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합형 AI 인재’ 육성 시급한데 낡은 제도가 가로막다니
낡은 교육제도에 가로막혀 미래형 인공지능(AI) 인재 육성이 차질을 빚고 있다. 8일 서울경제신문 보도에 따르면 서울대는 자유전공학부에 정원 100명 규모의 ‘융합AI광역’ 모집 단위를 신설하는 증원안을 교육부에 신청했지만 지난달 중순 반려됐다. 서울대는 인공지능 전환(AX) 시대를 맞아 무전공으로 학생을 뽑은 뒤 다양한 학문과 AI를 함께 가르치고 융합형 AI 인재를 키우는 방안을 구상했다. 하지만 교육부는 정책 취지에 어긋난다며 AI·반도체 관련 첨단학과의 정원을 늘리라고 했다고 한다. 경직된 대학 정원 제도와 교육과정, 정부 예산에 좌우되는 고등교육의 현실을 보여준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금은 AI 기술 자체보다 AI와 산업의 접목 역량이 국가 경쟁력을 더욱 크게 좌우하는 AX 시대다. 단순한 코딩 교육을 넘어 통합적 지식을 바탕으로 AI를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는 얘기다. 획일적 교육으로는 급변하는 AI 산업 트렌드에 대응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첨단 AI 기술 개발과 산업 현장 수요에 대응해 고급 인재 육성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교육부는 보편적 AI 교육, 지역 균형 발전 등에 정책 초점을 맞추고 있다. 주요국들이 AX 인재 육성을 위해 무한경쟁을 벌이는 판에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우리나라는 매년 배출되는 AI 인재가 부족할뿐더러 인구 1만 명당 AI 인재 순유출 규모가 주요국 가운데 최상위권인 실정이다.
정부는 부처별 유기적 협력을 통해 통합적인 AI 인재 육성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국민들이 생애 주기에 걸쳐 기본 AI 소양을 갖추도록 하는 일도 중요하다.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는 AI 패권 경쟁 시대를 맞아 인력의 질적 고도화를 달성하는 일이다. 미국은 대학·기업 등과 함께 AX 인재 양성에 속도를 내고 있고 중국은 이미 2018년 고등교육 단계에서 AI 융합 인재 양성 전략을 제시했다. 우리도 고급 AI 인재를 키우려면 대학의 자율성을 폭넓게 보장하고 대학 내 학과 간 칸막이를 허물어야 한다. ‘AI 3강’을 외치고 있지만 정작 낡은 규제가 발목을 잡고 있지는 않은지 되짚어 봐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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