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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책상 엎어 놀라게 했더라도 ‘폭행죄’ 아냐”

수정 2026-05-10 09:13

입력 2026-05-10 09:11

대법원 전경. 연합뉴스
대법원 전경. 연합뉴스

말다툼 도중 책상을 뒤집어엎었더라도 상대방의 신체에 직접적인 위험이 미치지 않았다면 형법상 ‘폭행죄’로 처벌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마용주 대법관)는 최근 폭행 혐의로 기소된 A(60) 씨에게 벌금형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깨고 사건을 의정부지법에 돌려보냈다.

A 씨는 2021년 5월 경기 고양시의 한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실에서 B 씨와 말다툼을 벌이던 중 화를 참지 못하고 피해자 앞에 놓인 책상을 한 차례 뒤집어엎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책상 파편 일부가 B 씨 쪽으로 튀었고 갑작스러운 행동에 B 씨는 상당한 위협과 공포를 느낀 것으로 조사됐다.

1·2심은 폭행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A 씨에게 벌금 30만 원을 선고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A 씨의 손을 들어줬다. A 씨가 책상을 뒤집은 행위가 폭행죄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A 씨가 뒤집은 책상이 피해자의 신체에 직접 접촉할 위험이 낮았던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재판부는 “폭행죄에서 말하는 폭행이란 사람의 신체에 대해 불법한 유형력을 행사함을 뜻하는 것으로 반드시 신체 접촉이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형법상 폭행죄는 신체에 대한 완전성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지 사람의 심리적 불안감까지 보호하기 위한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신체 접촉이 없는 유형력 행사가 폭행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할 때는 해당 행위의 신체 지향성 정도, 신체에 대한 위법성과 직접성, 공간적 근접성, 직접적인 목적과 의도, 신체에 가하는 고통의 유무와 정도 등을 고려해 신중히 판단해야 한다고 봤다. A 씨가 책상을 뒤집은 방향이 피해자가 서 있던 10시 방향이 아닌 정면이었던 점에도 주목했다. 대법원은 “피고인의 행위가 다소 거칠고 무례하며 피해자를 놀라게 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이 신체에 대한 직접적인 물리적 영향력 행사로 이어질 정도가 아니라면 폭행죄의 범위를 함부로 넓혀서는 안 된다는 법리를 재확인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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