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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대만문제 잘못 다루면 전면 충돌” 트럼프 면전서 경고 [미중 정상회담]

■ 9개월만에 만남서 뼈있는 덕담

트럼프, 대만보단 이란문제 논의

習은 ‘투키디데스 함정’ 언급하며

“올바른 공존의 길 걸어야” 강조

G2 자신감·관계안정 의지 표현

수정 2026-05-14 23:32

입력 2026-05-14 19:18

지면 4면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4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회담을 한 뒤 톈탄공원을 방문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4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회담을 한 뒤 톈탄공원을 방문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앞에서 ‘전면적 충돌’ 가능성을 거론했다. 대만 문제에 개입하면 미중 관계가 “매우 위험한 상황”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이례적 경고다. 겉으로는 “그 어느 때보다 좋아질 것”이라는 덕담이 오갔지만 속으로는 ‘레드라인’을 재확인한 회담이었다. 13일 대만을 언급하고 이란 문제는 다루지 않겠다던 트럼프 대통령은 14일 대만에 대해 침묵하고 중동 정세를 논의하는 데 많은 시간을 쏟았다고 미국 외신들은 전했다.

이날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의 정상회담은 화기애애하게 시작됐다. 시 주석은 “중미 관계의 안정은 세계에 호재”라며 대국이 올바른 공존의 길을 가야 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역대 미중 정상 중 개인적 친분이 가장 오래된 관계라는 것을 강조라도 하듯 시 주석을 향해 “양국 정상 간 맺어진 관계 중 가장 긴 인연을 이어온 것이 내게는 큰 영광”이라고 말했다. 시 주석도 “협력할 때 양측 모두 이익을 얻고 대립할 때 양측 모두 피해를 입는다”고 화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을 향해 “당신은 훌륭한 지도자”라고 칭찬하며 “중국에 대해 깊은 존경심을 표하며 당신이 해낸 업적에 경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중국과 미국이 ‘투키디데스 함정(Thucydides Trap)’을 넘어설 수 있을지, 대국 관계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개척할 수 있는지는 역사적 질문”이라며 “대국의 지도자로서 함께 써내려가야 할 시대의 응답이기도 하다”고 역설했다. 투키디데스 함정은 고대 그리스에서 아테네의 부상과 그로 인한 스파르타의 두려움이 전쟁을 일으킨다는 분석이다. 시 주석은 중국이 떠올라도 미국과의 전쟁은 피할 수 있다는 협력 의지를 강조한 동시에 역설적으로 미국을 견제한 것이다.

시 주석은 “양국은 상대가 아닌 파트너가 돼 서로를 성취시키고 공동 번영을 이루며 새로운 시대에 걸맞은 대국 관계의 올바른 공존의 길을 걸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국이 무역전쟁이 아닌 협력의 길을 가야 한다는 점을 거듭 당부하며 중국에 대한 미국의 기술 통제와 견제를 우회 겨냥한 셈이다.

이 같은 발언은 명실상부 ‘주요 2개국(G2)’으로 올라선 자신감과 관계 안정 의지를 동시에 드러냈다는 분석이 나왔다. 시 주석은 트럼프 행정부 1기 당시 무역전쟁 이후 약 10년간 전기차·배터리 등 차세대 산업 육성, 반도체 등 핵심 기술 자립, 희토류 지배력 강화 등에 속도를 내며 대미 협상력을 높여왔다.

대만 문제에 이르자 분위기는 급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이번 회담에서 “이란 관련 요구는 없다”면서도 “대만에 대한 미국산 무기 판매 문제를 의제로 다루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중국은 시작부터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시 주석은 “대만 문제는 중미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라며 “잘 처리하면 양국 관계는 전반적 안정을 유지할 수 있지만, 잘못 처리하면 양국이 부딪치거나 심지어 전면적 충돌로 이어져 중미 관계를 매우 위험한 상황으로 몰아넣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대만 독립’과 ‘대만해협의 평화’는 물과 불처럼 양립할 수 없다”며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는 것은 미중 양측의 최대공약수이므로 미국 측은 반드시 대만 문제를 신중하게 처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미국이 대만 독립 세력에 긍정 신호를 보내서는 안 된다는 강한 압박이다. 시 주석이 지난해 10월 부산 정상회담에서 대만 문제를 공식 거론하지 않았던 것과는 완전히 달라진 태도인 셈이다.

이날 회담에는 ‘트럼프의 남자들’이 대거 동행했다.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겸 국가안보보좌관,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이 참석했다. 중국 쪽은 차이치 중앙판공청 주임, 왕이 외교부장, 허리펑 국무원 부총리 등이 자리를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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