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킹 분풀이로 발생한 ‘광주 여고생 살해’ 참극…미흡한 대응은 여전 [사건플러스]
장윤기, 스토킹하던 여성 살해 계획
무산되자 애꿎은 여고생에 칼부림
도움 주려고 온 남학생에게도 흉기
스토킹 행위자 유치 인용 오히려 ↓
“인력·예산 확보해 대응 체계 갖춰야”
수정 2026-05-16 09:00
입력 2026-05-16 09:00
광주 여고생 살해범 장윤기(23)가 스토킹하던 여성을 살해하려다 찾지 못하자 애꿎은 여고생에게 분풀이한 것으로 조사됐다. 당초 예상되던 ‘묻지마’식 이상동기 범죄가 아닌 스토킹이 기저에 깔린 동기 기반 계획 범행이라는 것이 밝혀진 가운데 스토킹 범죄 관련 대응 체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
16일 경찰에 따르면 장윤기는 아르바이트 동료였던 20대 외국인 여성 A 씨를 살해할 목적으로 범행을 준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범행 이틀 전인 이달 3일 A 씨는 장윤기를 스토킹 가해자로 경찰 112 상황실에 신고했다. 신고 후 경찰의 신변보호를 받으며 타지역으로 떠난 A 씨를 찾지 못한 장윤기는 분노 표출 대상을 물색했고 홀로 귀가하던 여고생을 범행 대상으로 삼았다. 장윤기는 사건 발생 시각 근처를 우연히 지나다가 여성의 비명에 도움 주려고 온 남학생에게도 흉기를 휘둘렀다.
A 씨에 대한 신변보호는 이뤄졌으나, 도심을 배회하는 스토킹 가해자이자 위험 인물인 장윤기에 대한 대처가 미흡해 한 명의 무고한 여학생이 희생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A 씨가 신고한 스토킹 신고는 정식 수사로 전환되지 않고 종결되기도 했다.
이번 장윤기 사건 뿐만 아니라 스토킹의 경우 가해자를 관리하는 것이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실제 대응은 부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입법조사처가 지난 4월 발간한 ‘스토킹 행위자를 어떻게 통제할 것인가’ 보고서에 따르면 국가경찰관서의 유치장 또는 구치소로 스토킹 행위자를 유치할 수 있는 스토킹 잠정조치 제4호의 법원 인용률은 오히려 하락 추세다.
지난해 경찰이 스토킹 행위자를 유치장 또는 구치소로 유치해야 한다고 법원에 신청한 건수는 1684건으로 역대 최대 수준이다. 하지만 이를 두고 법원이 결정한 것은 587건에 불과해 인용률은 34.9%에 그쳤다. 인용률은 직전 연도인 2024년(40.9%) 대비 6%포인트 감소했다.
특히 지난해 경찰 신청 건수가 지난 2021년(136건) 대비 약 12배 급증했음에도 불구하고 법원 인용률은 오히려 2021년(37.5%)보다도 낮다. 국회입법조사처는 “경찰의 신청 건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법원에서 인용 결정은 감소하고 있다”며 “피해자가 구금 의지를 강하게 드러내는 경우에도 행위자 유치가 이뤄지지 않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스토킹 범죄에 대한 대응이 부족하다는 목소리는 꾸준히 나오고 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보호관찰소와 경찰관서가 공동으로 실질적이고 즉각적인 대처를 할 수 있는 전담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며 “이를 위한 관련 인력과 예산 확보도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피해자 중심이 아닌 행위자 중심의 모니터링 체계 구축, 스토킹 전자장치 부착 제도 정비 등도 뒤따라야 한다”고 분석했다.
사회적 안전망에 대한 필요성도 강조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법원에서 보호조치 신청이 기각되거나 무죄가 선고되더라도 피해자를 보호할 수 있도록 가정폭력처벌법처럼 손해배상 등 민사조치를 활용할 수 있도록 법 개정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임시숙소·긴급주거지원 확대, 스토킹 행위자에 대한 접근금지 체계 구체화 등이 요구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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