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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새 2억 더’…3.3㎡당 8000만원 돌파한 非분상제 아파트

아크로 리버스카이 ‘국평’ 28억 육박

한달 차이 분양 건축비 격차 70%

조합원 수익 높여 일반분양에 전가

“비용 내역 공개…분상제도 손봐야”

수정 2026-05-14 07:28

입력 2026-05-14 07:28

지면 23면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지 않는 지역의 아파트 분양가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지난 달 서울 동작구 노량진뉴타운에서 3.3㎡당 분양가가 평균 7000만 원을 넘긴 데 이어 한 달 만에 8000만 원을 돌파한 단지가 등장했다. 분상제 적용을 받는 강남권 재건축단지들의 분양가가 억눌린 사이 비강남권의 분양가가 고공 행진을 하고 있지만 이를 제어할 마땅한 장치는 없다. 특히 단지마다 건축비가 천차만별이어서 재개발·재건축조합들이 주먹구구식 분양가 산정으로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3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노량진 8구역을 재개발하는 ‘아크로 리버스카이’의 전용 84㎡ 분양가가 24억 9920만~27억 9580만 원으로 책정됐다. 지난달 같은 노량진뉴타운에서 분양한 6구역 ‘라클라체 자이 드파인(22억 8730만~25억 8510만 원)’에 비해 2억 원 이상 올랐다. 공급 면적 기준으로 3.3㎡당 분양가는 7178만~8001만 원이다.

고분양가 논란에도 라클라체 자이 드파인의 일반분양이 평균 26.9대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사실상 완판된 점이 한달새 분양가를 껑충 뛰게 한 요인으로 꼽힌다. 이르면 이달 말 분양될 예정인 흑석뉴타운의 ‘써밋 더힐’도 3.3㎡당 분양가가 8500만 원 안팎으로 책정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등 비분상제 지역의 고분양가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원하는 분양가에 맞춰 ‘고무줄’ 책정되는 건축비

비강남권 신축 아파트의 분양가가 단기간에 급등한 배경에는 사업시행자인 재개발·재건축조합들이 주먹구구식으로 산정하는 ‘건축비’가 있다.

노량진뉴타운에서 분양한 ‘라클라체 자이 드파인’과 ‘아크로 리버스카이’의 분양가 구조를 뜯어보면 그 대비가 선명하다. 한 달 사이 공급된 두 단지는 분양가에서 차지하는 대지비와 건축비 비중이 180도 달라졌다. 이날 모집공고를 통해 공개된 ‘아크로 리버스카이’ 분양가는 84㎡ 기준 24억 9920만~27억 9580만 원으로 책정됐는데 항목별로 따져보면 대지비가 약 70%(17억 5519만~19억 6349만 원), 건축비가 30%(7억 4401만~8억 3231만)다. 반면 ‘라클라체 자이 드파인’의 경우 84㎡ 기준 분양가 22억 8730만~25억 8510만 원에서 대지비가 10억 3266만~11억 6711만 원, 건축비가 12억 5464만~14억 1799만 원으로 건축비 비중이 50%에 육박한다.

단지별로 입지에 따라 평지 여부와 도로 인접 유무 등은 물론 관리처분인가 시점 등에 따른 감정평가 시기로 인해 대지비 차이는 날 수 밖에 없다. 노량진 6구역과 8구역은 관리처분인가 시점이 각각 2021년 1월과 12월로 1년 가까이 벌어진다. 6구역보다 8구역이 상대적으로 평지인데다 초등학교를 품은 ‘초품아’ 단지라는 점에서 입지 조건이 좋은 편이다. 대지 지분도 전용 84㎡ 기준 6구역(40㎡)에 비해 8구역(49㎡)이 커 대지비가 높게 산정됐다.

이를 감안하면 두 아파트의 대지비 책정은 큰 무리가 없다. 결국 문제는 건축비다. 한 달 간격을 두고 분양하는 아파트의 건축비 차이가 60% 넘게 나는 것은 그만큼 건축비 책정이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졌다는 의미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실제 84㎡ 주택형을 짓는데 드는 건축비는 4억 원이 안될 것”이라며 “조합과 건설사의 이해가 맞아 떨어져 상품의 이익을 높인 것”이라고 말했다. A건설사의 한 관계자 역시 “같은 지역에서 비슷한 시기에 진행되는 프로젝트라면 건축비 차이가 크게 날 수 없다”고 말했다.

로또 또는 고분양가…“건축비 투명 공개·분상제 손질 시급”

단지 설계에 따라 건축비 차이가 날 수 있다는 지적도 있지만 노량진뉴타운에서 최근 공급된 두 아파트 모두 건설사의 하이엔드 주거 브랜드를 적용했다. 외관 설계는 물론 조경과 커뮤니티 시설에도 공을 들였고 강남 못지 않은 자재를 사용해 고급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를 감안할 때 두 아파트의 건축비 차이가 이렇게 커지는 것은 비분상제 지역에서 주먹구구식 분양가 책정이 가능한 허점을 이용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분상제 적용을 받지 않는 곳은 분양가를 대지비와 건축비만으로 구분해 공개하면 되는 구조다. 즉 분양가를 정한 이후 감정평가 등을 통해 대지비가 확정되면 나머지가 건축비로 매겨진다. B건설사의 한 관계자는 “대지비는 임의로 건드릴 수 없는 영역”이라며 “결국 조합원의 분담을 최대한 낮추고 수익을 극대화하려면 건축비를 올려 분양가를 높일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건축비라고 표시하지만 미리 정해둔 분양가에서 대지비를 뺀 부분이라 정확하게 건축비라고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현 분양가 산정 구조를 뜯어고치지 않으면 건축비를 제멋대로 책정하고 분양가가 상승하는 현상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소비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건축비 책정 기준이 필요하다”며 “건축비 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방안도 검토할 만 하다”고 지적했다. 박 대표는 “분상제로 인해 ‘로또 청약’과 ‘분양가 역전’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어떤 식으로든 분상제를 손볼 때가 됐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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