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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기 규제, 발상의 전환 어떨까

메건 매카들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

총기 소유자에 맞서지 말고 협력 모색

권총 대신 장총 구매 돕는 것도 방법

참신한 발상, 총격 줄일 정책 이끌수도

수정 2026-05-08 05:00

입력 2026-05-08 05:00

지면 31면

미국은 지난 수십 년간 총기 구매를 억제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시도했다. 그 같은 노력에도 시중에는 수억 정의 총기가 풀렸다. 총기 살인율도 인구 10만 명당 4.7명에 달한다. 어쩌면 우리는 문제의 본질을 잘못 짚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총기 구매의 문턱을 높이는 대신 더 파격적인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바로 사람들이 권총 대신 장총을 구매하도록 돕는 것이다. 이는 브래들리 셔피로, 사라 드랑고, 사라 모샤리 등 세 명의 경제학자가 발표한 논문의 내용이기도 하다.

논문 저자들은 단순하면서도 정확한 전제를 제시했다. 첫째, 권총이 장총보다 훨씬 더 큰 피해를 낳는다. 권총은 전체 총기 폭력 사건의 90%에 사용되며 수많은 자살 사건의 도구가 된다. 사람들이 권총을 가장 많이 소유하는 것은 휴대와 은닉이 쉽기 때문이다.

둘째, 총기 구매자의 주된 목적은 가정의 안전이다. 이는 장총으로도 충분히 달성 가능하다. 따라서 휴대가 불편한 장총이 권총의 자리를 대체한다면 총기 소유자가 순간적인 분노나 절망에 빠졌을 때 돌이킬 수 없는 비극이 발생할 확률을 크게 낮출 수 있다.

그렇다면 정부가 생애 최초 총기 구매자에게 권총 대신 장총을 선택하도록 보조금을 지급한다면 어떨까. 이는 구체적인 정책 제안이라기보다 일종의 ‘사고 실험(thought experiment)’에 가깝다. 논문 저자들은 가장 이상적인(비현실적인) 조건에서 이 같은 방식은 최대 15억 달러의 예산으로 연간 275명의 사망자를 막을 수 있다고 추산했다. 물론 현실적인 조건에서는 예방 효과가 그보다 낮거나 아예 없을 수도 있다. 게다가 많은 비용이 투입되고 시행 과정의 난관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가 이 논문에 주목해야 하는 것은 총기 정책에 대해 ‘생산적 관점’을 제시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총기 정책은 규제 지지자와 총기 소유자 간의 팽팽한 줄다리기다. 극단적 대립은 문제 해결에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 총기 폭력은 사회 전반을 좀먹는 재앙이다. 사람들은 총격의 공포 때문에 외출을 꺼리거나 걷는 대신 택시를 타는 등 값비싼 대안을 선택하고, 이는 도시 기능을 악화시킨다. 경찰 역시 총격 위험에서 벗어나기 위해 선제적이고 공격적인 진압을 선택하고, 치안 유지는 더욱 어려워진다. 무엇보다 수많은 무고한 생명이 희생된다. 사회는 마땅히 이 같은 피해를 줄여야 할 책임과 이해관계가 있다.

우리는 지금까지 총기 소유 자체를 어렵게 만드는 데 매달렸지만 뚜렷한 한계에 부딪혔다. 작정하고 범죄를 저지르려는 사람들을 빈틈없이 막아낼 규제 입법이 까다롭고, 때로는 위헌 소지까지 있다는 점이 현실적 과제였다. 정치적 딜레마도 있다. 규제 정책의 비용을 떠안는 총기 소유자들은 오직 ‘총기 권리’ 하나만 보고 표를 던지는 유권자의 성향이 강하다. 반면 총기 규제 지지자들에게 이 문제는 진보 진영의 여러 의제 중 하나일 뿐 최우선순위가 아닌 경우가 많다. 그래서 미국인 대다수가 강력한 규제를 지지함에도 불구하고 총기에 대한 접근성 제한 정책은 번번이 정치적 문턱을 넘지 못하고 좌초된다.

앞서 언급한 논문은 이 같은 소모적인 논쟁을 벗어나 오직 ‘피해 감소(harm reduction)’의 실용적 관점에서 접근했다. 이는 마약 중독자를 위한 ‘안전 주사 시설(safe injection sites)’의 개념과 유사하다. 약물을 끊을 때까지 중독자들을 압박하는 방법은 효과가 없기 때문에 차라리 그들의 ‘위험한 취미’를 최대한 덜 위험하게 만들자는 취지다. 그러나 마약 안전 주사 시설의 지지자들은 이 같은 방법을 혐오할 가능성이 높고 반대자들 역시 마찬가지다. 대중은 마약과 총기에 대해 확고한 도덕적 잣대를 갖고 있다. 자신이 혐오하는 대상을 덜 위험하게 하는 타협적 정책 대신 세상에서 아예 없애버리는 근본적 정책을 원한다.

대중의 희망대로 마약이 줄고 총기가 사라진다면 미국은 분명히 더 살기 좋은 곳이 될 것이다. 다만 개인의 자유에 대한 막대한 희생 없이 그 목표에 도달할 구체적인 해법이 보이지 않는다. 그런 측면에서 총기 소유를 주장하는 이들과 맞서지 않고 협력하자는 의견은 매우 참신하다. “총기 구매자들이 수용할 만한 정책(Firearm policy buyers would accept)”이라는 논문의 제목은 그 핵심을 꿰뚫고 있다.

현실에서 정부가 국민에게 권총 대신 장총을 사라고 세금을 쥐여주는 일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이같이 ‘발상의 전환’을 한다면 더 실용적인 정책이 나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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