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부항목·산정근거 공개 안해…“조합 수익까지 끼워넣기” 꼼수도 [주먹구구 아파트 건축비]
■ 非강남 지역이 강남의 3배
강남 건축비 비중 30% 안되는데
분상제 미적용 지역은 절반 넘어
검증 사각지대 악용…분양가 폭리
“항목별 심사 등 제도적 장치 시급”
수정 2026-05-13 11:17
입력 2026-05-12 17:39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받지 않는 지역의 아파트 건축비가 주먹구구식으로 책정돼 고분양가로 이어지는 배경에는 불투명한 분양가 산정 방식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용 84㎡ 이하 주택형의 경우 분양가 책정이 택지비와 건축비만으로 구분되다 보니 분상제 적용 지역은 땅값이 높은 반면 건축비는 제한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반면 분상제 미적용 지역은 분상제를 적용받는 아파트에서 건축비를 구성하는 직간접 공사비, 설계비, 감리비 등은 물론 부대 비용, 그 밖의 비용 등으로 공개하는 시스템이 아니다. 택지비는 어느 정도 주변 시세로 파악이 가능하지만 각종 비용을 더한 건축비는 어떻게 책정됐는지 파악이 불가능하다. 분상제 비적용 아파트는 항목별로 비용을 공개하지 않아도 되는 맹점을 이용해 분양가를 올려도 막을 수 있는 장치가 없는 게 현실이다.
모집공고 내 아파트 분양가는 택지비와 건축비로 구분된다. 분상제 아파트는 추가로 택지비와 건축비에 가산비를 붙여 이를 항목별로 공개한다. 택지비에는 지장물 철거 비용, 감정평가 수수료 등이 포함되고 건축비의 경우 법정 초과 복리 시설 설치비, 지하층 층고 상향 공사비 등이 더해진다. 반면 분상제 비적용 지역은 모집공고상에 택지비와 건축비만 구분될 뿐이라 건축비의 어떤 항목에 얼마나 비용이 매겨졌는지 전혀 알 수 없는 구조다.
12일 서울경제신문이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을 통해 최근 1년간 서울 지역에서 분양한 아파트의 모집공고를 분석한 결과 분상제 적용을 받지 않는 아파트는 분양가에서 건축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최대 절반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분상제 예외 지역인 비강남 지역은 공사비 등으로 설명할 수 없는 각종 비용이 더해지면서 같은 건설사가 짓는 아파트인데도 강남권의 하이엔드 아파트보다 건축비가 2~3배 비싸게 책정됐다.
분상제 적용 지역인 서초구 반포동의 A단지와 강남구 역삼동의 B단지는 전용 84㎡ 기준으로 분양가에서 건축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각각 17.5%와 19.5%로 20%에 못 미쳤다. 지난달 서초구 반포동에 선보인 C단지의 경우 전용 84㎡를 25억 2000만~27억 6000만 원에 분양했는데 건축비는 6억 9000만~7억 6000만 원으로 분양가의 27.6%를 차지했다.
A단지의 경우 시공사에서 반포 지역의 랜드마크로 만들기 위해 공들여 시공하고 있는 재건축아파트다. 거실 우물천장 기준 2.55m의 천장고를 비롯해 조경과 외관, 커뮤니티 시설 등을 하이엔드로 꾸며 다른 아파트에 비해 건축 비용이 많이 투입됐다. 하지만 분상제가 적용돼 84㎡ 기준 3.3㎡당 건축비(계약 면적 기준)는 775만 원으로 책정됐다.
이 건설사가 올 3월 강서구 방화동에서 분양한 D단지는 84㎡ 기준 3.3㎡당 건축비가 1370만 원이다. 같은 건설사가 비슷한 시기에 시공하는 아파트의 건축비가 2배가량 차이가 나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 이는 분상제 적용을 받지 않는 D단지의 건축비 안에 추가 비용이 상당 부분 더해졌다는 의미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시공사의 이윤도 들어가겠지만 조합이 수익을 가져가기 위해 자신들의 비용 등을 더해 분양가를 책정한 것”이라며 “분양가를 정해두고 고정된 택지비를 뺀 만큼이 모집공고상에 건축비로 나타나다 보니 강남권에 비해 비강남 아파트 건축비가 훨씬 비싸게 나타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서울에서 분상제 적용을 받는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와 용산구의 경우 분양가심사위원회를 통해 택지비와 건축비·가산비를 비교적 상세하게 검증하며 분양가가 확정된다. 반면 그 외 지역은 이를 견제할 장치가 없다.
전문가들은 이를 위해 분상제를 확대하거나 예외 지역도 분양가를 항목별로 심사·검증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야 지금처럼 무분별하게 건축비가 올라가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금은 분상제 예외 아파트의 경우 건축비 세부 항목을 공개할 의무가 없다 보니 재개발·재건축 등 도시정비사업에서 시행자인 조합에서 최대한 일반분양 분양가를 높여 수익을 내고 있다. 이는 결국 다시 주변 시세를 끌어올리는 ‘키 맞추기’를 자극해 집값 상승의 주범이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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