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자 크기 설정

    • 보통

    • 크게

    • 아주 크게

건보료 부정회피 적발되면 최대 6년치 추징한다

국회, 건보법 개정안 통과

“보험료 부과 사각지대 해소”

입력 2026-05-07 09:15

연합뉴스
연합뉴스

앞으로 허위 취업이나 자격 조작 등으로 건강보험료를 부정하게 회피하다 적발될 경우 최대 6년 전 보험료까지 한꺼번에 추징될 전망이다. 그동안 법적 근거 부족으로 3년이 지난 보험료는 사실상 부과가 어려웠지만 이번 법 개정으로 건강보험료 부과 체계의 사각지대가 보완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7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국회 본회의에서는 국민건강보험법 및 노인장기요양보험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개정안은 공포 후 6개월이 지난 시점부터 시행된다.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이 대표 발의한 이번 개정안은 건강보험료를 부과할 수 있는 법정 기한인 ‘부과제척기간’을 명문화한 것이 핵심이다. 제척기간은 국가나 공공기관이 일정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법정 기간이다. 기간이 지나면 보험료를 부과할 권리 자체가 소멸한다.

그동안 건보공단은 보험료를 걷는 권리인 징수권에 대해서만 3년의 소멸시효를 적용해왔다. 보험료를 매기는 권리인 부과권에 대해서는 별도 규정이 없어 대법원 판례에 따라 징수 시효와 동일한 3년을 적용해왔다.

문제는 이를 악용한 사례가 적지 않았다는 점이다. 실제 A사업장은 직장가입자가 없음에도 4명이 근무하는 것처럼 허위 신고해 보험료를 줄여 내다가 7년 만에 적발됐다. 공단은 허위 취득자 4명에게 총 8415만 원의 지역보험료를 부과해야 했지만 현행 기준상 최근 3년치인 약 3489만 원만 부과할 수 있었다. 나머지 약 4926만 원은 제척기간 문제로 사실상 징수가 불가능했다.

개정안은 이런 문제를 막기 위해 부과제척기간을 원칙적으로 3년으로 하되 속임수나 부정한 방법으로 보험료를 회피한 경우에는 6년까지 연장하도록 했다. 부정 수급이나 허위 자격 취득 등에 대한 제재를 강화한 셈이다.

소송이나 행정심판 결과에 따라 보험료를 다시 산정해야 하는 경우를 위한 특례 규정도 신설됐다. 판결이나 결정이 확정된 날부터 1년 이내에는 보험료를 재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통상임금 소송처럼 수년간 재판이 이어지며 공단이 승소하고도 보험료를 부과하지 못했던 문제도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근로자 상여금의 통상임금 인정 여부를 둘러싼 소송에서는 지연에 따른 건강보험 재정 손실이 300억 원 이상으로 추산되기도 했다.

노인장기요양보험료 산정 방식도 명확해진다. 장기요양보험료는 건강보험료에 일정 비율을 곱해 계산하지만 지금까지는 소수점 처리 기준이 없어 현장 혼선이 있었다. 개정안은 소수점 이하 다섯째 자리에서 반올림하도록 기준을 명시했다.

건보공단 관계자는 “4대 사회보험 가운데 제척기간이 법률로 명확히 도입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보험료 부과 과정의 사각지대를 줄이고 제도 형평성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 서울경제신문,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광고삭제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