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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이 메뉴요? 30만원입니다”…가격 듣는 순간 ‘뇌 반응’ 달라졌다, 왜?

입력 2026-05-15 12:42

해당 기사와 무관. 클립아트코리아
해당 기사와 무관. 클립아트코리아

같은 음식이라도 가격이 비싸다는 정보만으로 더 맛있게 느껴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단순한 착각이 아니라 뇌 활동 자체가 달라진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15일 의료계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공과대학(칼텍) 안토니오 랑겔 교수팀은 최근 성인 20명을 대상으로 가격 정보가 맛 경험에 미치는 영향을 실험했다.

참가자들에게 동일한 와인을 제공하면서 가격 정보만 다르게 알려준 뒤 기능적 자기공명영상(fMRI)으로 뇌 반응을 측정했다.

피험자들은 5가지 가격의 와인을 맛본다고 안내받았지만, 실제로는 3종만 제공됐다. 나머지 두 종은 가격 표시만 다르게 붙인 동일 와인이었다.

참가자들은 5달러짜리보다 90달러짜리 와인이 더 맛있다고 일관되게 평가했고, 뇌 스캔 결과도 이와 일치했다. 즐거움·보상 처리와 관련된 뇌 부위인 내측 안와전두피질(mOFC)이 ‘비싼 와인’을 마실 때 더 강하게 활성화됐다. 다만 표본이 20명으로 적고 칼텍 대학원생 남성 위주로 구성돼 일반화에는 한계가 있다.

연구팀은 가격 정보가 맛에 대한 기대를 형성하고, 이 기대가 실제 감각 경험의 신경 처리 과정까지 바꾼다고 설명했다. “사람은 음식의 실제 맛뿐 아니라 가격이나 이미지 같은 외재적 정보에도 영향을 받는다”며 “이런 정보가 기대를 만들고, 그 기대가 실제 맛을 느끼는 과정까지 변화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연구는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 최신호에 게재됐다.

이 현상은 이후 ‘마케팅 플라시보 효과’라는 개념으로 확장됐다. 연구자들은 이 효과에 한계도 있다고 지적한다. 품질이 매우 낮은 와인을 고가로 제시하면 효과가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즉 가격 효과는 실제 품질이 일정 수준 이상일 때 작동한다.

같은 방법론을 적용한 후속 연구도 있다. 2017년 독일 본 대학 연구팀은 동일한 와인을 3유로, 6유로, 18유로로 다르게 제시한 뒤 fMRI로 뇌 반응을 측정했다.

분석 결과, 가격 단서가 뇌의 가치 평가 시스템(BVS)과 전전두피질을 함께 활성화해 맛의 즐거움을 실제로 조절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연구진은 전전두피질이 가격 정보와 기억 속 와인 품질에 대한 기대를 통합하는 관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해석했다. 이 연구는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에 실렸다.

경제학에서는 전통적으로 소비자의 경험적 만족이 제품 자체의 물리적 속성에서만 비롯된다고 가정해왔다. 그러나 이 같은 연구들은 가격 같은 외재적 속성이 경험 자체를 바꿀 수 있음을 시사한다.

고가 레스토랑에서 같은 음식을 먹을 때 더 맛있게 느끼거나 명품 제품에 더 높은 만족감을 보고하는 현상도 같은 메커니즘으로 설명될 수 있다는 것이 연구자들의 해석이다. 가격은 단순한 비용 지표가 아니라 감각 경험을 재구성하는 정보 신호로 작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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