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이런 민원 막아줄 수 있나요?” 울먹인 초등학교 교사…벌써 500만명이 봤다
입력 2026-05-11 17:32
“현장체험학습을 강제하지 말아달라.”
학부모 민원과 사고 책임 부담을 호소하며 울먹인 한 초등학교 교사의 발언 영상이 조회수 500만건을 돌파하며 교육 현장의 현실을 둘러싼 공감대를 이끌어내고 있다.
11일 교육계에 따르면 지난 8일 초등교사노동조합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교사들이 현장체험학습을 꺼리는 진짜 이유’라는 제목의 영상은 이날 오전 11시 기준 조회수 510만회를 넘어섰다.
영상에는 지난 7일 서울 영등포구에서 교육부 주관으로 열린 ‘안전한 현장체험학습을 위한 교육공동체 간담회’ 현장이 담겼다. 발언에 나선 강석조 초등교사노조 위원장은 “현장체험학습은 필수가 아니다. 학생들과 함께 경험하기 위해 가 주는 것”이라며 “나는 1년에 8번씩 현장학습을 갔다. 학생들과 많이 배우고 싶었다. 그런데 2년 전부터 현장학습을 ‘보이콧’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체험학습을 앞두고 쏟아지는 학부모 민원 사례도 소개했다. 강 위원장은 “(우리 아이가) 이 학생과 친하니 이 학생과 짝꿍 시켜주세요”, “왜 그리 멀리 현장학습을 가서 멀미하게 만드냐”는 민원이 들어온다며 “학생들 사진을 200장 찍어줬는데도 ‘우리 애는 왜 (사진이) 5장밖에 없냐’, ‘우리 애 표정이 왜 어둡냐’”는 항의를 받았다고 토로했다.
발언 도중 목소리가 떨리기 시작한 그는 최교진 교육부 장관과 참석한 학부모들을 향해 “이런 민원 막아주실 수 있느냐”며 울먹였다. 이어 “날짜까지 기억한다. 2025년 11월 14일 동료 교사가 유죄 판결을 받았다”며 “이 상황에서 어떻게 현장체험학습을 갈 수 있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 위원장이 언급한 사건은 2022년 강원 속초시 체험학습 중 초등학생 6학년 학생이 후진하던 버스에 치여 숨진 사고다. 당시 인솔 교사는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돼 2심에서 금고 6개월의 선고유예 판결을 받았고, 이후 상고를 취하하면서 판결이 확정됐다.
강 위원장은 “현장체험학습을 강제하지 말아달라”며 “우리가 스스로 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달라”고 호소했다.
구독자 수 2000여명 규모의 초등교사노조 채널에 올라온 해당 영상이 이례적으로 500만 조회수를 넘기자 온라인에서도 공감 반응이 이어졌다. 누리꾼들은 “떨리는 목소리에서 억울함과 서러움이 느껴진다”, “교사들에게 너무 많은 책임이 떠넘겨지고 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앞서 지난달 28일 이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현장체험학습이 위축되는 상황과 관련해 최 장관에게 “구더기 생기지 않을까 싶어서 장독을 없애면 안 된다”며 제도 개선을 주문했다.
이후 교원단체들이 “만일의 사고에 교사들이 형사 책임을 지는 현실을 개선해달라”고 요구하자, 이 대통령은 이틀 뒤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교육부와 법무부에 “교사의 법률적 책임 및 면책 영역에 불합리한 부담이 없는지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교육부는 현재 체험학습 안전사고 발생 시 교사의 면책 범위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법 개정을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이르면 이달 중 개선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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