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요즘 누가 폰으로 사진 찍나요”…일본까지 가서 ‘디카’ 사오는 MZ들
스마트폰 피로감에 MZ, 디카로 눈 돌렸다
2024년 출하량 7년 만에 반등, 회복세
흐릿함이 감성…중고 모델 가격도 10배 뛰었다
입력 2026-05-07 10:25
출근길에서도, 퇴근길에서도. 온·오프라인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다양한 이슈를 풀어드립니다. 사실 전달을 넘어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인 의미도 함께 담아냅니다. 세상의 모든 이슈, 풀어주리! <편집자주>
스마트폰 카메라에 지친 MZ세대가 디지털카메라(디카)로 눈을 돌리고 있다. 한때 스마트폰에 밀려 사라질 뻔했던 디카가 ‘빈티지 감성’을 무기로 되살아나는 흐름이다.
MZ가 이끄는 디카 반등…39세 이하가 46%
6일(현지시간) 일본정부관광국(JNTO)과 일본 가전 양판점 빅카메라에 따르면, 지난해 9월~올해 2월 면세 매출에서 카메라가 12.8%를 차지했다. 이·미용 가전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비중이다. 엔저로 가격 부담이 낮아진 상황에서 일본 여행이 디카 구매의 실질적인 통로로 굳어지고 있는 셈이다.
이날 아사히신문과 일본 카메라영상기기공업회에 따르면 일본 내 디카 출하량은 2023년 91만대로 전성기인 2008년(1111만대)의 10분의 1 아래로 쪼그라들었다가, 2024년에는 101만대로 7년 만에 반등했다. 시장 회복을 견인한 건 39세 이하 구매자로, 2024년 기준 전체의 46%를 차지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처럼 MZ세대가 디카에 눈을 돌리게 된 배경에는 스마트폰 카메라에 대한 피로감이 자리하고 있다. 아이폰17 후방 카메라는 4800만화소, 갤럭시S25 광각 카메라는 5000만화소에 달하지만, 지나치게 선명한 사진이 오히려 개성 없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반면 디카 특유의 노이즈, 색 번짐, 과다 플래시 같은 요소들은 ‘자연스러운 흐릿함’을 구현한다는 이유로 오히려 감성 포인트로 재평가되고 있다.
니콘의 ‘쿨픽스’를 애용하고 있다는 직장인 A씨(29·여)는 “기능이 뛰어나다고는 할 수 없지만 Y2K 특유의 핀터레스트 감성과 딱 맞아떨어지고, 디카 자체 디자인도 귀엽다”며 “디카를 들고 있는 내 모습을 스마트폰으로 다시 찍을 수 있다는 것도 매력이고, 불편함을 감수하면서까지 디카를 쓰는 건 결국 그 감성 때문인 것 같다”고 전했다.
뉴진스 ‘디토’가 불 지펴…중고 모델 가격 10배 껑충
이 같은 디카 열풍에 불을 지핀 건 뉴진스의 2023년 뮤직비디오 ‘디토’(Ditto)였다. 레트로 디카 감성이 담긴 영상이 반향을 일으키면서 K팝 스타들 사이에서도 디카 사진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는 문화가 번졌다.
20~30년간 서랍 속에 잠들어 있던 구형 기기를 꺼내 드는 이들도 늘었다. 진입 장벽도 낮다. 가성비 제품은 2만~5만원대면 구할 수 있고, 성능이 다소 떨어지는 점이 오히려 빈티지 느낌을 극대화한다며 일부러 찾는 이들도 생겼다.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 ‘빈티지 디카’를 검색하면 10만원대 후반부터 40만원대 후반 매물까지 나오며, 희귀 모델이나 연예인 사용 제품은 출고가를 넘어서기도 한다.
대학원생 B씨(28·남)는 “솔직히 가볍고 휴대성만 따지면 스마트폰이 훨씬 낫다”면서도 “여행 중 길을 찾느라 배터리가 빨리 닳는 상황에서 디카로 찍으면 폰 배터리를 아낄 수 있고, 요즘은 디카에서 폰으로 사진을 옮기는 것도 잘 돼 있어서 생각만큼 불편하지 않다”고 밝혔다.
스티커 붙이고 스트랩 달고…‘디꾸’까지 번진 열풍
디카 열풍은 ‘꾸미기’ 문화로도 번지고 있다. 디카 본체에 비즈 스티커나 마스킹테이프를 붙이고 스트랩을 다는 ‘디꾸’(디카 꾸미기)·‘카꾸’(카메라 꾸미기)가 새로운 취미로 자리를 잡았다.
엑스(X)에는 “지나가는 길에 들른 문구점에서 스티커 팔길래 디카꾸미기 했어염”(JU***), “카꾸할 수 있는 모델로 구매해서 우여곡절 끝에 연분홍 도트로 스킨 바꿨는데 정말 마음에 들어”(bu***) 등의 글이 잇달아 올라오고 있다.
대학생 C씨(22·여)는 “처음엔 사진 찍으려고 샀는데 꾸미는 재미에 빠졌다”며 “스티커 붙이고 스트랩 바꾸고 나면 세상에 하나뿐인 내 카메라가 된 느낌”이라고 했다.
“부어라 마셔라 촌스러워요” MZ세대가 엎은 술잔이 아파트 이름까지 바꾸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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