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회복” 한 달만에 재등장… 물가 급등은 부담
■그린북 5월호
반도체 수출 호조에도 물가·민생 부담 고조
중동전쟁 장기화에 유가·수입물가 압박 확대
수정 2026-05-15 17:34
입력 2026-05-15 16:45
정부가 “경기 회복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는 경기 진단을 내놓았다. 하지만 중동 전쟁 장기화에 따른 물가 부담도 본격적으로 고개를 들고 있어 민생을 압박하는 모습이다.
재정경제부는 15일 발간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5월호에서 “1분기 성장세가 큰 폭 확대되는 등 경기 회복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중동 전쟁에 따른 경기 하방 위험은 지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3월호까지 이어오던 ‘경기 회복 흐름’ 표현은 중동 전쟁이 격화된 4월호에서 삭제됐으나 한 달 만에 재등장했다. 반면 ‘하방 위험’ 언급은 4월호에 이어 두 달 연속 사용하며 대외 변수에 대한 경계감을 늦추지 않는 모습이다.
정부는 중동 사태 장기화로 소비심리가 둔화하고 국제유가 상승 등에 따른 물가 상승, 민생 부담이 커질 우려가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 4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2.6% 올라 전월(2.2%)보다 상승 폭이 확대됐고 가계가 자주 구매하는 품목으로 구성된 생활물가지수는 2.9% 상승했다. 심리도 빠르게 식어 4월 소비자심리지수는 99.2로 한 달 만에 7.8포인트 빠졌다. 기준선 100을 밑돈 것은 지난해 4월(93.6) 이후 1년 만이다.
고용 시장에서도 4월 취업자가 7만 4000명 증가에 그쳐 2024년 12월(-5만 2000명) 이래 16개월 만에 가장 낮은 증가 폭을 보였다.
반면 회복을 떠받치는 축은 반도체 초호황에 따른 수출이다. 4월 수출액과 일평균 수출액 모두 1년 전보다 48% 뛰었고 반도체(174%), 컴퓨터(516%), 선박(43.8%)이 증가세를 이끌었다. 내수에서도 1분기 민간소비가 전기 대비 0.5%, 3월 소매판매가 한 달 전보다 1.8% 늘었다. 조성중 재경부 경제분석과장은 반도체 ‘쏠림 현상’ 우려에 대해 “수출 데이터를 보면 반도체뿐 아니라 조선, 바이오·헬스도 증가세를 보이고 지난해 하반기부터 내수도 개선 흐름”이라며 “다른 부문도 성장세에 동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은행이 같은 날 내놓은 ‘4월 수출입물가지수’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확인됐다. 4월 수입물가지수(원화 기준 잠정치·2020=100)는 168.12로 전월보다 2.3% 하락했다.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1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뛰었던 3월(18%)에서 한 달 만에 내림세로 돌아섰지만 전년 동월 대비로는 여전히 20.2% 높은 수준이다. 두바이유 가격이 3월 평균 배럴당 128.52달러에서 4월 105.70달러로 17.8% 빠진 영향이 컸다.
이문희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유가와 환율이 수입물가를 끌어내릴 수 있지만 중동 전쟁 장기화에 따른 원자재 공급 불안이 상방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수출 가격에도 반도체 효과가 그대로 반영됐다. 4월 수출물가지수는 전월보다 7.1% 오른 187.40으로 10개월 연속 상승했고 전년 동월 대비로는 40.8% 올라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3월(57.1%)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컴퓨터기억장치(71.4%), D램(25%) 등 반도체 가격 상승이 주된 요인이다.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 서울경제신문,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많이 본 뉴스
오늘의 연재
더 많은 연재오늘의 이슈
더 많은 이슈-
2,129개
-
301개
-
49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