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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高·중동 리스크’ 덮친 관광산업…‘해외 대신 부산’ 전략 나와

부산연구원, 치즈 슬라이싱 제시

“코로나급 장기침체 선제 대응”

내국인 전환·근거리 외국인 유치

AI 마케팅·준모항형 크루즈 제안

입력 2026-05-11 13:24

올해 1월 부산항에 입항한 크루즈 아이다디바호에서 승객들이 하선하고 있다. 사진제공=BPA
올해 1월 부산항에 입항한 크루즈 아이다디바호에서 승객들이 하선하고 있다. 사진제공=BPA

고유가·고환율·고물가의 ‘3高(고)’에 미·이란 전쟁까지 겹치면서 관광산업 전반에 위기감이 확산하고 있다. 국제유가 급등으로 항공 유류할증료가 최고 단계까지 치솟자 신규 항공 수요가 급감하고, 국제노선 축소와 저비용항공사(LCC) 무급휴직까지 현실화되면서 관광산업이 복합 충격에 직면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해외여행 대체 수요와 엔저·대만달러 강세에 따른 인바운드 관광객 유치에 사활을 걸어 ‘위기를 기회로 바꾸자’는 주장이 제기됐다.

부산연구원은 11일 발표한 ‘BDI 정책포커스 제450호-3高 돌파, 부산관광은 치즈 슬라이싱(Cheese Slicing) 전략으로’ 보고서에서 “3고와 중동 지정학 리스크가 장기화될 경우 코로나19 수준의 관광 위기로 번질 가능성이 있다”며 단계적 대응 전략을 제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4월부터 국제선 항공 유류할증료가 최고 수준인 33단계로 적용되면서 신규 항공 수요는 약 40%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일부 국제노선 감편과 LCC 업계 무급휴직도 본격화되고 있다. 관광업계에서는 전쟁이 조기 종료되더라도 최소 3개월, 길게는 2년 이상 여파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분위기다.

3고는 관광산업 구조 자체를 바꾸고 있다는 분석이다. 고유가·고환율은 해외여행 비용을 끌어올려 내국인의 아웃바운드 수요를 억제하는 반면, 외국인 관광객 입장에서는 원화 약세로 한국 여행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는 효과를 낳는다. 여기에 고물가가 겹치며 관광객 소비가 위축되고 숙박·외식·교통업계 전반의 비용 부담도 커지고 있다.

다만 부산 관광은 외형상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부산의 올해 1분기 외래 관광객은 약 100만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4% 증가했고 관광지출액도 2355억 원을 기록했다. 크루즈 입항 역시 178항차로 191.8% 급증했다. 부산시는 올해 크루즈 입항이 420항차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부산연구원이 관광 활성화를 위해 제안한 치즈 슬라이싱 전략. 사진제공=부산연구원
부산연구원이 관광 활성화를 위해 제안한 치즈 슬라이싱 전략. 사진제공=부산연구원

부산연구원은 이 같은 위기 속에서 부산관광의 생존 전략으로 ‘치즈 슬라이싱’을 제안했다. 한 번에 모든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시장·상품·협업 구조를 단계적으로 개선해 위기를 분산 돌파하는 방식이다.

핵심은 ‘해외 대신 부산’ 수요 흡수다. 감천문화마을과 흰여울문화마을 등 이국적 관광지를 활용해 해외여행 대체형 패키지를 만들고, 야간 수변 콘텐츠를 강화해 국내 여행객 체류 시간을 늘리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반도체 호황으로 소비 여력이 높은 평택·수원·화성 지역을 집중 공략 대상으로 제시했다.

인바운드 시장에서는 엔화·대만달러 강세를 활용한 일본·대만 맞춤형 마케팅에 집중한다. K뷰티·K팝·미슐랭 콘텐츠를 결합한 2박3일 상품과 함께 대만 TSMC 본사가 위치한 신주 지역을 겨냥한 의료·웰니스 관광 상품도 추진한다.

부산비짓패스(Busan Visit Pass)의 AI 기반 맞춤형 고도화도 거론했다. 여행객 성향을 분석해 숙박·교통·관광 루트를 추천하고 롯데자이언츠·BTS·드라마 팬덤을 겨냥한 ‘부산 온 김에 하루 더’ 체류형 상품도 운영하자는 내용이다. KTX 할인과 숙박권, 테마 여행 루트를 결합해 단순 방문객을 장기 체류형 관광객으로 전환하겠다는 구상이다.

크루즈 관광도 기존 ‘기항형’에서 체류형 소비를 유도하는 ‘준모항형’ 구조로 전환하는 것은 물론, 야간 관광 콘텐츠와 항만 이동 동선을 개선하고 부산·울산·경남을 잇는 광역 관광 생활권 구축도 병행해야 한다는 의견도 담겼다.

AI 관광마케팅 체계 구축도 포함됐다. 여행 과정에서 AI를 활용하는 비율이 지난해 상반기 33%에서 올해 상반기 56%로 급증한 만큼, 부산시는 AI 관광마케팅 전담 조직 신설과 민간 여행업계 대상 AI 콘텐츠 제작 교육 등을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박경옥 부산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3고와 미·이란 전쟁이라는 복합위기는 부산관광의 시장 다변화와 질적 성장 구조를 구축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며 “오래 머물고 많이 소비하며 다시 찾는 관광도시로 전환하기 위해 선제적 전략 실행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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