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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세기의 담판’…경제·안보 파장 예의주시해야

입력 2026-05-15 00:05

지면 31면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4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회담을 한 뒤 톈탄공원을 방문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4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회담을 한 뒤 톈탄공원을 방문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4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135분 동안 정상회담을 가졌다. 회담 뒤 시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과 ‘중미 건설적 전략적 안정 관계’ 수립에 합의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과 역대 미중 정상 중 가장 좋은 관계”라고 밝혔다. 미 백악관은 이날 만남에서 미중 정상이 호르무즈해협 개방과 이란 핵무기 불허 등에 대해 합의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에도 시 주석과 차담·오찬 등을 이어간다.

한 차례 연기 끝에 성사된 이번 정상회담은 미중 통상 갈등, 대만 문제, 이란 전쟁 등 핵심 의제들이 논의 테이블에 올려져 세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우선 트럼프 대통령이 이 회담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젠슨 황 엔비디아 CEO, 팀 쿡 애플 CEO 등 미국의 거물급 기업인들을 배석시킨 데서는 중국에 대한 미국의 경제 협력 의지가 읽힌다. 실제로 양국은 무역 현안을 관리할 무역위원회와 투자위원회 설립을 논의 중이다.

다만 두 정상은 민감한 사안에서 기싸움이 만만치 않았다. 특히 시 주석은 “(대만 문제를) 잘못 처리하면 양국은 부딪치거나(碰撞) 심지어 충돌(衝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중 충돌’을 직접 경고한 시 주석의 언급은 이례적이다. 시 주석은 신흥 강대국이 기존 패권국과 충돌하는 ‘투키디데스의 함정’이라는 단어도 직접 거론했다. 기존 미국 중심의 일극이 아닌 미중의 ‘양극(G2) 체제’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패권의 공존’을 요구한 셈이다. 이날 두 정상이 과거 황제가 하늘에 제사를 지내던 톈탄(天壇)공원의 제단을 함께 오른 것 역시 중국 측이 같은 맥락에서 기획한 의전 이벤트나 다름없다.

이날 정상회담은 미국이 이란과의 전쟁이라는 수렁에 빠진 상황에서 일단 두 강대국이 ‘관리된 안정’을 택한 것으로 평가된다. 우리나라에도 미중 사이에서 최대한 외교적 운신의 폭을 넓힐 여지가 생긴 것으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중국이 G2로서의 패권 강화를 더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경제·안보 상황에 가변성이 높아질 가능성이 커졌다. 정부가 향후 국제 정세의 변동성을 예의주시하면서 두 강대국 사이에서 우리의 경제·안보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국익 중심의 실용 외교 전략을 정교하게 가다듬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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