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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찬밥 벗어난 인텔…서학개미 최애주 부상 [종목 돋보기]

CPU 병목·파운드리 부활로 재평가

한달새 주가 2배 쑥…순매수 1위로

일각선 “미래가치 선반영” 경계도

수정 2026-05-11 09:06

입력 2026-05-10 17:50

지면 18면

‘왕의 몰락’이라는 비아냥을 들으며 소외됐던 인텔이 한 달 새 두배 이상 급등하며 ‘서학개미’ 포트폴리오를 장악 중이다. 불과 1년 전까지 ‘찬밥’ 신세였던 인텔이 중앙처리장치(CPU) 병목과 파운드리 부활에 따라 반도체 업종 최대 수혜주로 부각되면서다.

애리조나 인텔 오코티요 팹52 내부에 배치된 극자외선(EUV) 장비. 사진제공=인텔
애리조나 인텔 오코티요 팹52 내부에 배치된 극자외선(EUV) 장비. 사진제공=인텔

10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인텔은 최근 한 달간(4월 9일~5월 8일)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해외 종목 1위에 올랐다. 이 기간 순매수액은 4억 7568만 달러(약 6970억 원)로, 장기간 1위를 유지하던 반도체 3배 인버스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베어 3X(SOXS, 3억 7536만 달러, 약 5500억 원)’를 넘어선 뒤 격차를 벌리고 있다.

지난해 순매수 50위 안에도 들지 못했던 인텔은 올해 전체 순매수 순위에서 8위(4억 3815만 달러·약 6420억 원)로 급상승하며 7위 테슬라(5억 9025만 달러·약 8650억 원)를 뒤쫓고 있다. 올해 전체 순매수액보다 더 많은 금액이 최근 한달 새 유입됐다. 단일 반도체 종목 중 올해 순매수가 인텔보다 더 많은 종목은 샌디스크(6위, 5억 9167만 달러·약 8670억 원)가 유일하다.

4월 말부터 시작된 급등세가 서학개미 자금을 끌어들이고 있다. 한달 전까지 61달러 선에 머물던 인텔은 8일(현지 시간) 13.93% 급등하는 등 1개월 새 102.36% 올랐다. 인텔이 다시금 주목 받는 이유로는 CPU 병목, 파운드리 부각, 혹독한 감량과 외부 투자 유치에 따른 체질 개선 등이 꼽힌다. 표면적으로는 CPU 병목과 파운드리 투자 부담 완화에 따른 경쟁력 강화가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으나 한 꺼풀 벗겨보면 지정학적 강점이 돋보인다는 분석도 따른다.

우선 주력 제품인 CPU 수요가 폭발 중이다. 인공지능(AI)이 단순 생성을 넘어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AI 에이전트’ 시대로 진입한 덕이다. 그래픽처리장치(GPU) 없이도 AI 구동은 가능하지만 CPU 부재 시 기기 작동 자체가 불가능하다. 이에 최근 인텔은 최근 제품 가격을 인상하는 등 CPU 시장에서 ‘공급자 우위’ 지위를 되찾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최근 보고서에서 “에이전트형 AI는 단순 연산력보다 조정 능력에 좌우돼 AI 컴퓨팅 병목이 GPU에서 CPU와 메모리로 이동하고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주가 폭락을 불렀던 파운드리 부문도 정상화 기조다. 지난해 3월 취임한 립부 탄 인텔 CEO는 독일·폴란드 등지의 팹 신설을 중단하고 미국 본토 오리건과 애리조나 등 핵심 팹의 18A(2㎚·10억분의 1m) 공정 안정화에 집중했다. 현재 18A 공정 수율은 70% 선으로 아마존 등 빅테크의 추가 수주는 물론 애플 M 시리즈 칩셋 수주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중이다. 일론 머스크가 추진하는 반도체 파운드리 ‘테라팹’ 협력도 기대 요소다. 테라팹은 인텔 위탁 형식으로 운영될 가능성이 높다.

미 정부의 칩스법 보조금 195억 달러 지원과 엔비디아(50억 달러), 소프트뱅크(20억 달러) 등의 투자는 유동성 우려를 잠재우는 동시에 추가 협력 기대를 키웠다. 특히 미국 정부 투자로 ‘반도체 국영기업’ 위상을 굳혔다는 평가다. 립부 탄 CEO 주도로 진행된 글로벌 인력 20% 감원과 알테라·모빌아이 지분 유동화 등 혹독한 체질 개선도 수익성 개선의 발판이 됐다. 올 4월 인텔은 과거 자금 확보를 위해 아폴로 글로벌에 매각했던 아일랜드 ‘팹 34’ 지분 49%를 재매입하며 재무와 파운드리 역량 회복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최근 급등에 따른 주가 부담 경계감도 나온다.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인텔의 2026 회계연도 주당순이익(EPS) 컨센서스를 전년 대비 150% 이상 높은 1.08달러로 내다보는데, 현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은 92배에 달한다. 증권 업계 한 관계자는 “인텔의 주가 폭등은 18A 성공이라는 미래 가치를 상당 부분 선반영했다”며 “실적과 괴리가 커 ‘묻지마 투자’는 위험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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