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상승기 고물가·자금시장 양극화, ‘약한 고리’ 부실 대비를
수정 2026-05-18 05:32
입력 2026-05-17 18:13
미국 국채 금리가 빠른 속도로 오르고 있다. 15일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4.59%로 심리적 마지노선인 4.5%를 넘겼다. 미 30년 만기 국채는 5.12%로 1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호르무즈해협 봉쇄가 장기화되며 고유가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가 부각됐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케빈 워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차기 의장이 인플레이션 압박으로 연내 기준금리를 인하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에 주요국 국채 금리도 급등했다. 일본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2.50%로 29년 만에, 영국 30년 만기 국채 금리는 5.77%로 28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국 3년 만기 국채도 3.76%로 전 거래일 대비 0.81%포인트 급등했다. 한국은행 기준금리(2.50%)와의 격차가 1.26%포인트로 레고랜드 사태 이후 3년 7개월 만에 가장 크게 벌어졌다.
국채 금리 상승이 향후 시장 금리의 연쇄 급등으로 이어질 경우 실물경제와 자금시장의 뇌관을 건드릴 우려가 크다. 과거 저금리 시절 주택담보대출을 끌어다 쓰거나 최근 증시 상승에 편승해 ‘영끌 빚투’에 나선 가계에는 이자 부담 가중이 불가피하다. 한은에 따르면 대출금리가 0.25%포인트만 올라도 가계의 추가 이자 부담은 연간 3조 2000억 원에 달한다. 이런 가운데 국내 5대 은행의 4월 기준 중소기업 원화 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은 0.65%로 대기업 0.08%의 8배에 달했다. 여기에다 시중 여윳돈이 몰리는 수시입출금식 저축성예금(MMDA) 잔액까지 157조 원을 웃도는 등 자금시장의 ‘K자형 양극화’가 극심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고금리, 고물가, 자금시장 양극화가 동시에 맞물리는 엄혹한 현실이다. 이럴 때는 서민층과 자영업자, 중소기업 등 ‘약한 고리’가 가장 먼저 무너질 수 있다. 금융 당국은 한계 차주들의 부실 위험이 금융 시스템 전반의 불안으로 확산되지 않도록 선제적 모니터링과 맞춤형 지원 대책을 마련하고 회생이 불가능한 한계기업에 대한 옥석 가리기에 나서야 한다. 글로벌 금리 상승기에 실물경제가 흔들리지 않도록 선제적인 안전판 마련을 서둘러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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