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자 크기 설정

    • 보통

    • 크게

    • 아주 크게

“서울시, 종묘 앞 재개발 영향평가 받아야” 국가유산청, 이행 명령

세운4구역 관련 첫 행정조치…SH와 종로구청에도 공문

“영향평가 및 검토 끝난 후에 사업시행 인가해야” 주장

청장·시장 만났으나 합의 불발…지선 앞두고 ‘속도전’도

수정 2026-05-07 18:25

입력 2026-05-07 14:12

서울 종로구 종묘(아래)와 세운4구역(왼쪽 위) 전경. 연합뉴스
서울 종로구 종묘(아래)와 세운4구역(왼쪽 위) 전경. 연합뉴스

국가유산청이 서울 종묘 앞 고층건물 재개발 사업에 대해 세계유산영향평가(HIA)를 받으라고 서울시에 이행을 명령했다. 세운4구역의 수정 재정비촉진계획을 둘러싸고 내려진 첫 행정적 조치다.

국가유산청은 전날 서울시와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 종로구청에 ‘세계유산 종묘와 그 역사문화 환경 보호에 필요한 조치 이행 명령’ 이름의 공문을 발송했다고 7일 밝혔다. 국가유산청은 먼저 세운4구역의 사업시행자인 SH에는 재개발 사업이 종묘에 미칠 영향을 평가받은 뒤 사업 계획을 보완하라고 명령했다. 또 서울시와 종로구청에는 세계유산영향평가와 검토 절차가 모두 끝난 뒤에 사업시행 인가 절차를 밟으라고 지적하며 필요한 조치를 이행할 것을 요구했다.

현행 국가유산기본법에 따르면 국가유산청장은 세계유산과 그 역사문화 환경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는 행위를 하는 자에게 보호에 필요한 조치를 할 것을 명할 수 있다.국가유산청이 종묘와 관련해 ‘세계유산영향평가’ 이행 명령을 명시한 공문을 보낸 건 처음이다.

국가유산청과 서울시, 종로구청 등은 오랜 논의 끝에 지난 2018년 종묘 맞은편 세운 4구역에 들어설 건물 높이 기준을 종로변 55m, 청계천변 71.9m로 협의해 확정한 바 있다. 하지만 서울시는 독자적으로 지난해 10월 30일 ‘서울시보’ 제4103호에 ‘세운재정비촉진지구 및 4구역 재정비촉진계획 결정(변경) 및 지형 도면’ 고시를 게재하고 종묘 앞 재개발 지역인 세운4구역의 건축 가능 최고 높이를 142m로 상향 조정한다고 발표했다.

그동안 국가유산청 허민 청장과 오세훈 서울시장이 직접 만난 것을 포함해 양측이 논의를 이어갔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즉 서울시가 본격적인 사업시행인가를 앞둔 상황을 고려해 ‘행정 명령’ 카드를 꺼내 든 것이다 서울시는 올해 3월 정비사업통합심의위원회를 열어 세운4구역 신규 사업을 ‘조건부 의결’로 결정했으며, 사업 계획을 최종적으로 확정하는 단계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도 시장 교체 여부가 결정되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속도를 내고 있는 상황이다. 인가를 획득한 뒤에는 사업 내용이나 계획을 변경하는 게 쉽지 않다는 것이 법조계의 중론이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지난달 이행 명령에 대한 내용을 사전 통지했으나, 서울시 측은 기존 입장만 반복했다”며 “서울시가 계속 어깃장을 보일 경우 집행정지 등 행정 처분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종묘 보존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20년 넘게 정체된 세운4구역 정비사업과 주민 권익 역시 중요한 행정 책임이라는 입장이다. 서울시는 국가유산청 공문에 대해 이날 오후 “시민 권익과 지방자치권을 중심으로 검토한 뒤 종묘 보존과 도심 정비가 공존할 수 있는 합리적 해법을 찾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국가유산청은 발굴 조사를 마치지 않은 상황에서 SH측이 허가 없이 세운4구역 부지에 최대 약 38m 깊이로 땅을 팠다며 지난 3월 경찰에 고발한 상태다.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 서울경제신문,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광고삭제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