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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은 기업금융, 저축銀은 가계...역할 분담이 대출 사각지대 해법

[韓 ‘금융 생태계’ 복원 시급]

獨, 은행·저축·협동조합이 3대축

지역금융이 ‘유니버설 뱅킹’ 담당

佛도 협동조합이 주담대 도맡아

은행과 먹거리 분담 금리 안정화

수정 2026-05-07 23:47

입력 2026-05-07 17:56

지면 9면

독일의 금융권은 상업은행과 저축은행·협동조합은행 3대 축으로 구성돼 있다. 상업은행은 대기업 금융과 투자은행(IB) 등의 업무를 맡고, 국내 대출은 저축은행과 협동조합은행이 담당하는 형태다. 이 중에서 슈파르카세는 공적 이익을 목표로 독일 국민에게 예금부터 대출·외환 등 모든 금융 서비스를 제공한다. 사실상 ‘유니버설 뱅킹’을 하고 있다. 독일 국민의 60% 가까이가 슈파르카세를 이용하는 배경이다.

지역마다 차이가 있지만 슈파르카세는 주택대출을 연 5% 안팎의 금리로 제공한다. 지역 내 예금을 받아 안정적인 부동산 대출을 취급하고 이를 바탕으로 개인과 ‘미텔슈탄트(중소기업)’에 여신을 공급한다. 이 선순환 구조가 지속되면서 촘촘한 금융 지원이 가능한 셈이다.

실제로 주택대출처럼 안정적인 수익 기반이 있으면 자영업자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거나 개인신용대출 금리 부담을 낮출 여지도 생긴다. 슈파르카세 같은 독일 저축은행의 기업대출은 약 78.5%가 장기 대출이다. 단기 대출 비중은 9.7%로 10%가 채 안 된다. 그만큼 지역 기업과 개인들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지역 금융기관이 예금·주택담보대출·중소기업대출을 함께 취급하는 유니버설 뱅킹 구조 속에서 거래 이력과 상환 능력을 장기간 살필 수 있다”며 “이러한 관계형 금융이 금리와 건전성을 함께 관리하는 기반이 된다”고 말했다.

프랑스의 상황도 비슷하다. 프랑스 3대 금융협동조합인 크레디아그리콜과 크레디뮈튀엘·BPCE는 2021년 프랑스 부동산 담보대출 시장에서 77.4%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저축은행과 상호금융권을 모두 더해도 11% 수준인 한국과는 차이가 크다.

스페인의 대형 신용협동조합인 유로카하루랄은 지난해 말 기준 대출 포트폴리오에서 주택 관련 대출 비중이 61.4%를 차지했다. 미국 최대 신용협동조합인 네이비페더럴도 2022년 주택담보대출 포트폴리오가 843억 달러로 담보대출 25억 달러, 신용대출 35억 달러를 크게 웃돌았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일본만 해도 가계대출의 경우 메가뱅크를 이용하지 않고 지역은행을 쓰는 이들이 많다”며 “지역 금융사들이 관계형 금융을 기반으로 선순환 구조를 확립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다만 슈파르카세 모델을 국내에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슈파르카세는 지방자치단체가 설립·감독 주체로 참여해 국내 저축은행·상호금융과 제도적 기반이 다르기 때문이다. 슈파르카세의 신용대출 역시 최고 15~17%대에 형성돼 있다. 2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한국도 공공 영역이나 지자체가 주도하는 금융기관을 별도로 설립하는 방안을 논의할 수는 있다”면서도 “인터넷은행의 사례에서 보듯 업권 간 역할 분담이 이뤄지지 않으면 새 기관을 만든다고 해도 다시 실패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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