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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 ‘지연’에 흥신소 찾는 피해자…“사기꾼 찾아주세요”

쌓이는 미제…쏟아지는 사건들

한계치 이른 검·경 업무 과중에

텔레그램 흥신소·위변조 광고↑

혹시 모를 ‘불행 법위’ 급증 우려

수정 2026-05-10 09:39

입력 2026-05-09 15:46

경찰
경찰

검사 출신 A변호사는 최근 사기 피해자이자 의뢰인인 B씨로부터 들은 이야기에 귀를 의심했습니다. “흥신소에 의뢰해 사기 가해자가 현재 구치소에 수감 중이라는 사실을 알고, 이를 경찰에 알려줬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경찰에 사기 사건을 고소했으나, 가해자가 어디 있는지 등 수사 상황에 진척이 없자, 스스로 해결책을 찾은 셈이었습니다.

A변호사는 “쏟아지는 사건에 검·경의 업무 과중이 한계치에 이르면서 흥신소를 통해 피의자를 찾는 황당한 사례까지 생기고 있다”며 “사기 피해 회복을 위해 마음이 급한 건 알겠으나, (B씨는) 스스로 현행 법을 위반할 수 있다는 생각조차 못하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오는 10월 새 형사·사법 체계 출범을 앞두고 텔레그램 오픈채팅방에 ‘흥신소’ 광고가 우후죽순 늘고 있습니다. 이는 검경의 수사 지연이 일상화되면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풀이됩니다. 전문가들은 피해자들이 사기 등 피해를 회복하려고 흥신소 등을 찾았다가 오히려 혹시 모를 불법 행위가 자행될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10일 서울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범죄의 온상으로 꼽히는 해외 메신저 텔레그램 오픈채팅방에 흥신소 등 광고가 봇물을 이루고 있습니다. 이들은 ‘지구 끝까지 찾아 해결해드리겠다’거나 ‘이혼 소송, 증거 수집 등까지 가능하다’는 문구를 내걸고 있습니다. 특히 일부 불법 광고 글에는 ‘각종 서류 위·변조도 할 수 있다’고 제시하고 있습니다. 세금계산서는 물론 은행 이체 내역, 대출 서류, 신분증, 면처증 등까지 조작·합성·위조가 가능하다는 말로 이용자를 꾀는 구조입니다.

사정 기관 사정에 밝은 한 법조계 관계자는 “연이은 수사 체계의 변화에 따라 경찰의 경우 업무 과중이 일상화된지 오래로, 일부 수사 경력이 있는 수사관에게 사건이 몰리고 있다”며 “수사 인력을 늘리고는 있지만, 실제 현장에는 (수사) 경력 1~2년 가량의 수사관들이 많아 (수사에) 속도를 내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검찰은 각종 특별검사의 출범과 검사 사직 등으로 검사 1인당 미제 사건만 수백건에 이르고 있다”며 “경찰은 물론 검찰까지 현재 직면한 사건을 처리하기도 급급해 (사건) 하나하나를 제대로 들여다보기도 힘든 처지에 놓여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바람에 날리는 검찰기
바람에 날리는 검찰기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경찰 1인당 사건 수(접수 기준)은 133.8건으로 최근 4년 새 32.7%나 급증했습니다. 검찰의 경우도 지난 3월 기준 미제 사건 피의자 수가 18만8625명으로 작년 말(15만7558명)보다 불과 3개월 만에 3만명 이상 늘었습니다. 특히 사기 등 민생 사건 미제 피의자수는 4만843명을 기록, 지난해 말(3만4586명)보다 6000명가량 폭증했습니다. ‘사건 수 급증→수사 지연’이라는 악순환이 거듭되면서 피해 회복 등을 원하는 갈 곳 없는 피해자들이 자연스레 흥신소를 찾게되는 셈입니다.

또 다른 법조계 관계자는 “탐정법이 제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흥신소에서 하는 행위가 100% 불법이라고는 할 수 없으나, 일부에서는 돈을 주고 개인 정보를 빼오는 등 (불법) 행위가 있을 가능성도 있다”며 “피해자들은 사정이 급하다보니, 각종 증거 등을 찾는 과정에서 혹시 모를 불법 행위가 있을 수 있다는 생각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서류 위변조는 100% 불법 행위”라며 “기술의 발달로 증거들조차 위조되거나 변조됐는지 또 합성은 아닌지 여부까지 수사 기관·법원이 따져봐야 하는 웃지 못할 상황에 이르렀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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