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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 앞두고 임원 기강 잡은 전영현…“고객 앞 거만해선 안 돼”

임원진 “지금 호황, 경쟁력 회복할

골든타임, 고객 앞 거만해선 안 돼”

21일부터 18일간 총파업 위기감 커

“경영 흔들림 없어야” 우려 불식

입력 2026-05-15 09:39

19일 경기도 수원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6기 삼성전자 정기주주총회에서 전영현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 대표 부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삼성전자
19일 경기도 수원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6기 삼성전자 정기주주총회에서 전영현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 대표 부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삼성전자

전영현 삼성전자(005930)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부회장)이 반도체 부문 임원들을 향해 ‘슈퍼 을(乙)’의 자세와 ‘근원적 경쟁력 회복’을 강도 높게 주문했다. 노동조합이 사상 초유의 장기 파업을 예고하면서 대내외 불확실성이 극에 달한 상황에서 내부 기강을 다잡고 ‘반도체 초격차’를 유지하기 위한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전 부회장은 최근 주재한 임원 대상 경영현황 설명회에서 “성과에 안주하지 말고 지금의 호황을 근원적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는 마지막 골든타임으로 여겨야 한다”고 당부했다. 올 1분기 DS부문이 50조 원 넘는 영업이익을 내며 한국 기업사에 새 기록을 썼지만 이는 메모리 반도체 슈퍼사이클 진입 등 외부 효과에 기인한 만큼 자만해서는 안 된다고 쓴소리한 것이다.

전 부회장은 특히 메모리사업부를 향해 “항상 ‘슈퍼 을’의 자세로 고객의 사업을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공지능(AI) 열풍으로 글로벌 빅테크들이 앞다퉈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반도체 입도선매에 나서고 있지만 공급자 우위에 취해 거만한 태도를 보일 것을 강하게 경계한 것이다. 그는 “성과는 고객이 만들어준 결과”라며 호황기에도 품질 타협 없이 고객과의 장기적 신뢰 관계를 구축할 것을 거듭 주문했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와 시스템LSI 사업부에도 업의 본질에 집중할 것을 당부했다.

전 부회장의 이번 발언은 삼성전자 노조의 장기 파업 예고와 맞물려 더욱 주목받고 있다. 삼성전자 노조는 성과급 제도 개선 등을 요구하며 오는 21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18일간 총파업에 돌입할 방침이다.

전 부회장은 이를 의식한 듯 “여러모로 회사가 어려운 상황이고 시장의 조명을 받고 있지만, 경영 활동은 유지돼야 한다”며 “각 사업부가 경영 활동만큼은 공히 잘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노사 리스크 속에서도 생산 라인 운영과 공급 안정성만큼은 흔들림 없이 지켜내야 한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실제 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그 파장은 걷잡을 수 없을 전망이다. 글로벌 투자은행(IB) JP모건은 최근 보고서에서 이번 파업으로 최대 43조 원의 영업이익 감소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한 바 있다. 노조 측 역시 생산 차질 피해 규모를 20조~30조 원 수준으로 추산하며 사측을 압박하고 있다.

무엇보다 고객사 이탈 우려가 삼성으로서는 가장 뼈아픈 대목이다. 이미 주요 빅테크 고객사들은 삼성전자 측에 반도체 생산 안정성과 공급 차질 여부를 매주 확인하는 등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경쟁사들의 추격이 거센 상황에서 파업이 장기화돼 공급에 차질이 생기면 어렵게 찾아온 반도체 호황의 기회를 통째로 잃을 수 있다”며 “전 부회장의 메시지는 결국 노사 갈등이라는 내부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흔들림 없이 ‘고객 신뢰’라는 업의 본질에 집중하자는 절박함이 담긴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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