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단·장관까지 나섰지만…삼성 노조는 “총파업 강행”
평택 노조 사무실 잇따라 방문
노조 “핵심안 있어야 교섭 가능”
장관에 사측 교섭위원 교체 요구
이견 속 가처분 인용 등이 변수
“국민들께 죄송” 사장단 사과문도
수정 2026-05-15 20:18
입력 2026-05-15 19:06
삼성전자(005930) 사장단이 공동 사과문을 발표하고 노조 사무실을 직접 찾아가며 파국 수습에 나섰지만 노조는 이달 21일 총파업을 예고대로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파업 시한이 닷새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사측이 제기한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과 중앙노동위원회 사후 조정 등 남은 변수와 노사 간 직접 대화 재개 가능성에 재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15일 전영현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장(부회장)을 비롯해 노태문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사장) 등 사장단 18명은 ‘국민 여러분께 사과드립니다’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냈다. 이들은 “노사 문제로 주주와 정부에 큰 심려를 끼쳐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조속한 대화 복귀를 호소했다. 반도체 공정의 특성도 언급하며 “24시간 쉼 없이 돌아가는 장치산업은 한순간의 멈춤도 치명적인 만큼 파업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사과문 발표 직후 경영진은 노조 사무실을 직접 찾았다. 전 부회장과 주요 사장단은 평택캠퍼스에서 최승호 초기업노조 위원장 등 집행부를 만나 파업 우려를 전하고 교섭 재개를 요청했다. 그러나 최 위원장은 “핵심 요구 안건이 있어야 교섭이 가능하다”며 “경영진에 대한 직원들의 신뢰가 바닥인 만큼 성과급 투명화와 상한 폐지 제도화가 수반돼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경영진의 읍소에 이어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도 이날 평택캠퍼스를 전격 방문해 긴급 중재에 나섰다. 초유의 파업 사태가 국가 산업 전반에 미칠 파장을 우려해 주무 부처 장관이 현장 진화에 나선 것이다. 노조는 김 장관 면담에서도 사측 대표 교섭위원 교체와 실질적인 입장 변화를 대화 재개의 선결 조건으로 내걸었다. 중재에 나선 김 장관은 16일 비공개로 삼성 경영진을 만나 면담을 갖고 이날 만난 노조의 입장을 전달할 예정이다.
사측은 핵심 쟁점인 성과급 제도 개선안을 담은 공문 또한 발송했다. 기존 초과이익성과급(OPI) 재원 기준을 영업이익의 10%와 경제적부가가치(EVA) 중 노조가 선택하도록 투명화하는 방안이다. 노조가 강하게 요구해온 성과급 상한 폐지에는 상한 없는 특별 보상 제도를 신설하는 절충안을 담았다.
노조는 “기존 입장 재확인에 불과하다”며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최 위원장은 “사측 제안은 파업 종료 예정일인 6월 7일 이후에나 검토할 것”이라며 강행 의사를 분명히 했다. 노조가 비공개 중노위 회의를 무단 녹취해 유포하며 도덕성 논란까지 불거져 협상 분위기는 더욱 악화됐다.
남은 시나리오는 세 가지다. 16일 중노위가 2차 사후 조정을 제안했지만 노조 불신으로 성사는 불투명하다. 사측이 낸 파업 금지 가처분 신청도 인용 시 최소 인력(약 10%) 파업 제한에 그쳐 원천 봉쇄는 어렵다. 마지막으로 사장단 현장 방문에 따른 노사 수뇌부 직접 대화 재개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끝내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 정부의 긴급조정권 발동이 현실화할 수 있다. 이미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파업 시 긴급 조정의 불가피성을 시사한 데 이어 이규연 청와대 홍보소통수석 역시 지지했다. 주말 사이 정부 인사의 추가적인 긴급조정권 발동 발언이 나올 가능성 또한 배제하기 어렵다. 벼랑 끝 노사를 향한 정부의 전방위적 압박은 한층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소액주주 단체인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는 노조의 요구를 자본 충실 원칙을 위반한 위법 배당 요구로 규정하며 강력한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이들은 파업으로 생산 차질이 발생할 경우 조합원 전원을 상대로 대규모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 나서겠다고 경고하며 노사 양측을 압박하고 있다.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 서울경제신문,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많이 본 뉴스
오늘의 연재
더 많은 연재오늘의 이슈
더 많은 이슈-
2,128개
-
811개
-
2,098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