼 등 현지 업체가 시장 점유율 62%를 장악했을 것으로 추산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역시 중국 시장 점유율이 1%에 그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가전과 달리 프리미엄폰을 중심으로 사업 투자를 꾸준히 강화해나간다는 방침을 정했다. 스마트폰이 인공지능(AI)을 탑재한 AI폰으로 다시 한번 진화하고 있는 만큼 ‘갤럭시 S26’ 시리즈 등을 통해 기술력 경쟁을 벌이면 승산이 있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중저가 제품에 집중해온 일부 중국 제조사들이 최근 칩플레이션(반도체 가격 급등) 영향으로 올해 출하량을 줄이거나 아예 스마트폰 사업을 접는 일이 발생한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원가 부담이 덜한 삼성전자가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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