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업계 “빅테크와 역차별”…“플랫폼 사업 길 열어야”
2026 한국신용카드학회 춘계세미나
여신전문업법, 비금융 사업 진출 제한
레버리지 배율 규제 개선 요구도
“생산적 금융·소비자 편익 확대 기대”
입력 2026-05-08 16:31
카드업계가 플랫폼·비금융 사업 진출을 위한 규제 완화 필요성을 제기했다. 기존 신용판매 중심 사업 구조만으로는 성장 한계에 직면한 가운데 여신전문업법과 자본 규제가 카드사의 신사업 투자 여력을 가로막고 있다는 문제 의식이 공유됐다. 업계는 규제 완화가 데이터 기반 맞춤형 금융 서비스 제공, 인공지능(AI) 활용 사업 확대로 이어져 소비자 편익 역시 높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8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2026 한국신용카드학회 춘계세미나’에서는 카드 산업 규제 완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잇따랐다. 이날 세미나는 한국신용카드학회가 주최하고 여신금융협회가 후원한 행사로 ‘소비자 후생 제고 및 생산적 금융 활성화를 위한 금융규제 완화’를 주제로 진행됐다.
채상미 이화여대 교수는 카드사의 플랫폼·비금융 사업 진출 제한이 산업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채 교수는 “빅블러(Big Blur) 시대에 금융·커머스·플랫폼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며 “빅테크는 간편결제로 금융 진출이 자유로운 반면 카드사는 여신전문업법상 제한으로 사업 확장에 제약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 카드사 사례를 들어 규제 완화 방향성도 제시했다. 채 교수에 따르면 비자(VISA)와 마스터카드(Mastercard), 아메리칸익스프레스(AMEX) 등 글로벌 카드사는 데이터 사업과 슈퍼앱 플랫폼, 핀테크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수익원을 다변화하고 있다. 그는 “여신전문업법 개정을 통해 빅테크와 카드사 간 비대칭 규제를 해소해야 한다”며 “자회사 요건과 건전성 가이드라인을 병행 제정하는 방안이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마이데이터 2.0과 생성형 인공지능(AI)이 카드사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카드사가 보유한 결제 데이터를 활용해 초개인화 금융 서비스와 소상공인 맞춤형 분석 서비스 등을 제공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채 교수는 “AI 기반 대안신용평가 모델 승인 절차를 간소화하는 방향으로 마이데이터 2.0 활용 기반을 넓힐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카드사의 중소기술기업 투자 기능 확대 필요성도 제기됐다. 김상봉 한성대 교수는 “해외 브랜드 카드사들은 보안·인증서비스·제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벤처캐피탈(VC)을 통한 투자 활동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며 “국내 역시 금산분리와 금융회사의 투자 관련 규제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신사업 확대를 위해서는 자본 규제 완화가 선행돼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서지용 상명대 교수는 레버리지 배율(총자산/자기자본) 규제 완화를 제언했다. 현재 금융당국은 카드사 레버리지 배율을 8배로 규제하고 있고 배당성향이 높으면 7배로 제한하고 있다. 서 교수는 “카드사의 레버리지 배율이 7배를 초과하게 되면 충당금 비율이 상승한다”며 “당장 수익을 내야 하는 쪽으로 자금이 쏠릴 수밖에 없어 카드론은 늘고 신규 투자 여력은 떨어지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 카드사의 레버리지 배율을 10배 수준까지 단계적으로 완화해야 한다고 봤다. 서 교수는 “선진국은 통상 비은행 카드사에 레버리지 12~20배를 허용하고 있다”며 “레버리지 배율을 확대하면 자금 조달 구조를 다각화하고 이자 비용을 절감해 생산적 금융으로 자금 이동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소비자 혜택 유지를 위해서도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장명현 여신금융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자금 조달 여건이 악화할 경우 무이자할부 혜택이 축소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제시했다. 그는 “무이자할부는 카드사 입장에서 비용이 수반되는 소비자 혜택”이라며 “가맹점 대금 선지급에 따른 자금 조달과 만기 불일치 관리가 필요하기 때문에 무이자 기간 단축이나 유상할부 전환 등 제공 조건이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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