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발전소 매각 제동…자회사와 거래도 멈춰
정부, 공기업 전략자산 처분 금지로
한전KPS에 요르단발전소 매각 중단
205조 부채 한전, 재무 개선 적신호
수정 2026-05-07 23:36
입력 2026-05-07 17:30
한국전력공사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추진하던 자회사 매각 작업이 모두 중단됐다. 정부가 공기업의 전략자산 매각을 금지하면서 자회사와의 거래마저 멈춰 섰다. 공기업 자산 매각을 금지한 것은 민영화 반대와 전략자산이 해외에 넘어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하지만 관련 조치로 자회사와의 거래조차 제동이 걸리면서 한전의 재무구조 개선 움직임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전은 요르단 알카트라나 가스복합화력발전소 자산 매각을 위해 자회사인 한전KPS와 협상을 진행했으나 추가 협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매각 주관은 EY한영이 맡았다. 입찰에는 한국수력원자력 등이 인수를 검토했으나 최종적으로는 한전KPS만 참여했다. 사실상 우선협상 대상자 지위로 모회사인 한전과 자회사인 한전KPS가 관련 논의를 진행한 것이다.
요르단 알카트라나 발전소는 당시 사업비만 4억 6100만달러(약 6400억 원)가 투입된 373㎿(메가와트) 규모의 가스 복합시설이다. 한전은 중간지주사인 알카트라나 홀드코를 통해 사업회사 ‘알카트라나 OpCo’ 지분 80%를 보유 중이다. 나머지 지분 20%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제넬이 가지고 있다.
모회사인 한전과 자회사인 한전KPS 간 거래가 중단된 것은 정부가 지난해 말 공기업의 지분 매각을 사실상 금지했기 때문이다. 자산 매각이 개별 부처·기관의 자체 전결로 추진되다 보니 졸속 매각이 발생할 여지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전반적으로 국회 통제를 강화하는 게 골자다. 이에 따라 300억 원 이상 매각은 국무회의를 거쳐 국회 상임위원회에 의무적으로 사전 보고해야 한다. 국가 전략자산이 해외에 매각될 수 있다는 점도 정책 취지 중 하나다.
자산 매각이 중단되면서 적자 규모를 축소하고 부채를 줄여야 하는 한전이 거대 암초를 만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전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은 97조 4345억 원, 영업이익은 13조 5248억 원으로 집계됐다. 산업용 요금 인상 등으로 전력 판매 가격이 오른 영향이다. 다만 한전은 2021년부터 2023년까지 3년 연속 누적 적자 규모가 40조 원을 넘었고 지난해 말 기준 한전 부채는 205조 7000억 원으로 이자비용만 하루 119억 원, 연간 4조 3000억 원을 지출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렸다.
이 같은 부채 규모 때문에 한전은 자산 매각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을 추진해왔다. 요르단 발전소뿐 아니라 필리핀 소재 석탄발전소 등 해외 자산 매각을 추진해왔지만 사실상 모든 자산의 매각 절차가 중단된 상황이다.
시장에서는 산업계를 중심으로 전기요금 인하 요구가 나오는 가운데 한전의 재무구조 개선은 자산 매각이 유일한 해법으로 꼽힌다.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전기요금이 인상된다면 한전의 수익 구조가 크게 개선되겠지만 현실적으로 정부가 전기요금을 인상하기는 어려워 보인다”며 “자산 매각의 길을 열어 한전의 재무 상태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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