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젖 달라고 우는 핏덩이를 바닥에 ‘툭, 툭’…생후 84일 딸은 내던져졌다
입력 2026-05-16 07:33
그날의 뉴스는 지나갔지만, 그 의미는 오늘에 남아 있습니다. ‘오늘의 그날’은 과거의 기록을 통해 지금을 읽습니다.<편집자주>
“학대한 건 맞지만 일부러 죽이진 않았습니다.”
2016년 5월 16일.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 법정에는 갓 태어난 딸을 숨지게 한 20대 부부가 나란히 섰다. 피고인은 당시 23세였던 아버지 박모 씨와 어머니 이모 씨로 피해자는 태어난 지 100일도 채 되지 않은 생후 84일의 딸이었다.
사건은 그해 3월 9일 새벽, 경기 부천의 한 아파트에서 벌어졌다. 부부의 딸이 울음을 그치지 않았던 것이 비극의 시작이었다. 부부는 21살에 만나 부모님 몰래 혼인신고를 했고 예정에도 없는 임신을 해 딸을 출산했다. 육아 준비가 전혀 되지 않은 채 아이를 낳은 부부에게 딸의 울음은 견디기 힘든 소음에 가까웠다.
새벽 5시 50분쯤 아버지는 아기 침대에서 딸을 들어 올렸다. 그리고 약 1m 높이에서 바닥으로 떨어뜨렸다. 머리를 심하게 부딪힌 아기는 입에서 피를 흘리며 더욱 크게 울었다. 하지만 그는 멈추지 않았다. 작은방으로 데려간 뒤 다시 한 번 비슷한 높이에서 바닥에 내던졌고 어머니는 그 장면을 지켜만 봤다.
머리를 크게 다친 아기는 한동안 울음을 터뜨리다 점차 의식을 잃었지만, 부모는 별다른 조치 없이 다시 잠자리에 들었다. 같은 날 오전 10시 30분쯤 잠에서 깬 부부가 발견했을 때 딸은 이미 숨을 거둔 상태였다. 세상에 나온 지 겨우 84일 만이었다.
피 묻은 옷 세탁하고…‘진단서 위조 방법’ 검색한 부모
부부는 곧바로 119나 경찰에 신고하지 않았다. 대신 아기의 피가 묻은 배냇저고리를 세탁기에 돌렸고, 스마트폰으로 ‘진단서 위조 방법’, ‘사망진단서 발급’, ‘사체유기’, ‘아동학대 치사’ 등을 검색했다. 학대 흔적을 숨기고 타살 정황을 감추려 한 것이다.
수사 결과, 학대는 사건 당일에만 있었던 것이 아니었다. 아이의 몸 곳곳에서는 오래된 멍과 골절 흔적이 발견됐다. 갈비뼈와 골반, 발목 부위가 부러져 있었고 팔꿈치는 탈구된 상태였다. 얼굴과 머리에도 반복적인 충격이 가해진 흔적이 남아 있었다. 영양 상태 역시 심각해 숨질 당시 체중은 또래 평균에 한참 못 미쳤다.
재판 과정에서 아버지는 “상습적으로 때린 것은 인정하지만 일부러 떨어뜨리지는 않았다”며 살인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나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지속적인 학대 정황과 부검 결과, 범행 후 증거인멸 시도 등을 종합해 고의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1심은 아버지에게 징역 8년, 어머니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검찰과 피고인 모두 항소했고 항소심을 맡은 서울고등법원 은 형량이 지나치게 가볍다고 봤다. 결국 아버지는 징역 10년, 어머니는 징역 4년으로 형이 각각 늘었다. 두 사람 모두 20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 이수 명령도 받았다.
재판부 “철없는 부모의 실수로 보기엔 너무나 참혹”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한 생명을 책임질 준비가 전혀 되지 않은 어린 부모가 소중한 생명의 불을 스스로 꺼뜨린 비극”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단순히 철없는 부모의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하기에는 결과가 너무나 참혹하다”고 밝혔다.
사건이 알려지자 사회적 공분은 거셌다. 당시 온라인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짐승도 자기 새끼는 해치지 않는다”, “고작 10년은 너무 가볍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시민단체가 올린 엄벌 촉구 서명에는 수만 명이 동참했다. 생전 얼굴에 멍이 가득한 아기의 사진은 많은 이들에게 깊은 충격을 안겼다. 시민단체가 올린 엄벌 촉구 서명에는 나흘 만에 4만 7000여 명이 참여해 목표치 5만 명의 95%를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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