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찾은 홍콩 큰손, 반도체에 관심…“직투 채널로 투자 확대”
[하나證 ‘코리아 밸류업 포럼’]
AI 인프라 기업 IR에 질문 공세
MZ세대 자산가들 반도체 주목
노트북 활용 추가 리서치하기도
“外人 통합계좌 서비스 고도화할 것”
수정 2026-05-14 18:37
입력 2026-05-14 17:52
“인공지능(AI) 밸류체인 중심에 있는 한국 반도체 업종에 대한 관심이 날로 커지면서 주식 포트폴리오 비중도 30%까지 가져가고 있습니다.”
14일 아시아의 금융 ‘허브’로 꼽히는 홍콩의 초고액 자산가들이 ‘코리아 밸류업 인베스트먼트 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반도체 장비, 전력기기 등 AI 인프라 관련 국내 상장사들의 기업설명회(IR)가 시작되자 이들은 일제히 통역용 이어폰을 착용하고 노트북과 수첩을 펼쳐 들었다.
서울 여의도 하나증권 본사에서 진행된 행사는 푸투증권의 고액자산가 담당 조직인 프라이빗웰스매니지먼트(PWM) 부문과 홍콩의 CSOP자산운용이 주관했다. 프랭크 샤오 CSOP자산운용 투자전략 헤드는 “최근 대만·일본 등 다른 아시아 국가들도 방문했지만 새로운 투자자들의 이목은 한국에 쏠린 상황”이라며 “AI 투자 확대에 따른 반도체 설비투자(CAPEX) 증가 흐름 속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뜨겁다”고 설명했다.
현장 분위기는 단순한 기업 탐방보다는 실제 투자를 위한 스터디에 가까웠다. 발표가 이어지는 동안 참석자들은 반도체 관련 시장 진단, 글로벌 공급망 대응 전략, 수주 잔액 등의 핵심 정보가 언급될 때마다 바쁘게 메모를 남겼다. 일부 참석자들은 발표 도중 개인 노트북을 활용해 추가 리서치를 진행하거나 삼삼오오 모여 의견을 나누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참석자들은 개인·패밀리오피스 기준 수천만~수십억 달러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는 투자자들로 파악됐다. 이번 일정에서 하나증권과 홍콩 투자자들 사이 가교 역할을 맡은 이제충 CSOP자산운용 상무는 “올 2월 한국에서 첫 행사를 개최한 후 홍콩 현지인들의 주목도가 더욱 높아졌다”며 “당시 참석하지 않았던 VIP 고객들도 새롭게 대거 참여하면서 풀이 넓어졌다”고 말했다.
특히 한 코스피 반도체 상장사의 발표 이후에는 MZ세대 자산가들을 중심으로 질문이 한 시간가량 쉼 없이 쏟아졌다. 한 20대 남성 고객은 IR 담당자에게 차세대 패키징 장비인 하이브리드 본더가 양산 시장에서 언제부터 실질적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지 집요하게 질문했고 다른 참석자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세대 전환에 따른 장비 수요 변화에 대해 상세히 묻기도 했다. 단순히 주가 흐름이나 실적 전망을 질의하는 수준을 넘어 공급망과 기술 변화에 대한 구조적 질문이 이어지는 흐름이었다.
현재 2000만 달러(약 300억 원) 규모의 한국 투자자산을 굴리고 있다는 홍콩의 한 40대 여성 자산가는 “그간 ‘아이셰어즈 MSCI 한국 상장지수펀드(ETF)’ ‘CSOP 삼성전자·SK하이닉스 2배 ETF’ 등을 통해 한국 증시에 간접 투자해왔다”며 “여전히 미국 AI 관련 빅테크 기업에 대한 비중이 크지만 ‘직투’ 채널이 본격적으로 열린다면 한국 투자를 추가로 확대할 의지가 있다”고 말했다.
강성묵 하나증권 대표는 “한국에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업들이 많다”며 “단순한 저평가 해소를 넘어 정상화 과정에 접어든 한국 자본시장에서 외국인 통합계좌 서비스를 고도화해 동반자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홍콩 투자자들의 한국 반도체 투자 열기는 지속되는 양상이다. 최근 홍콩에 상장된 ‘CSOP SK하이닉스 2배 레버리지 ETF’는 운용자산(AUM) 53억 7778만 달러(약 7조 8995억 원)를 돌파해 미국에 상장된 테슬라 2배 레버리지 ETF인 ‘디렉시온 데일리 테슬라 불 2배 ETF’를 제치고 세계 최대 규모의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으로 올라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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