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AI 초과이익·국민배당금’ 언급…시장 오해 키워선 안 돼
입력 2026-05-13 00:05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인공지능(AI) 시대의 기업 초과 이윤을 전 국민에게 환원하는 방안으로 ‘국민배당금’을 언급했다. 김 실장은 11일 페이스북을 통해 “AI 인프라 시대의 과실은 특정 기업만의 결과가 아닌 전 국민이 함께 쌓아 온 산업 기반 위에서 나온다”며 이같이 밝혔다. 국민배당금의 구체적 방안으로 청년 창업 자산, 농어촌 기본소득, 노령연금 강화 등을 제시했다. 반도체라는 단어만 8차례 거론된 만큼 사상 최대 실적을 낸 삼성전자·SK하이닉스를 염두에 뒀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반도체 기업의 성과가 노사의 노력은 물론 전력·용수 인프라, 연구개발(R&D) 및 세제 등 정부 지원에 힘입었으니 국민도 과실을 나눠 가져야 한다는 취지로 들릴 수 있다.
김 실장의 ‘AI 초과이익·국민배당금’ 언급이 알려지자 장 초반 8000선을 넘보던 코스피는 순식간에 5% 이상 급락했다. 블룸버그는 김 실장의 ‘AI 국민배당금’ 주장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이후 김 실장이 “새로운 횡재세 도입이 아니라 초과 세수를 활용하자는 취지”라고 밝히면서 낙폭이 일부 줄었다. 김 실장이 애초 페이스북 글에서 “초과 세수가 생기지 않는다면 국민배당금은 허황된 이야기”라는 단서를 달았지만 정교한 메시지 전달이 아쉬운 대목이다. 삼성전자 노조가 과도한 성과급을 요구하며 파업을 예고한 시점에 시장과 투자자 불안감을 키웠다는 비판에서 자유롭기 어렵다. 그렇지 않아도 정치권 일각에서 반도체 수익을 농어촌, 사회 취약층, 협력 업체 등과 공유해야 한다는 주장이 쏟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기업 본연의 역할은 이윤 창출과 세금, 일자리 창출, 주주 환원 등이다. 기업이 협력 업체, 지역 사회 등과 상생 방안을 모색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주주가 스스로 결정할 문제이지 강제할 일이 아니다. 게다가 반도체 산업은 투자 규모가 미래 경쟁력을 좌우한다. 대만 TSMC, 미국 마이크론 등이 앞다퉈 천문학적 투자에 나선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한국만 너도나도 반도체 이익을 나눠 쓸 궁리를 하다가 경쟁국에 추월당할까 걱정된다. 지금 필요한 것은 초과 이윤 환원 방안이 아니라 기업 경쟁력 강화를 통한 지속 가능한 성장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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