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허 신청 하루 900건 돌파…양도세 중과 앞두고 막판 급매 몰렸다
4일 하루에만 919건…4월 평균 비교 두배 수준
수정 2026-05-07 07:26
입력 2026-05-07 07:23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시점이 다가오면서 서울 부동산 시장에서 막판 거래가 급증하고 있다. 토지거래허가 신청 건수가 하루 만에 900건을 넘어서는 등 절세를 위한 매도 움직임이 집중되는 모습이다. 다만 중과 시행 이후에는 매물 감소와 거래 위축 가능성이 거론되는 가운데, 정부가 검토 중인 비거주 1주택자 관련 정책이 향후 시장 흐름의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6일 새올 전자민원창구에 따르면 전날 기준 5월 서울 토지거래허가 신청 건수는 총 919건으로 집계됐다. 연휴 기간을 감안하면 사실상 4일 하루 동안 접수된 물량이다. 이는 4월 하루 평균 신청 건수인 462건과 비교해 약 두 배 수준이다.
서울 토지거래허가 신청은 최근 몇 달간 꾸준히 증가세를 보여왔다. 2월 5138건에서 3월 8550건, 4월에는 1만165건까지 늘었다. 당초 다주택자가 양도세 중과를 피하려면 4월 중순까지 허가 신청과 계약 절차를 마쳐야 했기 때문에 지난달 하순부터는 신청 증가세가 다소 주춤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정부가 5월 9일까지 토지거래허가만 신청해도 양도세 중과 대상에서 제외하겠다고 밝히면서, 매도를 고민하던 집주인들이 다시 거래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역별로는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낮은 중저가 아파트 밀집 지역에 신청이 몰렸다. 노원구가 102건으로 가장 많았고 송파구(60건), 구로구(55건), 은평구(52건), 강서구(51건) 등이 뒤를 이었다.
거래가 살아나면서 시장에 남아 있는 매물은 빠르게 줄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기업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7만133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3월 21일 기록한 8만80건 대비 약 1만 건(12.42%) 감소한 수준이다. 신규 매물 공급은 제한적인 반면 가격 조정이 이뤄진 기존 매물이 빠르게 거래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현장에서는 호가를 낮춘 급매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노원구 상계동 ‘상계주공10단지’ 전용 58㎡는 지난 주말 최초 호가보다 2000만 원 낮은 6억6000만 원에 거래됐다. 동일 면적은 지난 2월 6억9500만 원에 계약된 바 있다. 단지 내 A중개업소 관계자는 “마감 기한이 임박하면서 매도자가 먼저 1000만 원가량 가격을 낮췄고, 이후 추가 협상을 거쳐 다시 1000만 원을 조정하면서 거래가 체결됐다”며 “실거래가 수준이거나 다소 저렴한 매물 위주로 계약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송파구 잠실동 ‘트리지움’ 일대도 비슷한 분위기다. B중개업소 관계자는 “새로운 매물이 크게 늘어나는 상황은 아니지만 최근에는 실거래가보다 5000만~1억 원 낮춘 가격에 거래되는 사례가 있다”며 “매도자들이 가격 협상에 적극적으로 응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직전까지 거래가 몰릴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기존 매물 가운데 추가 가격 조정 사례가 나오고 있고 이를 노린 막판 수요도 유입되면서 토지거래허가 신청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장소희 신한프리미어 패스파인더 부동산전문위원도 “실질적으로는 8일까지 신청을 마쳐야 하는 만큼 매도가 시급한 경우 가격을 낮춰서라도 거래를 성사시키려는 움직임이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중과 시행 이후에는 다시 매물 감소 흐름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도 나온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다주택자 급매물은 대부분 정리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보이며 앞으로는 매물이 줄거나 시장이 숨 고르기에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며 “서울 아파트 가격은 강보합 또는 상승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거래량 자체는 줄 수 있지만 서울 외곽 전세 수요 일부가 매수로 전환되는 흐름은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정부가 매물 잠김 현상을 우려하며 보완책을 검토 중인 만큼 시장 방향을 단정하기는 이르다는 시각도 있다. 특히 비거주 1주택자 정책 변화 여부가 중요한 변수로 거론된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4일 기자간담회에서 “비거주 1주택자가 세입자 문제로 매도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있다”며 “일정 기간 매도를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또 장기보유특별공제와 관련해 투자·비거주 목적 1주택자에 대한 세제 혜택 조정 가능성도 언급했다.
남 연구원은 “서울 내 비거주 1주택자가 약 83만 가구로 추정되는 상황에서 세제 혜택 축소와 세입자가 있는 주택의 실거주 유예 정책이 함께 시행될 경우 새로운 매물이 시장에 나올 가능성이 있다”며 “비거주 1주택자 물량을 중심으로 시장에 새로운 흐름이 형성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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