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놀 곳 잃은 학생들, 농구 클럽에 몰렸다
유소년 i-리그 참가 2년새 140팀↑
KBL 유소년클럽 선수도 30% 증가
서울 교습시설도 1년새 65% 늘어
학교 운동장 사용 제한 등 영향 커
학부모들 “장비 안 들고 원비 저렴”
수정 2026-05-14 23:51
입력 2026-05-14 17:52
초중고 학생들 사이에서 농구 인기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성장기에 도움이 되는 운동인데다 공 하나만 있으면 여러 명이 함께 운동을 할 수 있고, 날씨가 안 좋아도 실내에서 할 수 있다 보니 ‘방과 후 해방구’로 떠오르고 있다.
14일 대한농구협회에 따르면 이달 3일 막을 올린 유소년 생활체육 리그 i-리그(i-League) 참가팀과 개최 지역이 매년 늘어나고 있다.
i-리그는 대한체육회가 주최하고 협회와 각 지방자치단체 농구협회가 함께 주관하는 대회로 올해 5년차를 맞았다. 전국 유청소년 농구클럽, 스포츠 교실, 학교 스포츠 클럽 등이 참여하며 초등·중등·여중· 고등부로 나뉘어 운영된다.
출범 첫해인 2022년 416팀이었던 참가팀 수는 2023년 527팀, 2024년 651팀, 지난해 664팀까지 늘었다. 리그를 개최하는 지방자치단체도 늘어 2022년 19권역에서 경기가 열렸던 것이 지난해에는 28권역으로 늘었다. 협회 관계자는 “올해 리그가 최근 시작했고 아직 참가 팀을 모집하고 있는 지자체가 대부분이어서 정확한 참가팀수는 시즌이 끝나야 알 수 있다”면서 “앞선 리그 운영 경험으로 볼 때 앞으로 리그가 진행될수록 참가팀이 늘어나고 대회를 여는 지자체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프로농구(KBL) 구단들이 운영하는 유소년 클럽 선수들도 늘어나고 있다. KBL에 따르면 구단들의 유소년 클럽 회원 수는 2024년 2만 2210명에서 2025년 2만 3293명, 2026년 2만 8807명으로 최근 2년간 30% 가까이 증가했다. 유소년 회원 최다 보유 구단인 서울 SK 나이츠는 직영점 4곳과 프랜차이즈 제휴점 19곳을 운영하며 약 7000명의 회원을 두고 있다. KBL은 2019년부터 구단별 유소년 클럽 소속 6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KBL 유스 드림 캠프’를 열어 농구 저변 확대에 힘을 보태고 있다.
농구 교습 시설도 늘어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전국 등록 신고 체육시설업 현황에 따르면 서울·경기·부산·인천 4곳의 농구 교습시설은 2022년 171개에서 2023년 191개로 늘었다. 특히 서울의 경우 2022년 26곳에서 2023년 43곳으로 1년 사이 65%나 증가했다. 같은 기간 경기도는 94곳에서 117곳, 부산 8곳에서 15곳, 인천은 26곳에서 33곳으로 늘었다. 유소년 농구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KBL 구단의 라이선스를 활용한 농구 학원 창업 문의가 꾸준히 늘고 있다”며 “구단 유소년 클럽 수도 매년 증가하는 추세로 올해도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초중고 학생들 사이에서 농구가 인기를 끄는 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농구가 신장 성장에 도움이 되고, 단체 경기를 통해 협동력을 배울 수 있다는 점이 비결이라고 분석한다. 한 농구클럽 관계자는 “점프, 드리블, 슛 등 농구 동작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성장판을 자극해 키가 크는데 도움을 준다”며 “엄격한 규칙과 규율을 지키면서 승부를 내고, 동료들과 힘을 합쳐 공격과 수비를 하는 경기를 통해 협력의 중요성도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안전사고 예방과 소음 민원 등으로 수업 시간 외 운동장 사용을 제한하는 학교들이 늘어나다 보니 방과 후 사설 스포츠 클럽이 초중고 학생들의 해방구 역할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학부모들은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안전한 환경에서 자녀들이 운동할 수 있다는 점을 매력으로 꼽느다. KBL 구단 유소년 클럽에 자녀를 보내고 있는 한 학부모는 “농구는 축구나 야구 같은 다른 종목과 비교해 장비도 많이 들지 않고 원비도 저렴한 편”이라며 “실내에서 하다 보니 냉난방이 되는 환경이라 아이들도 안전하고 쾌적하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키가 크는 스포츠라는 인식도 농구를 선택한 큰 이유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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