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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만에 부활한 양도세 중과…급매 사라지고 시장 불확실성 커져

중과 종료 앞두고 쏟아졌던 ‘절세 매물’

9일 기점 서울 중개시장에서 빠르게 사라져

“매물 잠김→거래 공백 있을 것” 한목소리

정부, 비거주 1주택자 거래 허용 검토하지만

전세난 속 실수요 급증에 집값 상승 우려도↑

입력 2026-05-11 07:30

지면 8면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 제도가 4년 만에 재개된 10일 서울 송파구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매물들이 붙어있다. 오승현 기자 2026.05.10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 제도가 4년 만에 재개된 10일 서울 송파구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매물들이 붙어있다. 오승현 기자 2026.05.10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가 4년 만에 부활하면서 서울 부동산 시장의 거래 공백 우려가 커지고 있다. 양도세 중과 유예 혜택을 받고자 9일까지 쏟아졌던 다주택자 급매가 앞으로 매매시 최대 82.5%의 양도세를 내야한다는 부담에 빠르게 자취를 감추고 있는 것이다. 정부가 ‘매물 잠김’ 현상을 막겠다다며 비거주 1주택자 ‘세 낀 거래’ 허용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시장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당분간 거래 공백 현상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10일 서울 주요 지역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다주택자 매물은 이미 거래가 끝났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정부의 다주택자 규제로 가장 큰 폭의 가격 하락세를 겪었던 강남구 인근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4월 말까지 다주택자 거래가 활발했지만 5월 들어서는 확실히 드물어진 모습”이라며 “급매가 거래되면서 매물이 줄어들자 가격이 소폭 회복했는데 그러자 매수인들 역시 관망세로 돌아섰다”고 말했다. 인근 다른 중개업소 관계자 역시 “절세 목적의 급매물은 대부분 소화됐다고 봐야 한다”며 “지금까지 안 판 매도인들은 세금 부담을 감수하더라도 보유하겠다는 의지가 뚜렷하다”고 했다.

강남도 강북도…쑥 들어간 다주택자 매물

대출 규제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15억 원 이하 중저가 아파트가 밀집해 양도세 중과 유예로 인한 급매 거래가 가장 활발했던 지역으로 꼽힌 강북구와 노원구 등 강북 지역 중개업소도 비슷한 분위기를 전했다. 다만 강북 권역은 전세 매물이 급감한 영향에 따른 전세난도 함께 진행 중인데 그로 인해 전세 수요가 매매 수요로 전환된 움직임도 많았다. 매수 수요가 늘면서 급매가 빠지는 것은 물론 가격 오름세도 가팔랐다는 의미다.

9일 양도세 중과 유예 마지막날 찾은 강북구 미아동 A중개업소 관계자는 “다주택 매물 한 건이 그저께, 또 한 건이 어제 거둬들여져 광고를 내리게 됐다”며 “중과 유예 날짜가 아슬아슬한 상황에서 가격도 오름세를 보이니 매도인이 매매에서 보유로 마음을 돌린 케이스”라고 말했다.

미아뉴타운 인근 B중개업소 대표 역시 “다주택자 물건이 5개 정도 남았는데 선호도가 낮은 1~2층 물건이라 거래가 잘 되지 않자 결국 매물을 거둬들였다”며 “7억 8000만 원에 나온 전용 84㎡ 2층 매물도 ‘막판 거래’가 성사되면 어느 정도 깎아주겠지만 안 팔리면 그냥 가져가겠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 지역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강북 중저가 아파트의 거래가 최근 활황을 보이자 매도자들의 태도가 최근 많이 변했다고도 전했다. C중개업소 한 관계자는 “전세가 계속 오르다보니 전세 수요가 매매로 전환됐고 그러면서 집값도 같이 올랐다”며 “많이 오른 곳은 두달 사이 1억 8000만 원 가량이 오르다보니 일부 집주인은 아예 계약금을 배액배상하고 거래를 파기시킨 일도 있었다”고 말했다.

매물 잠김 후 거래 공백...집값 전망은 엇갈려

대다수 시장 전문가들은 당분간 ‘매물 잠김’ 현상과 거래 절벽이 나타나 결과적으로는 집값 상승으로 귀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매물 잠김 현상은 징후가 나타나기도 했는데 부동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이날 서울 아파트 매물은 6만 6914건으로 하루 만에 1581건 줄었다.

실수요 선호도가 높은 지역 중심으로 이 같은 전망이 짙었다. 한강변이 가까운데다 학군 수요도 높은 광진구 인근 D중개업소 관계자는 “이 지역은 초등학생 학부모와 전문직이 많이 살고 다주택자 비중도 많지 않다”며 “보유세 등은 충분히 낼 여력이 있는 30~50대 직장인이 많이 살고 있어 집주인들이 특별히 집을 팔 이유는 없지만 이사를 오고 싶어하는 사람은 많다”고 전했다. 최근 전세난이 심각한 강북권역 역시 전세 수요가 매매 수요로 전환되면서 가격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는 지역이다.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 제도가 4년 만에 재개된 10일 서울 송파구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급매물들이 붙어있다. 오승현 기자 2026.05.10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 제도가 4년 만에 재개된 10일 서울 송파구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급매물들이 붙어있다. 오승현 기자 2026.05.10

다만 고령층 비중이 높고 집값이 30억 원 이상으로 높아 매수할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은 강남권과 용산 등 고가아파트 밀집 지역의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용산구 E중개업소 한 관계자는 “30억 원 후반으로 호가가 형성된 한 아파트를 5억 원이나 낮춘 급매로 내놨는데 보러 온 사람은 많지만 결국 거래가 성사되지 않았다”며 “정부가 보유세 인상이나 고가주택 장기보유특별공제 축소 등을 검토한다는 소식에 집주인들이 동요하는 분위기가 있다”고 말했다. 개포동 F중개업소 관계자 역시 “소득이 없는 고령층은 보유세에 확실히 큰 부담을 느끼는데 최근 공시가가 오르고 보유세 얘기도 자꾸 나오니 불안해 한다”며 “비거주 1주택자의 ‘세 낀 거래’를 허용한다면 추가로 나올 매물이 있을 듯”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 “지역별 차별화 심해질 것”

전문가들은 당분간 매물 감소와 거래 공백은 불가피하지만 곧장 가격 급등으로 이어질 지에 대해서는 생각이 엇갈렸다. 고가 아파트가 밀집한 강남권과 중저가 아파트가 많은 강북권역의 집값이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는 ‘이중 시장’ 형태를 띈 가능성도 짚었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15억 원 이하 시장은 전월세 매물 부족과 실수요 유입으로 가격 흐름이 상대적으로 양호할 것”이라며 “다만 강남 3구와 한강 벨트는 박스권이 머무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 역시 “현재 정부 정책은 고가 주택에만 영향을 주고 있기에 강남과 비강남 아파트가 ‘이원화’된 모습을 보인다”며 “30억 원이 넘는 고가 매물은 확실히 거래가 쉽지 않은 반면 전세난이 지속하는 가운데 전반적 매매가는 강보합의 흐름을 보일 것”으로 관측했다.

매물 잠김을 막기 위해 정부가 임대사업자 양도세 혜택 축소나 비거주 1주택자 ‘세 낀 거래’ 허용 등의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가운데 향후 시장 불안정성이 커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거래 공백이 나타나게 되면 거래 표본이 적어지게 되고 통계 왜곡이나 통계 착시 등으로 이어지게 된다”며 “신고가와 신저가가 공존하는 분위기 속에서 집값 상승·하락 논쟁과 같은 불확실성이 전면에 나타날 수도 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서울은 넘어 전국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전세난도 향후 시장 향방을 좌우할 변수로 거론된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도 “실거주를 강조하는 정책 구조상 임대차 공급 자체가 줄어드는 것은 기정사실”이라며 “서울 임대차 시장은 수요가 계속 유입되는 반면 공급 부족이 심화되는 구조라 가격 불안정성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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